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의 심재철의원 고발, “방귀 뀐 놈이 성내는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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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아래는 기재부가 심재철의원을 고발하겠다며 한 기자회견의 일부 내용이다.

“심 의원실 보좌관들이 정상적인 방식에 따라 로그인한 것은 맞습니다. 문제는 로그인 이후에 비인가 영역에 비정상적인 방식을 사용하여 접근하고 비인가자료를 불법적으로 열람·취득하였다는 점으로서 여기에서의 쟁점은 이러한 비정상적인 접근방식의 습득경위, 그리고 비인가정보 습득의 불법성에 대한 사전 인지 여부, 불법적 행위의 계획성·반복성 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했다면 아무런 문제가 있을 것이 없다. 자료마다 라벨을 붙여놓고 “여기서부터는 비인가 자료입니다”라고 하지 않는 한 접속하여 접근 가능한 자료는 그야말로 합법적으로 취득한 것이며,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국회의원실에서 국민들에게 이를 소상히 보고하는 것은 하등의 문제가 될 것이 없다. 다 국민들이 평소 궁금해 하던 부분들이다

열람불가자료를 정상접속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이라면 기재부 홈페이지 관리업체나 최초설계업체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기재부가 공익을 위해 정상적인 방법으로 정보에 접근하는 국회의원을 범죄인으로 몰아 붙여 마녀사냥하는 것을 이해할 도리가 없다. 자신들의 관리부실을 탓해야지. “방귀 뀐놈이 성낸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더군다나 알려진 자료가 무슨 미사일기지배치도도 아니고, 특수부대 적진침투 훈련과정도 아니며, 국가기간시설 방호매뉴얼도 아닐진대 이 정도도 똑바로 국민들 앞에 보고 못하는 관료집단들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가기밀자료도 아니고 고작 업무추진비 내역을 들춘 것을 가지고 난리를 치고 있다. 구린 게 없으면 정부부처가 기자회견씩이나 할 리가 없겠다. 심의원실 확보 자료가 더욱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기재부가 관리부실의 책임을 떠넘기기하는 모양이다. 위에서 “뭐라도 조치를 해봐”라며 다급히 요청했거나 많이 깨졌다고밖에는 말할 수 없겠다. 청와대직원과 기재부 기조실 및 장관실 담당자 간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공개하라. 검사님들 기재부 서버 스토리지를 통으로 압수수색하시길 바란다.

백날 열린정부 정보공개 노래불러봐야 정부기능과 국민세금 눈먼돈 예산집행의 알려진 바는 빙산의 일각이란 것이다. 관료집단이 정보비대칭성을 이용하여 특권을 향유하고 있음이 차제에 백일하에 드러났다.

심의원실 분들이 아주 공익을 위해 순기능을 하셨다. 아주 바람직하다. 볼맨 책임회피성 소리 그만내고 기재부는 그동안 얼마나 일 잘하고 있었는지 국민앞에 소상히 보고해보라. 얼마나 공정한 잣대로 용역을 맡기고 예산심사편성을 했는지 아주 까놓고 검증받아보자.

또 정부가 국회에 자료제출을 잘한다며 기재부는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다.

“현재도 국회의원들께서는 수시로 또는 국정감사 등을 통해서 정부에 자료 요구를 많이 하십니다. 그리고 그러한 자료 요구에 대해서는 아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거기에 다, 자료 요구에 응하고 있고요.”

참 지나가던 소나 개가 웃을 일이다. 일반적으로 상임위별 의원실별로 각부처 자료요청을 하면 일정기간이 지나 취합 답변을 보내오는데 그 답변이란 게 세부내용은 빼고 아주 성글다. 관료들, 공기관들 실무진들 밤새 고생하시는 거 알지만 요구한 자료가 적확히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응하려면 제대로 응해야지, 이건 뭐 A를 요청하면 A’가 아니라 엉뚱한 C를 답이라고 구색 맞춰 보내오니..

불철주야 고생하시는 공무원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만 참 아쉬운 부분이다. 국회의 자료요청이 너무 많아서일 것이다. 기관 직급 무관히 공무원분들도 주 52시간을 꼭 준수하시기 바란다. 요새 때가 어느땐데 실무진들을 그리 부려먹나.

정부관료들 좀 잘 하라. 부끄럽지도 않나.
무소불위 권력으로 공익에 충실한 국회의원 한사람을 위협하나.

글: 정성민/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