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관광대국이 되려면 ‘3不’ 추방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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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권교수지난해 사상 최대로 1218 만명의 외국인이 방한하였다 . 10 년 전인 2003 년의 외래관광객 수는 475 만명으로 세계 관광시장 대비 점유율이 0.7% 에 그쳤으나 2013 년에는 1.1% 까지 확대되었다 . 현 정부가 경제혁신 3 개년 계획을 통해 관광을 5 대 유망 서비스산업으로 선정하고 2017 년에 1900 만명의 외래객 유치목표를 새로 설정하고 있는데 , 계획대로 달성될 경우 글로벌 관광대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

다만 우리가 진정한 관광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 외래객들이 방한 시 실제 피부로 느끼고 있는 문제들인 불편함 , 불친절 , 불만족의 ‘3 불 ’ 현상이 그것이다 . ‘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 는 속담이 생각난다 . 선진 관광국일수록 완성도가 높은 관광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비해 , 우리는 외래객의 유치성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지만 밑 빠진 독처럼 디테일이 탄탄하지 못해 새나가는 손실이 적지 않다 .

다행히 ‘ 불편함 ’ 은 외래객 증가에 따라 정비례하던 불편접수 건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하향곡선으로 돌아섰다 . 이와 관련 , 최근 한국관광공사의 방한 관광객 대상 불편신고 접수현황을 보면 , 2009 년 468 건에서 2012 년 897 건으로 계속 증가하던 신고접수가 2013 년 들어서 881 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 그동안 외래객들의 불편해소를 위한 다양한 수용태세 개선사업을 추진하고 , 또 지난해 10 월 출범한 ‘ 관광경찰대 ’ 가 외국인의 불편사항을 현장에서 바로 해결하고 지속적으로 단속한 성과로도 볼 수 있다 . 그렇다면 서울 중심의 관광경찰 제도를 외래객이 많이 방문하는 부산 , 제주 등으로도 확대해볼 만하다 .

그렇지만 두 번째의 ‘ 불친절 ’ 은 여전히 개선되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 세계경제포럼 (WEF) 의 2013 년 140 개 국가별 관광경쟁력 지수에서 한국은 25 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관광에 대한 친밀도는 81 위에 그치고 있다 . 그 친밀도 지표 중 재밌는 것은 관광사업체의 고객 지향 정도는 9 위를 기록하고 있으나 외래객에 대한 국민의 호의적 태도는 129 위로 추락해 있다는 것이다 . 경제력이 높아지고 있으나 외래객에 대한 환대의식 수준은 오히려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염려된다 . 최근 정부가 2017 년 세계 15 위권으로 관광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하였는데 , 가장 중요한 과제는 관광산업이 종 ( 從 ) 또는 부 ( 副 ) 의 개념이 아닌 미래 한국경제의 주력산업임을 국민들에게 널리 주지시키고 관광 친화적 사회풍토를 조성하는 것이다 .

다음으로 외래객들의 한국여행 ‘ 불만족 ’ 요소들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 . 어느 나라를 방문할 경우 불편은 감수할 수 있으나 불만족은 차원이 다르다 . 불만족한 경우 재방문 의사를 접거나 부정적인 구전효과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 예를 들어 서울연구원의 조사 결과 한국 방문 이후 3 년 안에 재방문하는 관광객의 비율이 2005 년 44.7% 에서 2012 년 41.8% 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 그동안 제기된 출입국절차 , 언어소통 , 민족차별 , 관광안내 , 교통혼잡 , 바가지요금 , 강매유도 , 고물가 , 음식 등의 불만족 요소들 중 해소 가능한 것부터 착실하게 대응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

향후 한국이 진정한 관광대국이 되려면 완성도 높은 고품격 관광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 국민의 관광행복을 증진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 외래객들의 ‘ 한국여행 행복도 ’ 도 최대치로 끌어올려 주었으면 좋겠다 . 친절한 국민성을 기반으로 여행을 좀 더 편리하게 해주고 , 불만제로 사업을 선제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 무엇보다 관광대국에 걸맞은 ‘ 환대 혁명 ’ 이 요구된다 .

글:장병권 호원대 호텔관광학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