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유튜버의 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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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방송을 먹방이라 한다. 한국에서 시작돼 외국에서 따라하기 열풍이 불었다. 인간의 의식주 중에서 사실은 식이 가장 중요하다. 옷은 단벌 신사로 살 수가 있다. 길거리에서 텐트를 치고 살아도 인간은 살아낸다. 그러나 며칠 동안 먹지 못하면 무조건 죽는다. 생명의 불씨를 작동시키는 것은 바로 음식이다. 세계의 각종 종교를 봐도 대부분 좋은 음식을 신께 공물로 바친다. 그만큼 먹는 게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날이 갈수록 희한한 먹방이 늘어나고 있다. 벌써 여러 나라에서 먹방 유튜버들이 죽어나갔다. 찰떡을 먹다 질식사, 과도한 비만으로 인한 심장마비사, 음주 유튜버의 과음 돌연사 등 죽음의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사람은 적당히 먹어야 한다. 미친 듯이 이성을 잃은 채 먹어대고 그걸 바라보며 희열을 느끼는 이들을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제는 돈벌이에 혈안이 된 다국적 부모들이 자신의 아기나 어린 자녀들까지 먹방에 출연시킨다. 채 열 살도 되지 않은 아이들이 무조건 먹어대고 소아 비만에 걸리는 것도 문제이다. 단순 흥미로 음식을 괴물처럼 먹는 행동에 부모가 자신의 아이들을 경쟁적으로 노출시킨다. 성경에 ‘일 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고 했다. 인간은 먹는 것도 적당해야 하고 자제를 해야 인간답다.

어떤 먹방은 각종 음식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서 게걸스럽게 먹으며 토하기까지 한다. 심지어 실신도 한다. 그런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하며 돈벌이를 하는 유튜버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편으로는 죄 아닌 죄를 짓고 있는 것 아닐까?

오늘날 지구촌에는 80억 명 넘는 인류가 살고 있다. 그 중에서 30억 명 이상은 하루 1달러 이하로 근근이 살아간다. 그리고 전쟁이나 내전으로 발생한 난민들만 해도 현재 1억 명 이상이 있지 않은가? 그들은 굶주리며 눈물을 흘린다.

당장에 끼니가 없는 사람들, 그중 절반이 아이들이다. 눈물 어린 얼굴로 구걸을 한다. 뼈가 앙상하게 드러난 채 말라죽는 일이 예사롭게 일어나는 지구촌, 상상이나 되는가? 인간으로 태어나 굶어서 죽는 고통을 겪는다. 현실이 이러하건만 미친 듯이 먹어대는 게 그리도 자랑스럽고 대단한 일인가? 그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입으로만 이웃 사랑이니 인류 사랑을 노래하는 것 아닌가?

가난한 이들에게 그저 입으로 ‘당신이 잘 먹고 잘 살기를 기도하겠다’라는 헛말이 아니라 빵을 하나 주는 게 진정한 사랑이다. 동물도 자기 위를 채우면 더 이상 다른 동물을 잡아 먹지 않는다. 매번 과하게 먹으면서 그걸 자랑하듯이, 무슨 대단한 일을 해냈다는 듯이 뻐기며 조회수 올리고 그 조회 숫자 만큼 돈을 번다. 그런 먹방족을 보면 마음이 불편해진다.

한 끼의 식사가 얼마나 귀하고 숭고하기까지 한가? 지구촌 이웃들 중에는 진흙으로 쿠키를 구워 끼니를 잇는 이들도 있다. 먹을 게 없어 길가의 풀을 뜯어서 먹는 어린이들도 있다. 하도 굶주려서 맨풀을 먹는다. ‘인간은 3일 동안 굶으면 남의 집 담장도 넘는다’고 한다. 전쟁 중 겪는 비참한 일 중 하나가 극한의 굶주림이다.

세계적인 여배우 오드리 헵번도 2차 세계대전 중 굶주림을 겪었다. 그녀는 크게 성공한 후에도 평생 그 트라우마를 벗어나지 못해 핸드백에 초콜릿을 넣고 다녔다. 어린시절 겪은 배고픔의 공포가 일생동안 그녀를 따라다녔다. 우리도 일제시대나 6.25남침 전쟁도 겪었다. 1960년대 보릿고개 시절 도시락을 못 싸오는 이들이 있었던 나라이다. 세 끼 쌀밥도 실컷 먹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 사회였고 거지가 들끓던 국가였다.

일본의 관상가 미즈노 남보쿠도 음식이 운명을 좌우하므로, 절식으로 운명을 바꾸는 절식개운(節食開運)을 주장했다. 소식(少食)을 하면 내장의 상이 좋아지고 관상이 바꿔지며, 운명이 바뀐다는 이론이다. 관상이 인간의 운명을 바꿀 뿐 아니라 관상보다도 식사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점은 매우 흥미롭다.
실제로 그는 생애를 통틀어 검소한 식사를 했고, 자신의 관상과 운명을 바꿨다. 요가에서도 “8할 정도 먹으면 의사가 필요 없다, 6할 정도로는 늙음을 잊는다, 4할이면 신의 경지에 이른다.”고 강조한다. 음식 절제가 생명의 진리임을 갈파하는 내용이다.

요즘 한류열풍으로 지구촌이 뜨겁다. 무분별하게 먹방까지 따라하고 있다. 여러 나라에서 사망 사고가 일어나고 있어서 걱정이다. 이처럼 안타깝고 미련한 사고가 더 이상 일어나서는 안 된다. 먹는 것 가지고 흥미위주로 방송이나 유튜브를 하면서 돈 벌이에 나서는 일을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해외의 지식인들이나 생각이 있는 지도층 인사들이 한국 드라마나 방송 시청 금지령을 얘기하는 이유가 있다. 먹방이 유행하는 건 지구촌 이웃들에게 무례한 행동이라서 반대한다.

체리 이연실/작가 칼럼니스트
미디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