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여행) 바클레욘 시장에서 만난 진짜 필리피노의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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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클레욘 시장에서 만난
진짜 필리피노의 식탁

“ 이 나라 ( 당신의 나라 ) 의 주식은 무엇인가요 ?”
여행을 다니면서 그 나라 사람들을 만나면 , 빼놓지 않는 질문이다 . 그 나라 , 그 지역 , 그 나라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유한 식문화를 빼놓을 수 없다 . 한국인을 논할 때 김치와 밥을 빼놓을 수 없듯이 , 음식은 그 나라 문화의 큰 부분에 해당한다 .

물론 우리는 여행 중 가이드북이나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지역 맛집을 방문하면서 그 나라 음식을 경험하곤 하지만 , ‘ 정말 이것이 그 나라의 진정한 식문화일까 ?’ 궁금해진다 . 매일 식탁에 오르는 음식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현지인의 집에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 차선책으로 지역 시장에 가보길 권한다 . 단 , 관광 코스가 아닌 , 정말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시장이어야 한다 . 지역 시장이야 말로 , 그 지역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먹고 사는지 알 수 있는 통로다 .

바클레욘 시장에서 필리피노의 식탁을 만나다
보홀의 대표 관광지인 바클레욘 성당과 박물관 투어를 마친 뒤 다른 관광지를 가는 길 , 시장 하나를 발견했다 . 그간 보홀을 다니며 몇몇 작은 시장을 만났고 , 그곳에서 망고와 바나나 등을 산 경험이 있지만 , 이렇듯 번듯한 규모의 시장은 처음이었다 .
시장의 이름은 , 성당의 이름을 따서 ‘ 바클레욘 시장 ’. 특이하게도 7 일장인 벼룩시장 ( 풍물 시장 ) 이었다 . 전문 상인들이 물건을 팔기도 하지만 , 지역 주민들이 집에서 키운 채소며 , 직접 담근 젓갈 , 새 옷은 아니지만 깨끗하게 세탁한 중고 의류 등 다양한 물품들을 소규모로 내다 팔고 있었다 . 이 덕분에 물건은 시중가보다 1/3~1/2 정도 저렴하다 . 이곳을 돌며 필리피노들의 진짜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

우선 필리핀 사람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쌀을 주식으로 한다 . 일반적인 우리나라 쌀밥 보다는 찰기가 덜 하지만 소위 ‘ 날리는 쌀 ’ 은 아니다 . 식당에서는 일반 쌀밥과 코코넛오일에 마늘을 넣고 볶은 갈릭 라이스를 고를 수 있게 한다 . 갈릭 라이스는 마늘의 향이 은은히 배어 있으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다 .
식탁에는 반찬이 될 만한 메인 요리가 필요하다 . 주재료는 돼지나 소고기 , 닭 등 육류나 생선이나 새우 등 해산물이다 . 이 같은 재료를 튀기거나 양념해 볶아 내놓는다 . 시장 한쪽에서는 인근 바다에서 잡은 해산물들을 판매하고 있었으며 , 정육점에서 튀어나온 듯한 육류도 보였다 .

스프도 주요 필리피노의 메뉴다 . 육류에 양파 , 생강 , 토마토 , 마늘 등을 넣고 끓인다 . 여기에 MSG 가 빠지지 않아서 , 늘 스프 재료를 판매하는 코너에서는 채소에 MSG 까지 세트로 판매한다 . 스프 세트를 구입한 뒤 , 여기에 원하는 육류를 넣고 끓이면 현지인이 즐겨 먹는 채소 스프 , 완성 !

더운 날씨에 생선은 바로 먹지 않으면 금방 상해 버린다 . 이러한 기후 덕분에 생선은 말리거나 젓갈로 만들어 먹곤 한다 . 시장에서 파는 젓갈은 냄새가 역하지만 , 우리나라와는 크게 다를 것은 없다 . 특이한 것은 덜 익은 망고는 새우젓에 찍어 먹는다는 것 ! 이렇게 먹으면 신맛이 중화되면서 독특한 풍미를 풍긴다 . 생각보다 맛있다 . 새우젓은 우리나라의 것과는 달리 , 갈색의 걸쭉한 형태다 .

과일도 시장의 필수 품목이다 . 많이 먹는 수박은 작은 단위로 잘라서도 판매한다 . 당근 , 감자 , 보라색 양파 , 토마토 , 호박 등도 판매한다 . 시장 한쪽에는 간식거리로 꽈배기도 판매한다 . 놀랍도록 우리나라 꽈배기와 똑같다 .
중고 옷이나 속옷도 판매한다 . 새 옷과 다름없는 중고 옷은 반 이상이나 저렴한 품목 . 시장을 기웃거리다 보니 , 어디나 사람 사는 데는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







글 사진: 두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