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문재인 후보가 민주통합당 제 18대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다. 지난달 25일 제주도에서 시작한 민주통합당 대선 지역경선 순회투표는 결국 파죽의 13연승을 거둔 문재인 후보에게 승리를 안겨주었다.
문재인 후보는 16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서울순회경선투표 결과 총 34만7183표(56.5%)를 얻어 총 13만6205표(22.2%)를 득표한 손학규 후보를 제치고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자로 확정됐다. 문 후보의 누적 득표율이 50%를 넘자 결승 투표 없이 민주통합당의 최종 후보자로 선정된 것이다. 반면 2위 손학규 후보에 이어 김두관 후보와 정세균 후보는 각각 8만7842표(14.3%), 4만3027표(7.0%)를 얻는데 그쳤다.
문 후보는 총 13번의 지역 선회 투표에서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압승으로 기록됐다. 문 후보는 대형 태극기를 배경으로 30분에 걸쳐 후보 수락 연설을 했다. 문 후보는 연설내내 좌우 상단의 당원과 지지자들을 번갈아 바라보며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문풍지대’, ‘문사모’ 등 문 후보 팬카페 깃발이 펄럭이는 체육관 상단 스탠드에는 문 후보 지지자들 2천여명이 연설 중간 중간에 약 20여 차례에 걸쳐‘문재인’을 외치며 환호했다.
문 후보는 대선 후보 확정 직후 가진 수락 연설에서 “구시대와 분명한 선을 긋겠다"며 "불신과 독선의 리더십은 권위주의 시대의 모습이며 상생과 협력이 오늘의 시대정신"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 공감과 연대의 리더십을 발휘해 변화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지금의 대한민국은 기득권 정치, 정치 검찰, 재벌이 손을 잡고 있으며 이 특권 카르텔의 횡포가 극에 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특권과 반칙, 권력형 범죄에 대한 엄단을 약속했으며 일자리 혁명의 문, 복지국가의 문. 경제민주화의 문, 새로운 정치의 문, 그리고 평화와 공존의 문에 대해 강조했다.
문 후보는 연설 말미에 ‘공평하고 정의로운 세상’, 그리고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여는 새시대의 맏형이 될 것이라며 "늘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제 곧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수락연설에서 강조한대로 모든 계파를 녹이고 시민사회도 함께 아우르는 선거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변화를 갈망하는 민심의 도도한 흐름을 받아들여 단결 속에 새로운 출발을 준비할 ‘용광로 선대위’를 꾸리게 된다.
하지만 여권과 야권 그리고 시민들 상당수는 문 후보의 이번 후보확정은 시작에 불과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문 후보 역시 이를 의식한 듯 후보 확정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단일화는 국민의 여망인만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빠르면 19일 안철수 원장은 대선출마 발표를 할 것이다. 문 후보의 대선을 향한 행보는 안 원장과의 단일화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에 달려있다고 봐야 한다.
민주당의 지도부는 문 후보를 중심으로 헤쳐 모일 예정이다. 이번 경선에 참여한 3명의 후보들 역시 문 후보를 적극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후보는 정치보다 정책적인 측면에서 국민에게 지지를 호소하겠다면서 안 원장의 출마선언 이후 연대를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제 공은 안 원장에게 넘어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