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달파 칼럼] 민중중독 (民衆中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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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b Democracy, Photo Credit @ Cartoon.Satish.com

년초에 이낙연, 송해씨가 낙원동 국밥집을 찾았다.

2000원짜리 시래기국밥이다. 시간때우러 종로에 나온 노인들이 즐겨찾는 집으로서 필자가 14~15년 전에 찾아가 시식했을 때도 같은 가격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매달 25일은 노인기초연금이 나오는 날이다. 이 날에는 이 국밥집이 썰렁하다고 한다. 공돈이 나오는 날이므로 점심을 좀 나은 걸로 먹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변두리동네의 pc방과 당구장에 한밤중에 가보라. 젊은이들이 가득하다. 뽀얀 담배연기로 가득한 실내에 갈길을 잃은 청년들이 모니터 속 게임에 빠져들거나, 내기당구로 밤을 새는 것이다.

정부에서 제공하는 현금복지의 결과이다. 이른바 못 타먹는 사람이 바보라는 나랏돈을 요령있게 격식 갖추어서 타 먹게끔 알선해주는 탈법기업체도 생겨났다. 소규모 기업들은 인건비를 조작하고, 일자리지원금, 실업급여등으로 프로그램을 짠다.

정부에서 일자리 지원금을 많이 撒布(살포)하기 위해서 근로복지공단이 700여 명의 전화영업사원을 모집한 일은 코메디 중의 코메디다.

각 지역에 할당된 일자리지원금을 이 임시직 직원들이 하루종일 전화를 돌려서, 사장님, 지원금 드릴테니 타가세요, 타가세요라고 전화영업을 하는 해괴한 일을 하고 있다.

청년, 학생, 노인들에게 청년수당, 공짜교복, 노인연금등등, 경쟁하듯이 뿌려대는 국가재정은 힘든 계층들을 위해서 보조한다는 명목은 그럴 듯 하지만, 사실은 모두 표에 연관되어 있다.

최근에 선보인 뉴아이템으로는 성남시 시장이 19세 된 청소년이 책 6권을 읽으면 2만원을 준다는 재미있는 상품도 있다. 성남의 단체장들은 유난히 이 방면에 역량이 뛰어나다.

가히 현금성 마약복지의 원조이자 메카라고 볼 수 있다. 취업이 안되어서 용돈이 궁한 청년들에게 용돈 좀 쥐어준다는 취지는 좋지만, 자칫 저들이 공짜밥에 길들여질까 염려가 크다.

번듯한 대기업에 취업이 안되면 바로 방향전환 하는 것이 공무원직이다. 당장 급여는 높지 않더라도 평생을 보장받는 철밥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져서, 공무원재수를 6~7년 하다가 페물이 되어 버린 청년들이 수두룩하다. 완벽한 취업포기자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제까지 공짜 현금살포를 해 온 기관과 자치장들은 국가의 장래를 망치고 있는 반국가정치인으로 봐도 무리가 없다. 자신들의 票를 위해서 유권자들에게 마약주사를 놓는 것이다. 이 공돈에 중독이 되고나면 정치인, 유권자 공히 헤어나기 어렵다.

시저를 암살한 현장에서 부르투스에 이어서 안토니우스가 연설한다.
“ 여러분, 카이사르는 여러분의 사랑을 마땅히 받을 만큼 대단히 훌륭한 분이라는 사실을 잘 아셔야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러분은 그 이유를 아시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제부터 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은 제가 말씀드렸던 유서를 잊고 있었습니다. 진짜 카이사르의 유서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자, 그 유서 내용을 읽어 드리겠습니다. 경청해 주십시오. 카이사르가 친필로 서명한 유서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그분은 로마 시민 모두에게 각각 75드라크마씩 드리겠다고 유서에서 약속했습니다.

[군중 속에서 외침이 터져 나온다.]
가장 훌륭한 카이사르! 우리 모두 그분을 죽인 자를 처단하자! 오, 위대한 카이사르!

[안토니우스의 연설이 이어진다.]
자, 진정하시고 제 말씀을 경청해 주십시오!
게다가 그분은 자신의 소유물로서 테베레(Tiber) 강가에 자리 잡고 있는 모든 장원과 별장과 새로 조성한 정원을 모두 다 로마 시민에게 기증하여, 여러분의 자손들이 대대로 휴양 장소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고 유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카이사르의 진정한 모습입니다! 우리는 이처럼 위대한 영웅을 언제 다시 만날 수 있겠습니까?

이 연설의 결과, 방금 왕위를 노리는 시저를 암살한 브루투스 일당은 역적이 되고 말았다.
위대한 로마의 시민도 안토니우스가 조작한 공돈과 재물에 넘어간 것이다.
“우리 동네 주부들에게, 맞벌이, 살림살이 등으로 바쁘신데, 오늘부터 남편밥은 동네 공동식당에서 무상으로 드립니다” 라는 뉴 아이템이 나올지도 모르고, 주부들로부터 적지 않은 환영도 받을 법하다.

양식있는 사람들은 말한다.
백성들에게 백성들 근로의 결과인 세금으로 공짜복지를 뿌려서 나태한 근성을 길들이지 말고, 이제라도 실업상태, 취업준비 중인 청년들에게 일자리교육을 실시해서, 자력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젊음의 귀한 시간을 맥없이 거리에서 허비할 것이 아니라, 취업과 생계를 위하여 무엇이든 배우라는 것이다. 늘어가는 빈 교실들을 활용하고 몇십 조의 예산이라도 쏟아부어서 장인, 명인들을 길러내자는 것이다.(구내식당에서 밥 두 끼 주고, 교통카드 주고, 1년이든 2년이든 3년이든 원하는대로 가르쳐 보라, 애국헌신하겠다는 실력좋은 高手元老들도 넘쳐 난다.)

평생을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을 몸에 익히면, 웬 유식한 특보 말대로 동남아든 歐美든 나가서도 자리를 잡을 수 있다.

백성들을 닭장에 몰아 넣고, 구구구 아편 모이나 주어서 내 가축으로 길들이려 하지 마라. 닭장에 병이 돌면 양계장이 통째로 망하는 법이다.

글:미디어원 신달파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