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민 칼럼] “비겁하지 말자. 주저하면 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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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Pixabay

뭔가 잘못 되어 있다. 우리는 모두 다르므로 의견도 다른 것은 인정하지만 항상 너무 많이 나간다. 중용의 삶을 견지하는 賢者를 찾는 것은 당연 하늘의 별따기가 되었다.

한국은 반도국가가 아니라, 베이징과 동북아를 호령했던 대륙국가이자, 삼면이 바다인 해양국가인데 아직도 우리의 이름은 한반도다.

압록과 두만강 아래로 국경을 제한한다고 해도 이 나라의 땅은 결코 작지 않다. 또한 세계 제1을 달리는 제품도 많고 경제대국이자 군사력도 만만치 않다.

그런데 우리는 늘 어딘가 허전하게 비굴하고 비겁하다. 탈색인들에게 비굴하고 북한에 구걸하고 大陸이라 부르는 중국을 부러워 한다.

당당하게 살지 않는다. 아니 당당함을 잊어버린 민족 같다. 그리고 도대체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무엇이 그리 잘났는지 아주 얇팍한 지성으로 전체를 대변하려 한다.

욕망은 끝이 없다. 처음에는 순수하게 출발해도 맛을 보면 놓을 수 없는 것이 권력이다. 안다. 그러나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아는 사람의 뒷모습이 아름다운 법인데, 실천하는 사람은 없다.

분명한 사실이 있다. 이 상황 그대로 조금 더 지나면 늦는다. 우리민족을 말하는 얘기 중에 냄비근성이라는 말이 있다. 벌써 다 식었다. 애초 촛불정부라고 스스로 지은 규정이 족쇄였다. 부정적인 의미로 말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렇다. 그런데 뭔가 잘못 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국민들은 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알아야 할 당사자들이 모르거나 알고도 모른 척 한다. 모른다면 그야말로 똑똑한 척은 혼자 다하는 자들의 위선이요, 알면서도 모른 척 한다면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내리고 싶지 않은 것이다.

대한민국은 대륙해양국가다. 세계에서 떳떳하고 당당하게 서 있는 천하제일 국가이고 싶다. 또한 국제적인 무슨 문제가 있을 때마다 서둘러 해명하는 변명 따위는 듣고 싶지 않다. 해명하지 않으려면 변명할 꺼리를 만들지 않으면 된다.

코드가 맞는다고 검증 없이 아무 인물이나 쓰다보면 언젠가는 탈이 생긴다. 더불어 운이 좋아 어떤 자리가 나에게 주어진다고 해도 능력이 안 되면 하지 않아야 된다. 나 자신은 내가 제일 잘 안다. 밥 먹고 사는 일은 물론 가장 중요한 일이지만, 비루하거나 비겁한 처신은 자기존재의 의미를 상실하게 한다.

스페인의 성당은 삼백 년째 지어지고 있고 우공의 산은 아직도 옮겨지고 있다. 준비 안 된 상태라면 더 준비해라. <아집我執 아만我慢 아상我相>은 버려라. 고집 피우지 마라. 너희들만 잘난 것이 아니다. 쥐죽은 듯이 조용히 있다가 이때다 싶은지 서서히 목소리를 높이는, 소위 정치평론가(?)들의 말처럼, 또 다른 적폐를 만들지 마라.

욕 맞아도 좋다. 할 말은 하자. 밥자리가 먼저라고, 먹고살려면 눈치봐야 한다고 할 말을 못하다보면 나라가 거덜난다. 경제 어려운 것 맞다. 그러나 경제하면 고개를 들지 못하는 나도 참고 산다. 사리분별에 곤란을 겪는 老 政客들은 이제 그만 사랑방으로 가라. 그리고 더 불거지기 전에 이제 물러날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의 거취를 정하라.

뭔가 잘못 되어서는 안 된다. 희미하게 짐작하고 있는 그 잘못이 드러나기 전에 해결되어야 한다. 하고 싶지 않은 말이지만, 도대체 이 나라는 언제까지 법조계 인사나 뭔 박사 같은 모자를 쓴 자들만이 쥐락펴락해야 하는가? 왜 우리는 일상을 살면서 모든 문제에 생각이라는 행위를 잘 안하며 살려 하는가? 잘한 것은 칭찬하고 잘 못하면 질책할 줄 아는 용기는 인간의 특권이다.

언사가 불편하여 싫은 소리를 하신다면 기꺼이 들을 것이다. 그러나 흔히 하는 말이지만 돌을 던지려면 스스로를 돌아보고 던지기 바란다. 뭔가 잘못 되어가고 있다. 법정의 변론을 통해 충분히 자신을 소명한 후 賢哲 소크라테스는 기꺼이 독배를 마셨다. 성배를 마시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독배를 마시기는 어렵다. 만약 내가 그럴 위치에 있는 자라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마실 것이다.

“비겁하지 말자. 주저하면 늦는다. 위정자들[민노총의 집단이기 귀족노조나 이기적인 이익단체(한유총 등)도 마찬가지다]의 욕망 때문에 신음하는 백성들이 도대체 무슨 죄인가? 늦지 않다. 지금이 바로 그 때였으면 좋겠다.”

글: 박철민/작가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