위기의 한국관광산업,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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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원=이정찬 기자) 관광산업은 21세기를 이끌어가는 신성장동력으로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UNWTO의 연례보고서에 의하면 2017년 전세계 관광인구는 13억 22백만명으로 전년 대비 7% 증가, 놀라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평균 4%선의 성장세를 기록해 온 세계 관광산업이 2017년 평균의 두배 가까이 성장한 것에 대해 관광산업 전문가들은 ‘세계 관광산업이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며 2018년에도 비슷한 수준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4일 간의 ‘PATA Annual Summit 2018’ 행사를 마친 파타(Pacific Asia Travel Association)의 연차 보고서 ‘세계 관광동향 2018년 상반기 모니터’는 한국관광산업의 달라진 위상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2017년 아태지역 여행 출발국 톱 5 (2016-2017년기간 가장 해외여행객 증가가 많은 5개국 부분) 에서 524만 3천명의 증가로 1위 자리에 올랐으며 2017년 전체 여행객 숫자면에서는 28백48만2천명으로 4위의 자리에 올랐다

이와 같은 수치는 한국인의 해외여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써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이 주도하고 있는 해외여행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발간된 한국관광공사의 2018년 1/4분기 관광산업 동향보고서는 한국관광산업이 해외여행 시장 분야에서 대폭 확대된 것과는 달리 전반적인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음을 한 눈에 보여주고 있다. 내국인의 해외여행급증에 따른 해외여행시장에서의 위상의 상승이 대규모 관광수지 적자의 주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관광공사의 보고서의 주 내용을 살펴보면
방한 외래 관광객: 1,366,100명(전년 동월 대비 +10.7%
국민 해외 여행객: 2,252,565명(전년 동월 대비 +16.1%)
관광 수입: 13.9억불(전년 동월 대비 +24.7%)
관광 지출: 24.2억불(전년 동월 대비 +11.4%)로써 관광수지적자가 10억 3천만불1억(1조1144억 6천만원)에 이른다. 이를 기준으로 1년간 관광수지 적자를 예측해 본다면 4조5천억에서 5조5천억원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2018년 정부 예산 428조 8천억원, 서울시 예산 31조 7429억원인 경제규모에 견주어 최대 5조 5천억원의 관광수지 적자가 큰 문제일 것은 없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해외여행이 국민들의 안목을 넓히고 재충전의 원천이 될 뿐만 아니라 제3의 무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국제 경제의 원활한 흐름과 교류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한 현 수준의 관광수지 적자는 감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대학교 관광대학의 학장을 역임한 김이주 교수는 “관광수지 적자폭이 문제가 아니라 내용이 문제다”라고 잘라 말한다. “현재 한국관광산업을 위기라고 판단하는 것은 바로 미래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중장기 계획에 의해 관광산업이 육성되고 지원되어야 하지만 제대로 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전문가가 중앙정부에서도 지방정부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인재 양성과 등용시스템에 잘못이 있어 왔던 것이 오늘날 관광산업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또 ‘대부분의 국가에서 관광산업은 21세기 최고의 산업, 첨단 산업으로 국가 경제의 신성장 동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관광산업의 규모가 급속히 확대되고 분야가 다양화되면서 새로운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창출되고 있어 인재의 수급은 절대적인 중요성을 갖는다, 산업의 발전이 고용을 증대 시키고 이를 통해 소비가 증가하면서 내수경기가 활발해 지는 등 경제의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현재 일본 태국 등 외래관광객의 방문이 폭증하고 있는 곳의 공통된 현상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관광산업은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기형적인 형태로써 중국 정부의 규제 완화로 중국관광객들이 다시 찾고 있다고 하나 이것이 실제 관광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화관광부 해당 부서, 한국관광공사, 지방관광공사 등의 경영 상태를 철저히 검토 분석하고 특히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지방축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의 관광산업 관련 투자대비 성과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 및 검토가 절실하며 이를 바탕으로 3년 5년 10년 계획을 수립한 후 시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라고 위기 극복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42년간 인바운드 여행사를 운영해 온 거산여행사의 김성규 대표는 “관광공사의 수장이 다시 산업과 전혀 관련이 없는 분으로 결정되었다. 관광산업의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장관을 정치적인 판단으로 임명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관광산업의 중심이 되어야 할 관광공사 사장의 임명까지 정치적으로 결정한다는 것은 결코 납득할 수 없다. 현 정권이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현 시스템에서 한국관광산업은 결코 적자를 면할 방법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파타가 발간한 ‘세계 관광동향 2018년 상반기 모니터’에 의하면 조사대상국 중 한국의 해외여행인구가 전년대비 가장 크게 늘어난 반면 이웃나라 일본은 방문 외래관광객이 무려 476만3천명이 나 증가함으로써 2017년 한해 외래관광객이 가장 많이 늘어난 나라 톱 5 중 두번째 나라로 기록되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인바운드 관광에 관심을 크게 두지 않는 입장이었으나 2008년 10월 1일 정부관광청( Japan Tourism Agency)를 설립하면서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후 2014년 일본관광산업에 대재앙과 같은 동일본대지진 이후 초토화되다시피 한 일본관광산업을 견인하여 2017년 기준 외래관광객은 2천3백 8십만으로 전년대비 26.*%의 성장을 기록하며 매해 새로운 기록을 갱신해 가고 있다.

관광청을 신설하여 국가적 재난, 산업의 절대적인 위기를 단기간에 극복하고 성공신화를 써가는 일본, 현장 경험이 전혀 없는 정치인 출신 비전문가가 관광산업의 수장을 맡은 한국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현재의 모습이 불과 6개월 남짓 남은 2018년 말의 성적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