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수천억원 해외 차명계좌 포착…檢 “지금까지는 빙산에 일각”


[미디어원=구윤정 기자] 검찰이 CJ 그룹의 전현직 임원들 명의로 개설된 최소 200 억 원대의 해외 차명계좌가 존재한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 검찰은 홍콩의 스위스계 은행 등에 개설된 이 차명계좌의 실소유주가 이재현 CJ 그룹 회장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
CJ 그룹의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 2 부 ( 부장 윤대진 ) 는 21 일 " 법원에서 받은 압수 영장에 ‘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포탈 ‘ 혐의를 적시했다 " 고 밝혔다 . 검찰은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로 CJ 그룹 본사와 쌍림동 제일제당센터 , 전현직 임직원 자택을 압수수색해 재무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
검찰은 또 같은날 서울 중구 장충동 CJ 경영연구소도 압수수색했다 . CJ 그룹 총수 일가가 모여 사는 고급 주택가 한가운데 세워진 이 연구소는 그룹 전반의 경영 현황과 시장환경 , 향후 전략을 연구하는 ‘ 싱크탱크 ’ 역할을 하는 곳이다 .
이어 검찰은 CJ 그룹의 전 재무팀장 이모 씨의 자택도 함께 압수수색했다 . 이 씨는 2005 년부터 2 년간 이 회장의 차명자금을 관리하면서 230 억 원을 유용하고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자 살인을 청부한 혐의로 2008 년 기소됐다 . 결국 대법원은 작년 4 월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
이 씨는 2009 년 재판 과정에서 “( 이 회장을 대신해 ) 수천억 원대의 ( 차명 ) 자금을 관리했다 ” 고 주장했다 . 그러나 CJ 측은 2008 년 말 국세청 세무조사를 통해 차명 재산에 관한 세금 1700 억원을 자진 납부해 관련 의혹을 모두 정리했다고 주장해 왔다 .
하지만 검찰은 CJ 그룹이 이 회장의 차명 계좌를 정리하던 시점에 , 해외 비밀 계좌나 조세 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에 특수목적법인 (SPC) 을 세워 국내에 재투자하는 형식으로 비자금을 들여온 것으로 보고 있다 .
최근 금융정보분석원 (FIU) 도 CJ 그룹이 해외 법인과 위장 거래해 세금 탈루 작업을 거친 자금 70 억원을 다시 국내로 반입한 정황을 포착해 검찰에 통보했다 . 검찰 관계자는 " 지금까지 드러난 단서는 빙산의 일각 " 이라며 " 이 회장 일가가 개인 자산을 차명으로 운용하는 과정에서 조세 포탈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수사할 방침 " 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은 해외 페이퍼컴퍼니와 서미갤러리를 통한 ‘ 비자금 세탁 ‘ 이 이루어졌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 .
이와 함께 국세청이 이 회장의 차명 재산을 밝혀내 1700 억원에 이르는 세금을 부과해놓고도 수사기관에 형사고발 조치를 하지 않은 까닭에 대해서도 살펴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KBS 뉴스 관련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