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주간 설정으로 해외여행객만 더 늘어날 수도
– 국내여행 수요 분산 위해선 관광주간 조절 필요
정부가 침체된 고용 성장과 내수 소비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방안으로 국내관광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 이에 지난 3 일 국내관광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 국내관광 활성화 대책 ’ 이 발표되자 관광 전문가를 비롯한 업계 일각에선 그 실효성을 두고 탁상공론 논란에 휩싸였다 .
▲ 관광주간 봄 ⋅ 가을 단기방학 , 국내관광에 독인가 약인가
정부는 국내관광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함께 내수시장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목표다 . 하지만 이번 대책의 일선의 놓인 국내관광 여행업 종사들은 정부 대책이 국내관광 활성화 보다 해외관광 활성화에 더 큰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분석했다 .
관광 전문가들은 현 국내관광 시장의 위축이 저가 해외여행 상품의 붐에서 시작되었다고 지적한다 . 원가를 무시한 ‘ 초특가 ’ 또는 ‘ 최저가 ’ 의 저가 패키지 상품의 등장으로 국내 여행경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다 .
여행 수요자의 목적지 결정에 가장 큰 여향을 미치는 ‘ 시간과 가격 ’ 은 해외여행의 붐과 동시에 국내여행의 침체를 가져왔다 . 저가 해외여행 상품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국내관광이 단순히 관광주간 설정에 의한 시간적 할애가 주어진다고 쉽사리 활성화되기는 힘든 이유이다 .
실제 본지는 지난 11 일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 비슷한 가격대의 여행경비로 여행을 간다면 ’ 이란 주제로 설문조사 한 결과 , 조사 대상 700 명 중 88% 인 619 명이 저가패키지 여행상품을 선택해 국내관광을 선택한 78 명 11% 과 현격한 차이를 드러냈다 . 이외 저가패키지 여행은 가지 않겠다는 응답 등도 있었다 .
한 여행업 관계자는 “ 관광주간이 설정되고 초등학생들의 단기방학이 시행되면 징검다리 연휴나 추석 ⋅ 설 연휴를 이용하던 해외여행자들이 이 기간에 더욱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 며 “ 국내관광 최성수기인 관광주간은 해외여행에 비해서도 가격경쟁력이 많이 떨어진다 ” 고 말했다 .
그는 또 “ 한정된 국내 관광자원과 여행수요자를 대상으로 국내관광 활성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저가해외여행으로 몰리는 여행수요자들을 국내시장으로 돌리기 위한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 고 지적했다 .
지난해 10 월 중국은 자국민이 여행에서 겪는 쇼핑 피해를 막고 , 여행의 질적 개선을 비롯한 자국의 관광산업의 체질개선을 위해 ‘ 중국 여유법 ’ 을 발효시켰다 . 단기적으로는 관광산업에 ‘ 어닝 쇼크 ’ 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건전하고 정상적인 관광산업 육성은 물론 자국민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이다 .
그러나 현재 한국은 해외여행시장이 개방된 직후 시행되던 원가감사제도 마저 사라지고 , ‘ 땡처리 ’ 와 ‘ 최저가 ’ 등의 원가이하의 저가상품들이 한국관광산업 전반을 주도하며 산업 질서뿐 아니라 국민들의 권익까지 갉아 먹고 있는 실정이다 .
이에 관광산업 전문가들은 아무리 좋은 약도 허약한 체질에는 독이 된다며 먼저 한국관광산업에 팽배한 기득권의 비정상적인 행태와 그 행태로 빚어진 수많은 병폐를 냉정하고도 정확하게 개선시켜야 한다고 성토한다 .
또 정부가 발표한 이번 대책이 국내관광 활성화의 성과를 이끌기 위해선 ‘ 봄 ⋅ 가을 단기방학 ’ 과 ‘ 대체 휴일제 ’ 등의 연계가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국내관광으로 이어질 보안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 현 시장조차 파악 못한 ‘ 목적 ’ 없는 대책
우선 관광주간을 5 월과 9~10 월로 지정하여 각 11 일씩 초등학생 여행방학을 시행하고 여름성수기에만 몰리는 여행수요를 분산시키겠다는 의도다 .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 국민이 가장 많이 여행하는 시기를 관광주간으로 설정해 각종 할인을 비롯한 혜택을 제공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 ” 과 함께 “ 여행객이 가장 많은 5 월과 추석연휴 후가 여행 비수기인 만큼 9 월과 10 월을 관광주간으로 설정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 고 설명했다 .
그러나 국내관광 일선에 있는 관광업 종사자들은 말도 안 되는 탁상공론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 정부가 계획 중인 관광주간 5 월 1 일 ~11 일은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 , 주말 등 6 일이 공휴일로 관광주간 설정이 아니어도 많은 여행객들이 몰리고 있다며 여행객 분산의도와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
또 9 월 25 일 ~10 월 5 일은 추석연휴 뒤라도 매년 가을 단풍 여행객들이 몰리는 계절적 여행성수기로 숙박 및 항공교통 , 음식비가 일 년 중 가장 높은 시기임에 각종 할인이나 혜택이 여행객들에게 큰 의미가 되지 못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
국내관광 여행업 관계자는 “ 국내관광이 연중 내내 활성화를 이루기 위한 ‘ 여행수요 분산 ’ 이 정부의 의도라면 관광주간이 현 시장에 최성수기인 5 월과 9~10 월 맞춰져서는 안된다 ” 며 “ 오히려 4 월이나 6 월 , 11 월 비수기를 관광주간으로 설정하여 각종 할인 등의 혜택으로 여행수요를 불러일으켜야 한다 ” 고 말했다 .
이에 정부의 ‘ 여행수요 분산 ’ 이라는 대책 의도와는 달리 관광주간이 국내여행 최성수기인 5 월과 9~10 월에 설정될 계획임을 밝혀 ‘ 국내관광 활성화 대책 ’ 실효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