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톨리아는 수천 년 문명이 겹겹이 쌓인 땅이다. 최근 튀르키예 각지 발굴 현장에서 거의 온전한 형태의 고대 조각상들이 잇따라 얼굴을 드러냈다.
관광객에게 부르두르(Burdur)는 낯선 지역이다. 지중해 호수지대 한복판, 이곳 키비라(Kibyra)와 사갈라소스(Sagalassos)에는 수천 년 전 만들어져 정교하게 복원된 분수가 지금도 물을 뿜는다.
키비라는 건물을 좌우 균형 있게 배치하면서도, 앞쪽 건물이 뒤쪽 건물의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설계한 도시다. 지난 2025년 발굴 작업에서 하드리아누스 황제(Emperor Hadrian) 조각상 2점이 나왔다. 약 1만 명을 수용하던 검투사 경기장도 있다. 최근엔 경기장 입구 아치 3개가 복원됐고, 동쪽 관람석에서는 헬레니즘 시대 무덤, 북쪽 성벽 옆에서는 승전 기념비 부조(tropaion)가 발견됐다.
같은 연도 사갈라소스에서 진행된 발굴에서는 목동의 지팡이와 염소 가죽을 두른 청년상이 나왔다. 학계는 가축과 목동을 지키는 신 ‘판(Pan)’으로 추정한다. 지난 2024년에는 님파에움(nymphaeum)에서 아르테미스(Artemis)·아레스(Ares)·아폴론(Apollo) 등 그리스 신화 속 다양한 신들을 새긴 부조도 나왔다.

안탈리아(Antalya) 아스펜도스(Aspendos)에서는 2.2m 높이 대리석 조각군이 나왔다.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Asclepius)와 아들 텔레스포로스(Telesphorus)다. 2세기 후반 양식을 그대로 간직했다.
마니사(Manisa) 사르디스(Sardis)에서도 조각상이 나왔다. 리디아 왕국의 수도이자 요한계시록 ‘일곱 교회’ 중 하나인 이곳에서, 기원전 5세기 청년상이 두 조각으로 나뉜 채 발견됐다. 높이는 아스펜도스 조각군과 같은 2.2m다.
튀르키예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아스펜도스는 ‘나이트 뮤지엄(Night Museums Project)’ 조명 아래 로마시대 원형극장이 다시 살아나는 곳이라며, “앞으로도 발굴과 보존 작업을 이어가며 아나톨리아의 새로운 역사를 소개하겠다”라고 전했다.
키비라·사갈라소스 조각상은 부르두르 현지에서, 사르디스 청년상은 곧 마니사 박물관(Manisa Museum)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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