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수리명인 김형석 미남사 대표는 “시계수리산업에 대한 실력 시스템화 해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15일 밝혔다.
일개 시계수리공이 한국시계산업을 놓고 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장관에게 숙제를 던진 것이다.
50년을 명품시계수리에 바쳐온 사람이 있다. 서울시내 남대문과 종로 4가 일대 이른 바 시계 골목의 시계수리상인들은 이 분야의 최고수로 김형석 명인(미남사 대표)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평생을 명품시계수리라는 한 분야에 바쳐온 김형석 장인이지만 정작 그의 일터는 남대문 수입상가 1층의 한 평도 되지 않아 보이는 옹색한 공간이다.
김형석 장인은 시계제작보다 시계수리가 더 고차원의 작업이며 시계에 관한한 모든 브랜드와 모든 트랜드, 모든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해석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파텍필립, 브레게, 오데마 피게, 바쉐론 콘스탄틴같은 스위스 시계 브랜드와 아랑게 운트 조네, 글라슈테 오리지널 같은 독일 브랜드까지 내리꿰며 이 브랜드들이 최고의 시계브랜드가 된 것은 그 나라 시계 산업이 가지고 있는 육성시스템이라고 설명한다.
칠순을 넘긴 김형석 장인은 요즘 안타깝다. 약 50~ 60명 정도로 파악되는 우리나라 시계수리분야의 고수들의 실력은 세계정상급이다. 하지만 그들의 실력이 모두 개인수리점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그들의 실력을 전혀 조직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들은 서로 잠재적 경쟁자일 뿐이다. 그나마 이제 좀 더 시간이 지나가 버리면 이들이 평생 지녀온 시계 산업에 대한 귀중한 자산은 사라진다.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젊은이들도 찾기 힘들다.
김형석 장인은 지금이라도 국가가 나서서 이들이 지닌 시계수리산업에 대한 실력을 조직화 시스템화 해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검증 안된 새로운 분야만 찾을 것이 아니라 전통산업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화 하는 지혜도 스타트업의 개념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최고라는 한국인의 손재주에 국가가 제공하는 브랜드마케팅과 디자인, 그리고 시계부품생산의 생태계가 조성된다면 고부가가치 시계 산업에 우리나라가 뛰어들어 성과를 낼만한 영역이 분명이 있다는 것이다.
시계수리산업은 시계산업진흥을 위한 기술적 메커니즘이 집약되어 있고 이미 장인들이 축적해 놓은 기술적 자산의 잠재성은 실로 엄청나다는 것이 김형석 장인의 지론이다.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 방식의 수작업이 지니고 있는 힘을 조직화하여 국가를 대표하는정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한 것이 스위스시계산업의 시스템이다.
김형석 장인은 “기능올림픽에서 전무후무한 성과를 거두어도 이를 산업시스템으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애가 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