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처럼 답이 정해져 있는 물음이 아니라 가치와 가치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동화가 출간됐다.
북랩은 ‘가치와 가치가 충돌할 때 어떤 기준으로 선택할 것인가? 그리고 그 기준은 어떻게 정하는가?’라는 물음을 담은 동화 ‘작은 기린이 옳을까요? 큰 기린이 옳을까요?’를 펴냈다.
이 책에는 총 두 편의 동화가 수록되어 있다. 먼저 이 동화책의 제목이기도 한 ‘작은 기린이 옳을까요? 큰 기린이 옳을까요?’에서는 목이 긴 기린과 목이 짧은 기린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두 기린은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시간에 집으로 돌아가지만 목이 긴 기린이 목이 짧은 기린보다 더 많은 열매를 채집하고 먹을 수 있다는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목이 짧은 기린은 본인의 노력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선천적인 요소로 인해 먹이 분배에 불평등이 발생해선 안 된다며 분배를 요구한다. 하지만 목이 긴 기린은 이러한 유전적 발전 덕분에 목이 긴 기린이 늘어났고, 결과적으로 기린이라는 종이 긴 목이라는 특성을 갖출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자연적인 진화와 쇠퇴이므로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독자는 여기서 두 기린의 의견을 듣고 선택해야 하는 기린 왕이 되어 어떤 기린의 주장을 받아들일지 생각하게 된다.
두 번째 동화는 ‘너무나 싫었기 때문이에요’라는 동화로, 여기서는 앞선 동화와는 반대 양상으로 진행된다. 이 동화는 두발 동물들의 마을과 네발 동물들의 마을이 가운데 있는 강을 두고 다투는 이야기인데, 양쪽 마을이 서로의 잘못을 헐뜯고 비방하며 자신들이 한 일에 대해서는 무시하는 모습을 보인다. 싸움이 점점 격렬해지는 와중 강을 따라 거슬러온 물고기들은 두 마을로부터 중재자가 되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그러나 두 마을 모두 상대방을 비방하는데 열을 올릴 뿐, 자신들의 잘못은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 중재자로 나선 물고기가 상대방을 편든다고 매도하기까지 한다.
이번에 독자는 두 마을의 중간에서 중재를 하는 물고기가 되어 어느 쪽 마을의 편을 들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저자는 이 두 동화를 통해 단순히 선과 악으로 구분되어 확실하게 선한 것을 고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양쪽 모두 포기할 수 없는 가치거나 양쪽 모두 선택할 필요가 없는 가치일 경우 어떤 기준으로 선택할 것인지 묻는다. 그리고 그 기준은 어떻게 정할 것인지 생각해보고 가치 판단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저자 이상우는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색의 발견을 둘러싼 음모와 암투를 그린 소설 ‘허색’을 펴낸 바 있으며, 앞으로도 색다른 이야기로 독자들과 교류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