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범구 개인전이 5월 13일(수)부터 5월 18일(월)까지 인사동 동덕아트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는 ‘만행(卍行)’,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등 70여 점의 유화가 선보인다.
코로나19로 닫혀있던 갤러리 문이 열리면서 선보이는 이번 전시회는 은근한 생명력을 전해준다. ‘만행’은 강을 거스르는 연어처럼 고단한 세상을 딛고 나아가는 역동성이 느껴진다.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역시 떨어지는 붉은 꽃잎들이 화폭 밖으로 뒹굴어 나올 듯 하다.
이러한 한범구의 생명력과 선홍빛은 자연과 우주의 연대(連帶)를 일깨운다. 어느 것 하나 홀로일 수 없는 돌·흙·나무·달 등 자연은 그렇게 서로를 지탱한 채 그의 그림 속을 채우고 있다.
수많은 익명의 자연을 불러내는 그의 붓질은 꿈과 상상으로 발효해 구도(求道)하듯 자연과 우주를 잇는 생명의 질서를 찾아낸다.
40여 년 동안 작품 활동에 천착해 온 노장(老長) 화가는 현대의 삶에 대해 강고하다. 세속적 편의와 가치로 점철되어 있는 현실과 손쉬운 타협을 하려는 몸의 욕망은 ‘다른’ 세상을 갈구하는 깊은 연못 같은 의식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만다.
최근 번잡한 서울을 떠나 지방의 소도시로 거처를 옮긴 후 경험했던 소소한 풍경 역시 화가로 하여금 새로운 구도(求道)를 위한 여정에 자유와 생명을 불어 넣는 기폭제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범구 화가는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화단에 발을 디딘 이래 ‘22전’, ‘형성회전’, ‘앙가쥬망전’, ‘중견작가 4인 초대전’ 등 수차례의 단체전에 참가한 것을 비롯 세 차례의 한범구 초대전, 다섯 차례의 개인전을 연 바 있다. 이번 전시회는 그의 여섯 번째 개인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