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의 해외사업현황과 미래

(미디어원=정인태 기자) “ 여행사들의 부대사업 운영 현황 및 해외 네트워크 취재를 위해 총 15 개 여행사에 질문을 보내고 답을 구했다 . 결과적으로 딱 네 개 업체 ( 하나투어 , 모두투어 , 내일투어 , 여행박사 ) 만이 제대로 된 답안지를 작성해 보냈을 뿐 나머지 여행사는 답이 없었다 . 기존 해외지사라고 광고하던 네트워크는 랜드사를 통한 현지 연락사무소 수준이고 부대사업은 신사업을 추가하기 보다는 업체와 제휴를 맺거나 일회성 이벤트로 그쳤기 때문이다 . 고객들이 여행사를 불신하고 항공사와 호텔은 직판 영업에 열을 올리는 시대 , 여행사는 과연 상품 판매만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

▲ 웨딩 , 골프 , 유학 등 대형사 위주의 부대사업

A 여행사 영업팀 간부는 여행업 수익에 대해 “ 여행상품을 판매해서 얻을 수 있는 마진은 무조건 1,2 만원대로 내려갔다 . 좋게 말해 1 만원 이지 그 이하도 많다 . 헐값이라도 많이 판매하고 현지에서 옵션을 통해 충당하는 수밖에 없는데 저가 패키지에 대한 지나친 규제와 감시 때문에 옵션도 과거만큼 돌리지는 못한다 . 소비자들이 19 만 9 천원에 상품을 사놓고 쇼핑도 안하겠다 , 옵션도 안하겠다 , 뭐라 하면 한국 돌아가서 신고하겠다고 사진 찍는데 대놓고 강요하는 가이드가 어디 있겠나 . 많이 팔아도 손해고 안 팔면 더 손해가 나는 것이 지금의 시장이다 ” 고 지적했다 .

패키지 시장이 과거보다 크게 축소되면서 여행 기업들이 쉴 새 없이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추가하고 있다 . 매 월 신사업에 도전하고 타 업계와 제휴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여행사들의 소식은 수십 건에 달한다 . 그러나 그 사업에서 철수했음을 알리는 자료는 당연히 없다 .

부대사업이 늘어나는 이유는 손님이 몰리는 날짜에만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항공사나 호텔을 대신해 헐값에 자리를 파는 것만으로는 내 손 안에 남는 것이 현저히 부족한 탓이다 . 그러나 현 시장에서는 부대사업이나 해외시장에 적극적인 업체는 대기업으로 한정된다 . 중견사나 소형 업체들은 역시나 자본이나 규모면에서 시도 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

웨딩사업에 나선 하나투어

부대사업의 영역은 넓다 . 여행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호텔 , 문화 , 여행용품 등을 비롯해 여행업과 상관없을 것 같은 사업들도 결국 꼬리를 따라가면 여행업과 연관이 있다 . 대형사가 지금 보다 더 큰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혹은 여행업으로 부족한 재원이나 기업 확장을 도모하고자 또 다른 사업을 시도하는 것이다 . 특히 호텔업의 경우 도전이 활발하다 . 부동산 투자회사를 설립한 모두투어부터 해외지사를 활용해 수요를 충당하고 있는 하나투어 등이 서울 주요 도심에 비즈니스 호텔을 건설하고 있다 .

여행사들의 타 업종 진출은 앞에도 언급했지만 기본적으로 경영 환경 변화와 연관이 깊다 . 과거에는 한 시장 안에서 독점을 하고 우위를 차지하면 장기적으로 성공이 보장됐지만 지금의 현실은 다르다 . 한 시장에만 지나치게 집중하고 1 위 업체라는 달콤함에 취하면 금방 뒤쳐지고 만다 . 더 쉽게 풀어 말하면 과거에는 단숨에 승부를 보는 체스형으로 싸워야 했지만 최근에는 최대한 많이 옮기며 집을 지워야 하는 바둑이 기업과 경영자가 연구해야 할 모델이라는 말이다 .

모두투어리츠를 통해 호텔 사업 본격화에 나선 모두투어 .

여행업계 1 위 기업으로 승승장구하는 하나투어에게 항공권 티켓 판매와 온라인 유저들의 지지를 앞세워 비약적으로 성장한 인터파크투어의 거센 도전은 달라진 경영 환경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 물론 하나투어나 모두투어 등 기존 기업들의 BSP 발권실적을 본사로 한정짓고 있기에 수치상에서는 단정짓기 어렵지만 여행시장과 소비자 사이에서 인터파크투어가 일궈낸 성공과 브랜드 파워는 여행업에서 출발하지 않았지만 여행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인터파크의 도약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

▲ 해외 지사를 확장할 수 없는 이상한 구조

2000 년대 초중반 여행기업 규모가 성장하고 상장사가 늘어나면서 하나투어를 필두로 많은 여행사들이 해외지사 확장에 도전했다 . 연락사무소나 랜드사를 겸한 연락사무소가 아니라 국내 고객은 물론 로컬 수요까지 유치할 수 있는 현지사무소를 통해 네트워크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에서다 . 그러나 2008 년 미국발 금융 위기로 대부분의 지사들이 문을 닫았고 지금은 미주나 동남아 몇 곳의 지사만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

센터마크에 이어 지난 해 10 월에 개관한 하나투어의 티마크호텔 .

랜드사 한 소장은 해외지사 개척이 어려운 여행시장의 구조에 대해 “ 여행사들이 팀을 돌리고 현지에서 운영하려면 아무래도 랜드사를 통한 거래가 더 빠르지 않겠냐 ” 고 운을 뗐다 . 그는 이어 “ 현지 경험이 많은 전문가를 투입하는 것도 어렵고 사무소 법인 등록부터 임대까지 비용이 몇 배로 든다 . 비용이 든 만큼 매일 정기적으로 손님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라면 굳이 지사가 필요할까 ? 차라리 현지에 정통한 랜드사와 제휴를 맺거나 공항에 전담 데스크를 마련하는 것이 현명하다 ” 고 조언했다 .

환율 관리에 대한 지적도 있다 . 달러 , 엔화 , 유로화 등 화폐 가치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는 업계로서는 이 같은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도 해외지사를 운영할 만큼의 노하우와 위기 대응 매뉴얼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

▲ 여러 분야에 일가견 있는 제너럴리스트가 필요하다 .

대체로 여행사들은 부대사업을 통해 직접적인 수익까지 바라지 않는다 . 아직 시작 단계인 것도 이유지만 수익은 본업에서 창출하고 부대사업으로는 본업을 뒷받침하거나 또 다른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계단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

하나투어 측은 “ 부대사업들이 자체 수익을 창출하는 것 외에도 본업인 여행업과의 시너지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 이를테면 호텔사업은 하나투어의 해외인프라 역량과 함께 시너지를 내 인바운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다 . 문화 사업은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자체로 문화 콘텐츠가 되기도 하는 등 여행업 시너지 효과를 증폭시키거나 브랜드 이미지를 상승시키는 것을 원한다 ” 고 밝혔다 .

모두투어 측은 “ 여행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부대사업의 운영은 메인 비즈니스인 패키지여행 사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내외 투자 유치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각 사업 간 네트워크 연계를 통해 상호간의 도움도 줄 수 있다 ” 고 설명했다 .

올바른 부대사업 운영이나 해외 진출의 전략은 무엇일까 ? 단조롭지만 결국은 시대에 맞는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페셜리스트 (specialist) 는 자신의 전문 분야 한 가지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일컫는다 . 제너럴리스트 (generalist) 는 이와 반대다 . 여러 분야에 걸쳐 폭 넓은 지식을 가진 사람이다 .

지금까지 우리 여행사들이 여행업 한 분야만 쫓았다면 이제는 다각적인 사업을 펼칠 필요가 있다 . 복잡해진 기업 구조 , 늘어난 인원으로 인한 의사소통 불가능 , 넓어진 사업 영역 , 예측할 수 없는 시장 환경 등에서 살아남으려면 멀티로 진화해야 한다 .

상장여행법인 부대사업현황

▲ 하나투어는 부대사업으로 문화 ( 뮤지컬 ‘ 위키드 ’ 와 ‘ 오페라의 유령 ’ 등 내한공연 제작 투자 외 다양한 문화관광콘텐츠 기획 및 투자 , 생산 , 유통 ), 골프 , 호텔 ( 센터마크 , 티마크호텔 ), 웨딩 (H 웨딩 청담점 ), 출판 , 크루즈와 렌터카 , 여행용품 숍 , 교육사업 / 영어캠프 등을 운영하고 있다 . 기본적으로 여행과 관련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으며 사업 성격에 따라서 전담팀을 만들어 운영하거나 자회사로 별도 운영하기도 한다 . 팀 운영의 경우 전체적인 운영 시스템은 본사의 시스템을 적용하나 자회사는 자체 운영시스템을 갖고 운영한다 .

부대사업을 통해 얻는 수익은 아직 크지 않은 편이다 . 특히 골프와 웨딩 등 전담팀을 만들어 운영하는 사업들은 본업인 여행업의 수익에 함께 포함된다 . 또한 호텔사업 등은 아직 사업 초기 단계로 이제 수익을 내고 있는 시점이다 .

▲ 모두투어는 직접적으로 운영하는 부대사업은 없다 . 그러나 계열사를 통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 현재 모두투어가 운영하는 계열사는 모두투어인터내셔널 ( 인바운드 여행사업 ), 모두투어 H&D( 국내 호텔 예약 및 판매 , 캐라반 사업 진행 ), 크루즈인터내셔널 ( 크루즈 총판 사업 ), 모두관광개발 ( 호텔 위탁운영 ), 투어테인먼트 ( 연예 매니지먼트 , 광고대행업 , 프로덕션 , 이벤트 기획 외 ), 모두리츠 ( 부동산 투자 전문 뮤추얼 펀드 ) 등이다 .

각 부대사업 운영은 각 계열사를 통해 독립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본사와 계열사 간 또는 계열사와 계열사 간 상호 협력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 수익적 효과로는 계열사 간 차이는 있으나 매년 꾸준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 또한 국제회계기준 (IFPS) 에 의거해 대내외적으로 본사 및 계열사의 실적을 포함해 대외적으로 그룹의 실적 발표를 하고 관리하고 있다 . 때문에 계열사의 목표 및 사업 관리는 본사와 협업을 통해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 .

▲ 여행박사는 부대사업으로 임대업을 운영하고 있다 . 하지만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대구지사 사옥의 빈 공간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임대임으로 부대사업을 통한 수익적 효과 기대효과는 없으며 실적은 1% 미만에 불과하다 .

▲ 레드캡투어는 여행업 외에 렌터카 사업을 활발히 하고 있다 .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레드캡투어의 렌터카사업부 시장점유율은 3.4% 로 업계 5 위이며 B2B 비즈니스 여행분야는 업계 2 위의 안정적 입지를 확보 , 렌터카 사업부 외형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

▲ 롯데관광개발은 여행사업 외에도 개발사업 ( 부동산 개발 및 빌딩 관리 사업 ) 과 면세점 사업 ( 동화 면세점 ), 교육 사업 ( 미림학원 , 미림여자고등학교 , 미림여자정보고등학교 ) 을 하고 있다 .

상장법인 해외법인현황

▲ 내일투어는 해외지사를 운영하고 있지는 않지만 홍콩자유여행객의 편의를 돕고자 홍콩국제공항에 홍콩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 홍콩은 내일투어의 주력 목적지 중 한 곳으로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한 일환 중 하나이다 .

내일투어 홍콩센터는 홍콩국제공항 A 번 출국장 A-05 카운터에 위치한 전용 카운터로 시티투어 , 각종 입장권 , 공항 – 시내간 교통권 등을 할인 판매한다 . 한국 직원이 카운터에 상주하고 있기에 홍콩에 관련된 여행정보를 한국어로 안내를 받을 수 있고 홈페이지 (www.hongkongcenter.co.kr) 에서 사전예약 한 후 줄 서서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티켓을 교환할 수도 있다 . 호텔리무진버스 , 고속전철 (AEL) 등 교통패스뿐 아니라 디즈니랜드 , 오션파크 , 피크트램 , 마담투소 등 홍콩 주요 어트랙션 이용권 , 빅버스투어 등 현지투어 이용권 등을 판매 중이다 .

▲ 하나투어 해외지사는 10 개 법인 / 8 개 지점 / 2 개 연락사무소가 있고 이 중 별도 법인으로 운영중인 해외지사는 싱가포르 , 대만 , LA, 런던 , 호주 , 일본과 중국 등에 위치해 있다 . 하나투어 해외지사는 고객이 현지에서 받는 서비스를 관리하고 호텔사업을 통해 상품의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기본업무를 수행한다 .

이밖에도 하나투어만의 차별화된 핵심역량 강화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기반으로 현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글로벌비즈니스로 업무영역을 점차 확대해 가고 있다 . 올해는 말레이시아 법인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며 방콕 , 베트남 지역에는 영업이 불가능한 연락사무소가 설치돼 있다 .

▲ 모두투어는 중국 북경 (MODETOUR BEIJING) 일본 도쿄 (MODETOUR JAPAN) 영국 런던 (MODETOUR NETWORK UK Ltd.) 프랑스 파리 (MODETOUR FRANCO) 에 각각 해외지사를 운영 중이다 .

독립 법인 형태로 운영 되고 있으며 고객 서비스 강화와 현지 문제 발생 시 빠른 해결 등이 장점이다 . 또한 가이드 관리 , 쇼핑센터 관리 , 로컬 숍 및 식당 등 현지 업계와 긴밀한 호흡을 통해 매끄러운 투어 서비스를 기획 및 제공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