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한국인의 밥상 ‘서삼능 보리밥집’

도심에서 맛보는 구수한 시골 밥상이 새롭다
각종 성인병을 걱정하고, 웰빙이 모두의 화제가 되어 갈 무렵 사람들은 오래전 ‘우리네 밥상’즉, ‘한국인의 밥상’을 떠올렸다. 그래서 누구나 한번쯤은 그 대표적인 음식으로 보리밥과 된장찌개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젊은 세대들에게는 거칠고 미끈거리는 보리밥과 된장찌개가 그저 색다른 음식일 뿐 고향의 정취를 함께 느끼기엔 인스턴트 음식과 퓨전음식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 도심 속 이런 곳에? 여기가 도시 맞아?
서울 도심에 자리 잡은 시골 장터보리밥과 감칠맛 나는 코다리 찜을 맛보기 위해 서삼능으로 향한다. 서울 농업대학 사거리(삼송리역)을 지나 농업대학 방향으로 2km, 그리고 농업대학교 정문을 지나 대략 800m를 더 들어가면 버섯과 밭작물 농장이 이어진 길 한 가운데 허름한 황토 식당 하나가 나온다.
식당 메뉴만큼이나 별스럽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모습이라 ‘맛집’이라고 찾아오는 이들의 입소문이 신기할 따름이다. 주변은 온통 밭들과 산으로 둘러져 있고, 식당 바로 앞에는 원당 종마 목장이 있어 그 느낌이 더욱 시골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 보리밥과 코다리 찜
‘서삼능 보리밥’집의 메인 메뉴는 보리밥과 코다리 찜이다. 맛깔스런 비빔나물과 구수한 된장찌개 그리고 열무김치와 무채, 풋고추가 상차려지고 보리향기 물씬 풍기는 보리밥 한 그릇이 놓이면 ‘이야~ ’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수 십 가지의 반찬이 오르는 전라도식 한정식도 아닌데 사람들의 탄성을 토하게 하는 건 보리밥과 된장의 구수한 향기와 옛날 시골밥상에 대한 기억 때문일 것이다.
보리밥에 10가지의 각종 나물과 된장찌개 듬뿍, 고추장 한 숟가락 넣어 함께 슥~슥 비비고 입 안 가득 한입 넣으면 어떤 고급레스토랑의 음식보다 더한 풍미를 느끼게 된다.
옆 테이블의 중년들의 입에선 ‘맛있다’ ‘참 옛날 기억난다.’ ‘이 맛이다’ 등등 그들만의 기억에서 나오는 탄성이 보리밥의 맛을 대신한다.

여기에 이집이 자랑하는 코다리 찜 또한 별미다. 여러 TV프로그램에 소개되어 유명세를 탔다는 코다리 찜은 촉촉하고 매콤 달콤한 맛에 별미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사실 단맛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권하고 싶지 않다. 보리밥의 투박하고 수수한 자연의 풍미가 코다리 찜의 단맛에 묻혀 이집을 찾은 이유조차 잊게 할지도 모른다.

# 우거지 수제비와 빈대떡
‘서삼능 보리밥’집의 또 다른 메뉴로 우거지 수제비와 빈대떡-동동주가 있다. 일반 수제비의 맑은 국물과는 달리 우거지와 잘 어울리는 된장을 풀어 그 맛이 별스러우면서도 거북하지 않다. 오히려 더욱 입맛을 더하게 한다.
여기에 두툼하고 녹두향 가득한 빈대떡과 동동주 한 사발을 곁들이면 요즘처럼 비오는 날 더할 수 없는 별미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거지 수제비는 항아리에 나오는데 그 양이 참으로 엄청나다. 사람들은 음식의 맛으로도 그 집을 기억하지만 푸짐한 인심에 더 후한 기억의 점수를 준다.
등산을 마친 여럿이 함께 둘러앉아 푸짐한 우거지수제비에 동동주 한 사발도 넉넉히 나눌 수 있는 집이 바로 이집, ‘서삼능 보리밥’집인 듯하다.

▶ 대중교통: 1. 삼송역 (삼송전철역)버스정류장에서 567번 버스를 타고 7개 정류장 이동 후 성사동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하여 약 855m 도보.
2. 원당역(3호선) 버스정류장에서 마을버스 013번을 타고 10개 정류장 이동 후 서삼릉입구에서 하차하여 약 839m 도보.
▶ 연락처 : 서삼능 보리밥 , 031-968-5694
▶ 티엔엘뉴스 = 이정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