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휴양지① ‘세부와 다바오’

CEBU 샹그릴라 막탄 리조트 (Shangri-La’s Mactan Island Resort)
새벽에 도착한 세부 공항은 한적하고 조용한 편이다. 내리자마자 반쯤 잠에 취한 모습으로 각자 짐을 챙겨서 공항을 빠져나온 일행들은 기다리고 있던 가이드를 따라 미니버스에 올라탔다.
캄캄한 시골 길을 약 20분정도 달리던 버스가 검문소에서 멈췄다. 샹그릴라로 들어가는 정문인 것 같았다. 군복을 입고 자동소총을 든 보안요원이 마약 탐지견과 함께 차를 한바퀴 둘러보더니‘오케이’하며 가라는 손짓을 한다.
버스는 안으로 더 들어가 로비에서 정차했다. 그 순간 눈앞에 영화 속 한 장면이 펼쳐진다. ‘하와이에 잘못 온 것은 아닌가?’ 착각에 빠질 정도다. 세부 막탄 섬의 전통 옷을 입은 무용수들이 손님을 위해 환영의 춤을 추기 시작한 것이다. 목에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누군가 걸어준 꽃목걸이가 그네처럼 걸려있었다.
1시간의 시차보다도 낯선 환경과 새벽이란 시간 때문에 무희들의 춤은 환상을 보는 것처럼 아득했다. 새벽에 페르시아 궁전 같은 넓은 홀에서 아름다운 무희들이 춤을 출거라고 누가 생각했을까? 하지만 피로가 누적된 육체는 잠을 더 원했다. 아쉬움 속에 환영식이 끝나자 모두는 상쾌한 아침을 기대하며 각자의 방으로 흩어졌다.

세부 호텔의 카운터에서 체크 인을 하는 여행자.

방으로 오면서 살짝 둘러본 리조트 시설은 최고급이다. 우아하면서 세련되고 클래식하면서 모던한 분위기가 이국적이다. 내부도 대단하다. 홀수는 바다 쪽 짝수는 가든 쪽이라고 한다. 슬쩍 키를 보니 홀수다. 방은 혼자 사용하기에 너무 큰 느낌이다.
총지배인의 환영인사가 적힌 메모지가 탁자 위에 있다.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샤워를 하자마자 침대 속으로 들어갔다. 시계의 작은 바늘이 벌써 숫자 4를 가리키고 있었다.
뒤척거리다 7시쯤 일어났다. 커튼을 열어보니 창밖으로 펼쳐진 해변의 모습이 그림이다. 야자수와 흰모래 그리고 산호색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바로 앞에 파란 물감을 풀어 놓은 것 같은 풀장이 있고 수영을 즐기는 몇몇 사람들이 눈에 띈다.
창밖의 풍경을 보면서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어느새 입가에 미소가 걸리는 것을 느낀다. 왠지 이번 여행은 즐겁고 멋진 추억으로 채워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