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난청이라고 하면 대개 나이가 들거나 장시간 소음에 노출된 뒤 발생한다고 알고 있지만 , 1 주일 또는 수주일 만에 급격히 청력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 이런 난청을 ‘ 돌발성난청 ’ 이라고 한다.
돌발성난청은 보통 아침에 일어난 뒤 한 쪽 귀에서 느끼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 또 난청과 함께 귀에서 소리나 난다고 느껴지는 이명 , 귀가 꽉 찬 느낌 , 현기증 , 구역질을 동반하기도 한다 .
돌발성난청환자의 8.6~12.7% 가 양성 발작성 체위변환성 현훈이 동반된다고 알려져 있다 . 하지만 돌발성난청으로 발생한 난청의 회복에 양성발작성체위변환성현훈이 미치는 영향은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
이에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홍석민 교수는 2008 년 3 월부터 2012 년 5 월까지 총 241 명의 돌발성난청환자를 대상으로 난청의 정도 , 발생한 반고리관의 종류 , 이석치환술의 치료 횟수 등을 조사하여 돌발성 난청의 회복에 양성발작성체위변환성 현훈이 미치는 영향을 밝히고자 했다 .
연구 결과 돌발성난청만 가진 환자와 양성발작성체위변환성 현훈을 동반한 환자를 비교했을 때 비슷한 청력 회복을 보였다 . 하지만 두 질환이 동반된 환자의 대부분이 전농 (90 dB 이상 ) 의 상태를 보여 초기 청력손실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이번 연구 결과는 2013 년 1 월 이비인후과 학술지 ‘Acta Oto-Laryngologica’ 에 게재됐다 .
어지럼증 동반한 돌발성난청 조기 치료해야
이번 연구에서 214 명의 돌발성난청 환자 중 양성 발작성 체위변환성 현훈을 동반한 경우는 13 명이었다 . 청력의 회복을 비교하기 위해 돌발성난청 환자 중 어지럼증을 동반하지 않고 양성 발작성체위변환성현훈 환자들과 나이가 비슷한 환자들을 대조군으로 무작위로 13 명을 선정했다 .
돌발성난청환자는 입원하여 스테로이드를 투여하였고 , 양성 발작성체위변환성현훈을 동반한 환자는 몸의 자세를 바꿔가면서 이석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 이석치환술 ’ 을 함께 시행하였다 . 두 질환이 함께 동반된 13 명의 환자 중 11 명이 전농 (90 dB 이상 ) 의 상태를 보여 초기 청력 손실이 심각한 상태였고 , 한번의 이석치환술로 대부분 어지럼증은 회복되었다 .
치료 3 개월 후 청력 회복정도를 측정한 결과 돌발성난청 환자는 청각역치가 79.7±23.8dB 에서 31.8±20.8dB 로 , 양성 발작성 체위변환성 현훈을 동반한 환자는 76.1±29.9dB 에서 33.9±21dB 로 개선되었다 . 즉 돌발성난청만 가진 환자와 양성 발작성 체위변환성 현훈을 동반한 환자를 비교했을 때 비슷한 청력 회복을 보였다 .
이는 양성발작성체위변환성현훈이 돌발성난청 환자의 청력회복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
청각역치는 주파수별 (125Hz~8,000Hz) 로 순음을 들려주었을 때 각 주파수대에서 가장 작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한계로 25dB 이내이면 정상 , 26~40dB 이면 경도 난청 , 41~55dB 이면 중등도 난청으로 분류된다 .
홍 교수는 “ 양성 발작성 체위변환성 현훈이 돌발성난청 환자의 청력 회복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 어지럼증을 동반한 돌발성난청 환자의 경우 초기 청력손실이 돌발성난청만 가진 환자보다 크다 ” 며 “ 발병 즉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고 강조한다 .
고실내 스테로이드 치료로 부작용 최소화
돌발성난청환자의 치료는 난청 초기부터 고용량의 스테로이드제를 처방 받아 복용하는 것이다 . 하지만 스테로이드제를 경구 복용하는 경우 면역억제 , 체중증가 , 골다공증 , 부신억제 , 위장관궤양 , 고관절의 비혈관성괴사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
홍 교수는 “ 고실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이 경구 복용과 비교하였을 때 비슷한 청력회복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고 강조한다 .
홍 교수는 지난 2009 년 돌발성난청 환자의 초기 치료로 고실내 스테로이드 치료법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시행했다 . 돌발성난청환자 총 63 명을 대상으로 전신스테로이드요법 (31 명 ) 과 고실내스테로이드 치료법 (32 명 ) 중 하나을 선택하여 일주일간 입원한 상태에서 투여했다 . 치료 3 개월 후 난청의 회복도를 측정한 결과 양 치료군의 청력회복의 차이가 없었다 . 이 연구결과는 미국이비인후과학회 공식학술지인 Ot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 에 게재되었다 .
홍석민 교수는 “ 돌발성난청의 원인이 현재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치료 방법도 다양하다 ” 며 “ 고실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이 전신스테로이드의 합병증이나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생각된다 ” 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