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미스터 스타벅>은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영화는 평범한 중년 남성이 ‘정자왕’이 되면서 겪게 되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스크린에서 마음껏 펼쳐 보인다.
마흔이 넘도록 사고만 치고 사는 철부지 ‘데이비드 우즈냑(패트릭 휴어드)’은 여자친구의 임신 소식을 듣고 이제 마음 잡고 한 아이의 아버지로 제대로 된 인생을 살아보자 다짐한다. 하지만 다음날 인생 최대의 사건∙사고가 터진게 된다. 놀랍게도 그에게 533명의 자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떻게 된 연유일까? 영화는 이때부터 스피드를 내기 시작한다. 데이비드는 젊은 시절 용돈벌이로 생각했던 정자기증 아르바이트로 인해 하루 아침에 533명의 아이가 태어났고, 그 중 142명의 아이가 자신의 생물학적 아버지를 찾겠다는 집단 소송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프로포즈도 할 계획이었는데 여자도 놓치고, 세상에 망신살만 뻗치게 되었다. 비밀리에 이 사건을 수습할 사람은 오직 자신뿐. 데이비드는 과연 뿌린 씨를 제대로 거둘 수 있을 것인가?
세상에 알려지면 안됐던 정자왕 ‘스타벅’의 존재는 이제 세상에서 가장 주목 받는 존재가 되고, ‘데이비드’는 여자친구에게도 가족에게도 말할 수 없는 희대의 해프닝의 주인공으로 일이 커져간다.
올 가을 <과속스캔들>의 차태현, <신사의 품격>의 장동건을 이어 뿌린 씨를 거둬야 할 남자 <미스터 스타벅(Mr.스타벅)>이 극장가에 웃음 폭풍을 몰고 왔다. 젊은 시절 아무 생각 없이 좀 놀았던 남자들에게 긴장감을 선사할 21세기 최대 정자 스캔들의 정체가 밝혀진 것이다.
<미스터 스타벅>은 얼핏 헐리우드식 화장실 유머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영화는 캐나다 퀘벡 지역의 순박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 경계를 교묘하게 넘나들며 코믹과 감동을 잘 버무린다.
오로지 정자만으로 탄생한 533명의 아이들을 과연 이 남자의 자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영화는 ‘생명’과 ‘가족’에 대해 생각하게 하며 관객 스스로에게 답을 찾게 한다. 철부지 한 남자가 생각지도 않았던 자식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인생마저 돌아보게 하는 이 영화는 유머 속에 굉장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 <미스터 스타벅>은 토론토, 밴쿠버, 캘거리, 팜 스프링스 등 수 많은 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휩쓸며 관객이 먼저 알아본 영화로 유명하다. 미국 최대 영화 평점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 개봉 당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시리즈로 많은 팬을 둔 <맨인블랙3>를 압도적으로 앞서며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 작품이다.
이에 힘입어 <미스터 스타벅>은 전격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를 결정했다. 헐리우드 유명 제작사 드림웍스는 리메이크 판권을 구매하고 ‘빈스 본’(<피구의 제왕>, <브레이크 업 이별 후에>, <4번의 크리스마스> 등)을 주연으로 낙점했다. 또한 리메이크 작품의 연출을 원작 연출자인 ‘켄 스콧’ 감독에게 의뢰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캐나다 감독이 헐리우드 스튜디오의 영화를 리메이크 하는 일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라 이 소식은 북미 영화계에서 단번에 화제가 되었다. 특히 시나리오 작가로 먼저 유명해진 ‘켄 스콧’ 감독은 이번 헐리우드의 러브콜로 인해 스타 감독의 자리를 예약한 셈이다.
[최치선 기자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