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간 강태공[3] 운악산편


경기도 포천~가평 운악산(935m 한국 100대명산 33위)
내가 운악산을 찾은 건 이번이 5번째이다. 고향을 찾지 못하는 아쉬움과 다소 오랜만에 찾는 경기의 소금강이라는 운악을 찾는 설렘이 교차하는 마음이었다.
금강산을 옮겨 놓은 듯한 형형색색 단풍의 가을, 눈 쌓인 운악 그리고 봄, 여름 찾지 않은 계절이 없었지만 여름과 가을의 중턱에 운악을 찾은 것은 처음이었다.
대부분 산행객들은 가평군 하면 하판리 두부마을에서 출발하여 되돌아 오는 원점회귀를 주로 한다. 이 경우 4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쉼을 오래 가지거나 겨울일 경우 5시간 내외로 생각하면 충분하다.

운악산은 한북정맥(광주산맥)상의 암산이다. 운악이란 의미는 날 선 기암괴석의 봉우리가 구름을 뚫고 솟아서 그 모습이 마치 상서로운 기운을 품은 한 떨기의 향기로운 꽃과 같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파주 감악산, 가평 화악산, 개풍 송악산, 서울 관악산과 함께 경기 5악 중의 하나로 5악중 경관이 제일 수려해 "경기의 소금강"으로 불린다.
이 번 산행에 찾은 코스는 원점회귀가 아닌 포천 화현면 화현리 운악산관광휴게소에서 가평군 하면 하판리 두부마을로 넘어오는 종주 코스를 택했다.
일반적인 원점회귀의 경우 동봉만을 보고 다른 봉우리가 없는 줄 알고 지나 치거나 아니면 멀리 있다는 생각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지나치기 일쑤다.
그러나 필자가 택한 코스는 서봉에서 동봉을 거쳐 능선을 타고 내려 오는 코스라 동봉과 서봉을 함께 오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운악산행의 코스는, 세가지 가평 쪽 두부마을에서 출발하는 원점회귀, 포천~동봉~서봉~절고개~두부마을, 포천~동봉~서봉~미륵바위~두부마을로 나눌 수 있다.


개인적으로 차를 가지고 간다면 당연히 원점회귀 코스를 택할 수 밖에 없지만 산악회를 통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간다면 마지막 종주코스를 권한다.
오르는 길은 원점회귀보다 다소 투박하다 난이도가 결코 만만하지 않다. 경기의 산이라고 만만히 볼 수 만은 없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번 필자의 산행에는 우연히 71세의 노인을 만나 끝까지 완주를 같이 했다.

산을 오르는 어른의 숨소리가 거칠고 걱정이 되어 혼자 두고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 어른의 인연이 여기서 끝이 아님을 다음 산행기에서 알 수가 있다.
운악산을 찾는다면 주위에 아침고요 수목원이 있고 또 운악산 인근 일대가 포도 재배로 유명하다. 싱싱한 포도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도 있고 겨울에는 제대로 만들어진 포도즙을 구입하기도 용이하다.
물론 두부마을에서 허기진 배를 채워 줄 갖가지 두부 음식점들이 즐비한 것도 운악을 찾는 산행객들에게 덤으로 오는 행운이다. 이 두부 마을 때문에 여러 번 운악산을 찾는 이도 많다고 하니 짐작이 가지 않는가!
운악산은 볼거리가 참 많은 산이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산이기도 하다 그러니 명산 30위에 등재 되었겠지만 말이다. 이 볼거리는 운악 8경으로 유명하다. 운악 8경에는 제1경 백년폭포, 제2경 다락터 오랑케소, 제3경 눈썹바위, 제4경 코끼리바위, 제5경 만경대 제6경 민영환 암각서, 제7경 큰골내치기, 암벽 제8경 노채 애기소와 남근바위 등 짧은 시간과 경기권에서 가볍게 갈 수 있는 산으로는 드물게 볼거리가 많다.
10월 말 경에는 단풍축제까지 열리니 꼭 한 번 가볼 것을 권한다. 운악의 자태에 푹 빠질 것이다.

♦ 산이 들려주는 한 마디 : 산은 부르지도 가라고 하지도 않는다.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는다. 묵묵히 지켜볼 뿐이다. 그렇듯이 우리의 인생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지만 늘 지켜보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 의상협찬 및 산행지도제공: 아웃도어 전문브랜드 (주)알피니스트 ALPINIST
♦ 운악산 산행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