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사회 복지 출산지원금, 신청하지 않아도 받나…AI가 대신 신청하는 복지 연내 시작

출산지원금, 신청하지 않아도 받나…AI가 대신 신청하는 복지 연내 시작

행안부, 임신·출산부터 자동신청 시범 도입…자동지급과는 달라, 개인정보·오류 정정·책임 기준이 관건

이만재 기자 ㅣ 미디어원

임신하거나 아이를 낳은 국민이 지원제도의 이름과 신청기간을 일일이 찾아야 했던 방식이 바뀔 수 있다. 정부가 행정정보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격을 확인하고 출산지원금 등 혜택을 대신 신청하는 서비스를 연내 시범 도입한다.

행정안전부가 밝힌 하반기 업무계획의 핵심은 ‘혜택 자동신청’이다. 임신·출산처럼 행정기관이 이미 보유한 정보로 대상 여부를 비교적 명확히 판단할 수 있는 분야부터 시작해 적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자동신청이지 무조건 자동지급은 아니다

서비스가 도입된다고 모든 출산 관련 급여가 별도 확인 없이 통장으로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AI가 행정정보를 바탕으로 자격 가능성을 찾고 신청 절차를 대신 진행하는 방식이 우선 검토되고 있다. 최종 지급에는 각 사업의 소득·거주·가구 요건 심사가 남을 수 있다.

어떤 사업이 첫 시범대상에 포함되는지, 본인의 사전 동의를 어떻게 받을지, 지방자치단체별 지원금까지 연계할지는 세부계획에서 확정돼야 한다. ‘자동신청’과 ‘자동지급’을 구분해 안내하지 않으면 기대와 실제 지급 사이에 혼선이 생길 수 있다.

몰라서 못 받는 복지를 줄일 수 있다

현재 임신·출산 지원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건강보험 등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다. 같은 출산이라도 거주지와 소득, 출생순위, 신청시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달라 국민이 모든 제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AI가 정보를 연결해 받을 가능성이 있는 제도를 먼저 찾아주면 신청기간을 놓치거나 제도를 몰라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 공무원도 반복적인 자격조회와 서류 입력을 줄이고 상담과 위기가구 발굴에 시간을 쓸 수 있다.

민감정보 결합과 오판 책임이 핵심

편리함을 위해서는 임신·출산 정보와 주민등록, 가족관계, 주소, 소득·재산 등 여러 기관의 자료를 결합해야 한다. 국민이 어떤 정보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지 알 수 있어야 하며 혜택 신청에 필요하지 않은 정보까지 과도하게 활용해서는 안 된다.

행정정보가 실제 생활과 다를 수도 있다. 주민등록상 주소와 실거주지가 다르거나 가족관계는 유지되지만 경제적으로 분리된 가구, 최근 소득이 급감한 가구는 데이터만으로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AI가 대상을 잘못 제외하거나 자격 없는 신청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

오류를 바로잡는 사람의 절차가 필요하다

자동신청 결과를 국민이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는 화면, 담당 공무원의 재검토 절차, 탈락 사유와 이의신청 방법이 함께 설계돼야 한다. AI의 판단을 이유로 기관들이 책임을 서로 미루지 않도록 최종 결정권자와 오류 보상 기준도 분명해야 한다.

AI 복지행정의 성과는 처리한 신청 건수가 아니라 그동안 제도를 몰라 지원받지 못했던 사람을 얼마나 찾아냈는지로 평가해야 한다. 기술이 국민의 받을 권리를 넓힌다면 행정혁신이지만 오류와 개인정보 위험을 국민에게 떠넘긴다면 새로운 장벽이 된다.

정부가 연내 시작할 시범사업은 복지의 문을 국민이 두드리는 체계에서 정부가 먼저 권리를 찾아주는 체계로 이동하는 첫 시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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