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이 아침 , 저녁으로 부는 완연한 가을이다 .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 , 사람들은 지친 몸을 위해 삼계탕이나 장어 음식점을 찾아 웹서핑 하는 날이 많았다 .
우리나라에서 연중 가장 많이 소비되는 육류가 닭고기라고 한다 . 국가대표 축구경기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치킨집 전화통에 불이 날 정도라고 하니 쉽게 짐작이 간다 .
물론 치킨도 좋지만 , 서늘한 바람에 생각나는 또 하나의 닭요리가 있다면 우리는 머뭇거리지 않고 닭볶음탕을 떠올릴 것이다 . 오늘 그 맛의 향연과 비법을 찾아 거리로 나선다 .
중독성을 가진 닭볶음탕의 매력
멀리서도 닭볶음탕의 구수한 향기는 두 눈을 번뜩이게 한다 . 그 향기로 ‘ 꼬르륵 ’ 하는 소리와 함께 배고픔을 느끼게 하고 입안에 침이 고이게 한다 .
닭볶음탕은 특유의 감칠맛과 얼큰한 맛으로 사람들을 빠져들게 한다 . 입 안 가득 칼칼하면서도 진한 국물의 깊은 맛은 닭볶음탕을 연상했을 때 떠오르는 가장 대표적인 맛이다 . 그러나 우리가 이 음식을 자주 찾으면서도 물리지 않는 맛의 매력은 따로 있다 .
닭볶음탕의 매운맛 , 중독성 강한 매력이다 . 입안이 얼얼하고 땀에 흠뻑 젖으면서도 입으로 향하는 숟가락을 내려놓지 못한다 . 그 매운맛의 주인공인 고춧가루는 이 음식의 가장 중요한 식재료 중 하나이다 .
우리가 닭볶음탕을 먹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인지 문득 그 기원이 궁금해진다 . 여기저기서 유래를 찾아보았으나 아는 사람도 , 기록된 책자도 찾을 수 없었다 . 단지 막연히 추리를 통해 생각해 볼 뿐이다 .
제일 중요한 식재료인 고춧가루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건 1614 년이다 . 아마도 1614 년 이후 누군가에 의해 아니면 ‘ 닭도리탕 ’ 이라는 말처럼 일본이나 중국인에 의해 전해 졌을지 모른다 .
누가 먹던 음식인지 , 어디서 생겨난 음식인지는 모르나 지금 현대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음식임에는 틀림없다 . 가족 외식에도 자주 등장하는 메뉴이며 직장인들의 술안주로도 자주 오른다 .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과 입맛을 모두 충족시켜 주는 닭볶음탕은 앞으로도 나름의 변형되고 새로워진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것이다 .
닭볶음탕 맛있는 집을 찾아서
서교동 하회마을 ( 위치 : 홍대역 KFC 골목 안 삼거리에서 좌회전 충남슈퍼 지하 )
1993 년에 오픈하여 올해로 12 년째 영업 중이다 . 주방에서 내오는 순간부터 다른 닭볶음탕에선 맡을 수 없는 특이한 향이 코를 자극한다 . 카레향과 비슷하지만 음식의 맛을 한층 감칠맛 나게 하는 역할을 한다 .
한 방울의 물도 첨가하지 않고 야채에서 나오는 물로만 조리하기 때문에 국물이 진한게 특징이다 . 고추장과 고춧가루의 비율은 4:1 정도로 태양초 고추장과 정읍에서 공수한 고춧가루만을 사용한다 .
이집에서의 닭볶음탕 먹는 법이 있다면 , 숙주와 미나리는 숨만 죽인 후 먼저 먹고 진한 국물에 밥을 비벼 먹는 것이다 .
맛의 비법은 녹차 가루를 탄 물에 닭을 한 번 데친 후 사용하여 누린내와 기름기를 제거시켜 육질과 식감을 좋게 한다는 것이다 .
음식은 주문과 함께 압력솥에 쪄내기 때문에 20 분 정도의 소요 시간이 걸린다 . 기다리는 시간동안 홀 서빙 직원들로부터 세심한 배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경험에서 나오는 비법으로 무장한 실험적인 맛이란 게 이집의 평이다 .
문의 : 02-773-2825
무등산 닭 한 마리 ( 위치 : 건대입구 1 번 출구에서 직진 후 편의점 끼고 50m 직진 우측 )
1997 년에 오픈하여 8 년째 영업 중인 곳이다 . 전라도 출신 사장의 손맛으로 푸짐하고 정갈하다 .
다른 집에 비해 국물이 많은 것이 특징이며 , 엄나무를 비롯한 갖가지 한약재 육수가 맛의 포인트이다 . 국물에 마늘을 많이 넣어 감칠맛이 많고 단맛이 적어 단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좋다 . 오랫동안 졸여가며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
이집의 매운맛은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1:1 비율로 섞어 쓰고 태양초 고추장 , 고춧가루는 전라도에서 받아 쓰고 있다 .
먹는 방법으로는 떡사리를 먼저 건져 먹고 닭은 김치와 먹으면 된다 . 남은 양념에 각종 재료로 밥을 볶아먹는데 그맛이 일품이다 . 매일 매일 배달된 신선한 야채와 나주에서 올라온 닭만을 받아 식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맛의 신선도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
푸근한 인상의 주인장이 직접 서빙하며 손님과의 친밀도를 높여 한번 다녀간 손님이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 맛의 비법이 뭐냐 ’ 는 질문에 소탈한 웃음과 함께 최상의 재료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 이집에 관한 주변의 평은 ‘ 한약재 육수와 정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는 곳 ’ 이다 .
문의 : 02-498-3027
호숫집 ( 위치 : 지하철 충정로역 4 번 출구 앞 )
1988 년에 오픈해 23 년째 영업해 오고 있다 .
진한 육수와 푸짐한 닭고기 위에 얹어 내오는 깻잎과 쑥갓의 향이 신선하고 특이하다 . 국물이 진하고 닭고기는 가슴살까지도 퍽퍽함이 없이 부드럽고 쫄깃한 것이 특징이다 . 생닭을 먹기 좋게 잘라 각종 양념을 한 후 숙성 시킨다 .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알맞은 비율로 넣어 자극적인 매운맛이 나지 않는다 .
여느 닭볶음탕처럼 여기서도 야채를 먼저 먹고 떡 사리와 닭고기를 먹는다 . 감자는 다른 것들을 다 먹을 무렵이면 익어서 먹음직스럽게 된다 .
식재료에 들어가는 야채는 제철 야채를 매일 아침 직접 사오고 , 닭은 영천에서 직접 공수한다 . 주방에서부터 홀서빙까지 모두 가족이 운영하고 있어 손님을 대하는 친절함이 남다른 곳이다 . 이집의 가장 큰 비법은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 것이 비법 아닌 비법이다 .
진한 닭볶음탕과 푸근한 인심으로 중독되는 집이 바로 이곳이다 .
문의 : 02-392-06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