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문명과 한국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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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시장 개척단 일행

(미디어원=이연실 기자) 30여 년 전 현재 이집트 대통령인 엘시시 장교가 영국 왕립육군참모대학에 유학을 떠났다. 그는 이집트 육군사관학교 출신 우수 장교였다. 당시 육사 37기 출신 강웅식 소령도 영국으로 연수를 갔다. 두 사람은 중고차 한 대를 함께 타고 참모대학에 공부하러 다녔다. 아내와 아이들도 가족처럼 가까이 지냈다.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 열심히 살았다. 20여 년의 세월이 흘러서 운명처럼 엘시시 장교는 이집트의 대통령이 되었다.

해외 시장 개척단 일행(KEDA, 한국이집트발전협회 강웅식 회장)은 이 시각 7개의 토호국으로 이뤄진 UAE의 아부다비 국제공항에 와서 대기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유명한 인천공항에서 이집트의 카이로에 가기 위해서 10시간 동안 날아왔다. 최소한 3시간 이상 기다린 후 환승을 해야 한다. 역사상 최고의 문명을 탄생시켰던 땅, 이집트로 가는 길은 멀지만 설렘의 연속이다.

이집트는 면적이 넓고 인구도 1억 명이 넘는 대국이다. 5천만 명의 인구를 가진 대한민국과 서로 교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직항이 필요하다. 중동의 교통 요지인 UAE 아부다비나 다른 나라에서 갈아타야 한다. 만약 직항이 개설 된다면 9시간 반 거리이다. 조속한 시일내에 개설되기를 고대한다.

아부다비로 오는 동안 우리는 광활한 중국 대륙과 인더스 문명을 탄생시킨 오늘날의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상공을 날아왔다. 이곳 UAE에서 가까운 곳에 이라크가 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근처에 있으니 감회가 새롭다.

인류 4대 문명을 탄생시킨 3개국인 중국과 인더스 문명권을 1만 피트 상공에서 내려다 봤다. 이집트 문명은 곧 지상에서 만나게 된다. 아부다비 공항은 탑승 게이트가 약간 헷갈리게 되어 있다. 처음 오는 이들은 참고로 알아두는 게 좋겠다. 짝수 22, 24, 26, 홀수 23, 25, 27 그런 식이다. 중동에 온 게 여러가지로 실감난다. 공항에 낙타 형상이 있고 차도르를 입은 여인들이 눈에 띤다. 화장실에 가보면 어김없이 우도(이슬람식 수세식)가
설치돼 있다.

몇 시간 후 우리는 카이로 국제공항에 도착하게 된다. 일정상 가장 먼저 피라미드를 방문하게 된다. 이집트는 거대한 사막에 우뚝 서 있는 건축물, 세계 7대 불가사의인 피라미드만 봐도 압도되는 나라이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미이라를 본 적 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과학적으로 디자인된 아마포만 봐도 경이롭다. 그 시절 이집트 문명의 기술이나 문화 수준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수천 년 동안 동서양이 교류해 왔다. 육상 실크로드나 해상 교역로를 통해 이집트는 예나 지금이나 인류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줬다. 지정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중동과 아프리카, 유럽으로 연결되는 수에즈 운하가 있는 나라가 이집트이다. 발원지인 우간다에서 여러 나라를 거쳐 6천 km 넘게 흘러온 나일강과 수에즈 운하는 이집트의 축복이고 크나큰 선물이다.

문명과 문화는 서로 깊숙이 스미거나 충돌하면서 21세기까지 흘러왔다. 예전부터 화려한 문명을 이룬 나라의 영향을 받은 나라들 중 대한민국은 20세기 중반을 넘어서며 산업화에 성공했다. 거대한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55개 국가의 맏형인 이집트가 21세기 들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이집트 엘시시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 모델을 높이 평가하고 한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지구촌은 요즘 우울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으로 물가가 많이 오르고 세계 정세가 불안하기만 하다. 이집트도 여러가지 도전을 받고 있다.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도 ‘6.25남침전쟁’ 이후 지구상에서 두 번째로 가난했던 대한민국보다 어려울까? 이집트는 단순한 나라가 아니다. 역사와 문화가 찬란했던 초강국이었다. 21세에 사막의 불사조 피닉스처럼 반드시 다시 날아오를 것이다. 이집트와 한국이 함께 움직이니 서로에게 얼마나 감사한 인연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