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러쉬…여행수지 적자 갈수록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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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해외여행에 비해 가격경쟁력 떨어져

초·중·고등학교의 방학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여름휴가가 시작됐다. 지난해 경기침체와 신종플루 유행 등의 이유로 해외여행을 자제했던 국민들이 너도나도 해외여행 길에 오르면서 여행업계는 사상 최대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여행수지 적자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낳고 있다.

특히 괌과 사이판 등 해외 주요 인기 관광지는 다음달 중순까지 예약이 거의 끝난 상태다.

여행업계와 항공업계는 지난해에 비해 평균 50% 이상 예약이 급증하는 등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7월, 8월 달에 예약이 풀로 차있는 관계로 8월 3째 주 23일까지는 개별 티켓을 구하거나 단체여행하기가 많이 힘든 상태다.”고 말했다.

영행업계는 호황을 누리고 있으나 이대로라면 여행수지 적자가 커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달러를 많이 쓴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 한국은행의 내놓은 국제 수지에 의하면, 지난 5월까지만 무려 30억 달러, 한화로 3조 6천억원이 넘는 여행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1억 2천만 달러의 적자를 보였으니 25배나 늘어난 수치다. 유학과 연수비용을 뺀 순수 여행만 봐도 올해 들어 다섯 달 동안 적자가 12억 3천만 달러나 된다.

이렇게 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은 단연 해외 출국자가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내국인의 출국자 수가 608만 여명으로 지난해에 비하면 30% 넘게 늘어났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여행 수지 적자는 100억 달러를 훨씬 넘어, 환율이 달러당 800원 선에 있을 때인 2006년 2007년에 버금갈 것으로 예상된다. 7,8월 여름휴가에 이어 9월의 추석연휴까지 감안하면 이 같은 해외여행 러쉬가 연말까지 계속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08년 하반기부터 고환율과 고유가, 계속되는 경기침체가 해외여행을 막고 나섰다. 특히 지난해에는 신종플루라는 사상 최악의 악재가 겹쳤지만, 최근에는 경기 회복과 함께 마음껏 해외로 나가보자는 보상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대에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을 붙잡아 두기란 현실적로 불가능 하다. 국내 관광이 가격 경쟁력부터 떨어지기 때문이다. 예로 제주 중문단지의 2박 3일 여행은 항공료와 숙박비, 식비 등을 포함해 1인 기준 50-60만선이다. 반면 인도네시아의 발리 여행은 4박 6일에 1인 60-80만원 선이다. 10-20만원만 더 보태면 발리여행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발리까지 가는 항공 여행의 매력과 더 많은 여행일수를 고려하면 국내 관광의 경쟁력은 확실히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괌이나 사이판, 베트남, 중국 등 가까운 해외 관광지에 비해서도 상황은 마마찬가지다. 결국 품질로 승부를 해야 된다는 결과가 나온다.

그러나 방학과 휴가가 7,8월에 집중된다는 점이 문제다. 어디를 가도 북적거리는 관광지, 특색 없는 상품들, 바가지 상혼은 국내 여행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여행 수지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내 관광 상품의 품질을 다양화 시키고 외국인 관광객 입국 절차를 간소화 하는 등 제도적인 뒷받침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요여행지 7,8월 예약률>

사이판

2009년 7~8월

2264명

833명

2010년 7~8월

3822명

3790명

추이

68% 증가

354% 증가

<자료제공-모두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