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무엇으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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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오줌을 쌀 때, 왜 한쪽 발을 드는가?
다리에 오줌이 묻으면 축축해서 한쪽 다리를 든다.
개는 왜 똥을 싼 뒤에 자기 똥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는가 ?
똥의 상태로 건강을 체크하기 위해서 ?
글쎄, 콜레스테롤 냄새가 많이 나면 육류섭취를 줄이려고?

지성과 덕성
사람이 책을 많이 읽으면 마음의 눈이 열리고, 똑똑해지고, 말솜씨가 좋아지고 남보기에 표시가 난다,
책을 통해서 앞서간 사람들의 지혜와 경험을 배우고, 자신을 돌아보며, 무궁무진한 영적세계에 들며, 상상과 창의를 통해 새로운 문물을 창작하고, 살기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독서의 목적이다. 또한 자신과 외부와의 소통과 이해의 폭이 넣어지는 것이 큰 잇점이다. 그러나 성경책 한 권만 읽고도 세상철리를 깨우치고, 인격이 바로 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만가지 역경과 인문, 자연, 종교,등등 두루 섭렵하고도 인간이 제대로 못서는 경우도 흔하다. 책을 통해서 자신에만 몰입하고 결국은 자신의 영적 입지를 바늘 위에 세워서, 자신의 사유와 닮은 꼴만 추구하며, 왜곡된 지성의 장벽만 쌓다가는, 나중에는 타인의 의사와 접속이 안되는 교만한 지성인이 되기 쉽다. 책속에서 숱한 케이스들을 접하면서 민첩성과 적응성은 습득하지만, 사람을 깊이 이해하는 덕성은 자신도 모르게 퇴화하는 것이다.

공부 많이하고 좋은 학교 나온 자들 중에 도둑놈들이 허벌나게 많은 걸 보면 배움의 毒이 사회를 해롭게 할 경우, 그 樣相이 매우 甚惡함을 알 수 있다. 잔챙이 개털 도둑들은 배가 고파서 식당창문을 뜯고 들어가 냉장고를 뒤져 먹지만, 배운 도둑넘들은 오피시텔을 100개씩이나 한 입에 먹고, 나라창고를 수백 억씩이나 털어 먹고, 돈은 고액권만 골프백으로 담아들고 다닌다. 개는 자기에게 주어진 사료를 다 먹으면 조용히 사색에 잠겨서 졸다가 단잠을 잔다.

개는 책을 안 본다. 개의 종교는 주인이며 지적 추구는 사료와 교미가 전부다.
개에게 먹이를 흔들면 개는 달려 올 것이다. 왼편 20m에 뼈다귀를 걸어놓고, 오른편 20m에 주인이 서서 부르면, 대개의 개는 주인에게로 달려오고, 드물게 일부 맹한 개만 뼈다귀를 먼저 찾는다. 그러나 주인 쪽에 흉한이 몽둥이를 들고 나타나서 위협하면, 개다운 개는 만사를 제쳐놓고 주인을 구하러 달려온다. 물과 불을 가리지 않고 피투성이가 되더라도 주인을 지켜낸다.

개에게도 덕성이 있는가라고 물으려면 절간의 고승에게 물으라. 의리가 있냐고 물으면 그걸 말이라고 하는가라고 답할 수 있다. 주인을 팔아먹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고, 주인의 죄를 밀고하지도 않으며, 슬리퍼짝처럼 탈탈 털거나 하지도 않으며, 오로지 주인만을 바라보고, 주인에게만 꼬리를 친다. 사람 중에 생각이 말짱한 사람은 오늘부터라도 하루에 열 번 씩 복창하자. ‘개만큼만 하자!’

사람 중에는 자기가 알(卵)을 까놓고도 자기 알이 아니라고 우기는 자가 있는가 하면, 자기 고추를 고추세우고도 자기 꺼 아니라고 우기는 사람도 있었다. 여자가 잤다는 데, “저 년은 흉악한 꽃뱀”이라고 드세게 항변도 못하면서, “잔 적이 없다”는 놈도 있다. 세종도 숙종도 아닌 것이 서민의 삶을 몸소 어쩌구하는 자도 나타났다.. 그 왕들이나 박정희는 온갖 카메라 다 모아놓고 쇼를 하지 않고, 변복을 하고 밤에 호롯이 다니며 살폈다. 서민의 개들이 왜 오줌을 쌀 때, 다리를 들고서 싸는지, 그 기분이 궁금한 원숭이가 있다면 한 번 따라서 해보라, 나는 종종 다리를 들고 싸보는데, 기분이 남다르다.
그리저리 하다보니 유별난 인간 중에는 짐승이 차라리 인간보다 우주적 덕성을 갖고 있구나 싶어서 발가벗고 돼지우리에 들어가서 돼지와 여보서방님하는 처자도 나타났다,(돼지가 비좁은 판에 같이 지내기를 좋아하는지는 미지수다). 이 여성은 나름 일리가 있다고 본다. 꼴같지 않은 꼴을 보다보다 그렇게 된 거 아니겠는가?

개는 왜 자기가 싼 똥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는가?
사람이 제 똥의 냄새를 코를 박고 맡아보면, 깨달음이 올 것이다.
“나는 다름아닌 짐승이구나.”

아침 산보길에 운동기구들이 있다. 상큼하게 생긴 부인이 허리 돌리는 기계 위에서 몸통을 좌우로 경쾌하게 돌리면서, 나를 향해 생긋 웃는다. 나도 웃었다. 절로 상쾌해지는 아침이다.
시계를 봤다. 왜 봤냐구? 이왕이면 내일도 같은 시간에 나오려구 봤다.
“세상에는 항상 예기치 않는 일이 생긴다. 세익스피어”

글: Daba Sin/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