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0월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전셋값 변동률은 0.47%로 13개월 연속 상승했다.
다만 전월 변동률 0.53%보다 상승폭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 변동률은 지난 1월 0.28%을 기록한 이후 감소해 5월에는 0.09%까지 하락했다. 이후 6월 0.26%로 반등한 뒤 7월 0.32%, 8월 0.44%, 9월 0.53%로 4개월 연속 상승폭을 키웠다.
한국감정원은 “새 임대차법 시행, 거주요건 강화 등의 영향에다 추석 연휴와 코로나19 방역 강화 등으로 활동이 위축되면서 지난달 전세 상승폭이 줄었다”고 말했다. 임차인 보호를 강화하는 새 임대차 법이 시행됨에 따라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주택에 눌러앉는 사례가 늘어나 전세 품귀가 심화된 데다 집주인들이 4년 후를 고려해 미리 보증금을 올리면서 전셋값이 크게 오른것이다.
지난달 전셋값은 수도권과 5대 광역시, 지방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상승폭이 둔화됐다. 수도권 주택 전셋값은 0.56% 올라 전월 0.65% 대비 상승폭이 줄었다. 서울은 0.35%로 전월 0.41% 대비 0.06%p 감소했다. 성동구 0.63%, 노원구 0.52%로 상승률이 가장 높았으며 서초구 0.40%, 송파구 0.41%, 강남구 0.39%, 강동구 0.39% 등 강남 4구의 전셋값 상승세도 평균 이상을 기록했다.
경기도는 0.67% 올라 전월 0.85%보다 상승폭을 줄었고 인천은 0.68% 올라 전달 0.52% 대비 상승폭을 커졌다. 경기도는 이주수요가 높은 광명시와 입주 물량이 적은 수원시 위주로 전셋값이 상승했고, 인천은 중구와 연수구 신축 단지 위주로 전셋값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광역시의 전셋값도 0.49% 상승해 전달 0.50%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울산이 1.40%에서 1.18%로, 대전이 1.01%에서 0.86%로 상승폭이 줄었고, 대구는 0.36%에서 0.35%로, 광주는 0.18%에서 0.14%로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다. 부산은 0.25%에서 0.36%로 유일하게 상승폭이 커졌다.
지방은 전체적으로 0.41%에서 0.39%로 상승폭이 줄었다. 다만 세종시의 전셋값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종시의 10월 전셋값은 5.48% 전월 5.69% 대비 상승률이 소폭 감소했지만, 5% 이상 오르는 급등세를 보였다. 세종시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전셋값이 33.15% 폭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은 0.32% 올라 전월 0.42% 대비 상승폭이 줄었다. 수도권은 0.43%에서 0.30%로, 서울은 0.27%에서 0.26%로 각각 상승폭이 축소됐다. 서울 집값은 중랑구 0.27%, 광진구 0.23%, 마포구 0.23%, 노원구 0.22%, 강북·은평·성북구 0.21%, 관악구 0.20% 등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많이 상승했으며 송파구 0.06%, 강남구 0.07%, 서초구 0.09% 등 강남 3구는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적었다.
지방의 매매가격 상승률은 0.41%에서 0.34%로 줄었고, 5대 광역시는 0.62%에서 0.55%, 지반은 0.21%에서 0.18%로 상승폭이 전월 대비 줄었다. 세종시는 주택 매맷값 상승률이 1.43%로 전월 3.83%보다 크게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이날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진행한 ‘2021년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전세값이 올해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건산연은 전세 수요가 꾸준한데 반해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매물을 구하기 어려워줘 내년 전셋값 상승률을 올해 예상치 4.4%보다 늘어난 5.0%로 전망했다.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0.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주택가격은 0.7% 하락하고, 지방은 0.3%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건산연은 “정부가 강한 매도 압박을 늦추지 않는 만큼 매물이 나오면서 전반적으로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가 이어지면서 외곽 지역에서부터 매물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