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똑똑해지는 스마트폰, 여행문화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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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인한 네트워크 도청시스템을 다룬 영화 ‘기프트’의 한 장면>

스마트폰 열풍을 이끌었던 아이폰의 차세대 모델이 드디어 공개됐다. 현지시간으로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WWDC)에서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기존의 아이폰보다 24%, 약 9.3㎜ 얇게 제작된 아이폰 4G를 발표했다.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두께가 얇은 스마트폰인 아이폰4G는 3.5인치 디스플레이에 960×640의 해상도를 자랑하고 ‘레티나디스플레이’를 장착해 기존 모델보다 4배 향상된 화질을 구현한다. 그동안 아이폰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짧은 배터리 수명을 40%가까이 증가시키고, 새로운 운영체제인 IOS4를 기반으로 한 멀티태스킹 능력도 갖췄다.

같은 날 서울에선 삼성이 아이폰의 대항마로 불리는 갤럭시S를 발표했다. 이날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갤럭시S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표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단언하며 슈퍼아몰레드 등 막강 스펙을 지닌 갤럭시S를 소개했다.

스마트폰은 소형 컴퓨터와 맞먹는 하드웨어를 자랑하지만 진정한 스마트폰의 강점인 다양한 기능은 소프트웨어인 어플리케이션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아이폰4G와 갤럭시S는 스펙 면으로는 누가 앞선다 뒤선다 할 수 없을 정도의 엇비슷한 성능을 갖췄지만 사용할 수 있는 어플의 개수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삼성은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교보문고, 안드로이드마켓, T스토어 등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여행관련 각종 어플리케이션 봇물
각종 스마트폰 출시에 발맞춰 지자체를 비롯해 여행업계도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내놓으며 사용자의 편의를 한층 높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SK텔레콤과 7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내달 중 스마트투어‘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스마트 투어는 증강현실을 이용해 관광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만약 스마트폰 카메라로 남대문 시장을 찍으면 그 곳에 관한 역사와 상세한 설명, 관련 사진, 주변 지역 정보를 사용자에게 비춰준다. 스위스정부 관광청도 스마트폰 유저들을 위해 스위스 여행 모바일 콘텐츠 ‘포켓 스위스’와 ‘스위스 하이크’를 선보였고, 여행포탈 저스트고여행이 내놓은 아이폰용 ‘모바일 항공권 예약’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전 세계 70여 개 항공사의 실시간 항공요금, 좌석, 스케줄을 언제 어디서든 조회하고 예약할 수 있다.

심지어 네덜란드의 한 지자체가 선보인 프로그램은 여행자가 소지한 물품의 세관 통과 가능 여부도 알려준다. ‘OK 어플’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소프트웨어는 위조품이나 멸종위기에 놓인 동식물과 같은 물품이 세관을 통과할 수 있는지 여부를 미리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휴대전화는 이제 단순한 듣고 말하기 용 통신수단을 넘어, 정보와 엔터테인먼트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말 그대로 ‘스마트’한 도구가 됐다. 아이폰, 갤럭시, 블랙베리, 넥서스원 등의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개별 자유여행(FIT)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초행길이라고 스마트폰만 있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이 어디서든지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똑똑한 여행 동료이자 조언자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빛 좋은 개살구 될 수도
그러나 실제로 스마트폰이 사용자에게 완벽한 편의를 제공한다고 보긴 어렵다. 스마트폰은 무선랜(WiFi)을 통해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언뜻 정보의 무한 창고인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이동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편익을 안겨주는 것처럼 보인다. 주요 관광지나 식당, 숙소, 교통편 등 여행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인터넷 검색만으로 해결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의 경우 일부 호텔이나 유명 커피숍 등에서 보안설정이 안된 무선랜(WiFi)을 이용한다면 엄청나게 비싼 데이터 로밍요금을 감수해야 한다. 여행 중 잠깐의 인터넷 접속이나 이메일 확인만으로도 턱없이 많은 요금이 부과된다. 프랑스의 경우 웹사이트 초기화면 데이터를 다운로드 받는데도 만원에 가까운 요금이 든다. 이런 상황에서 과도한 데이터 요금을 막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의 데이터 로밍을 비활성화 상태로 설정하고, 무료 무선 랜을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을 찾아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인터넷 강국이라는 우리나라에서도 서울과 대도시 인근이 아닌 대부분 지역에선 무료 인터넷 지역을 찾아보긴 힘들다. 국내에서는 맥도날드 수도권 매장 75곳, 인천공항에서 무료 무선 랜을 이용할 수 있다. KT의 경우 아이폰 이용자를 위해 전국 1만 3,000여 곳의 네스팟 존을 올해 안에 5만여 곳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다른 위험은 스마트폰이 사이버테러의 공격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방송통신위원회는 윈도우 모바일 운영체제를 쓰는 스마트폰에서 영국발 악성코드로 인한 피해사례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악성코드에 감염되면 사용자 몰래 스마트폰이 자동으로 50초마다 국제전화를 걸어 과도한 휴대전화 요금이 청구된다. 초기 스마트폰 시장에서와 달리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가 3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스마트폰에 대한 근본적인 보안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