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두렴
한금산 동시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나무로 새집을 만들어 나무에 걸어놓고 산새가 날아와 집을 짓기를 기다렸다.
며칠 후 어치 한 쌍이 집 지을 재료를 물어 날랐다. 집을 반도 짓지 못했는데 어치 부부는 더 이상 집을 짓지 않았다. 아예 나타나지 않았다. 내가 관심을 가진 것이 어치에게는 위험 부담이 되었나보다.
산토끼가 밭 가운데까지 내려왔다. 소리 나지 않게 토끼의 움직임을 살폈다. 어쩌다 토끼의 눈과 마주쳤다. 나를 본 토끼는 울타리를 뛰어 넘어 산속으로 도망갔다.
그 때의 서운함을 생각하며 아직도 나를 믿어주지 못하는 그들을 탓하기보다 믿음을 주지 못한 내가 더 미워진다.
내 마음은 동심으로 돌아가 예쁜 글을 쓰고 싶지만 오히려 어린이는 내 마음을 못 믿어주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산새 어치와 산토끼가 나를 믿어주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어치와 산토끼가 나를 믿어줄 때까지, 동심에 감동을 주는 글을 쓰기 위해 나를 닦아가고 싶다.
덜 닦아진 글이지만 가까이 와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펴낸다.
― 한금산 , 머리말 <모두와 가까와졌으면> 중에서
– 차
례 –
머리말 | 조그만 세상과 큰 세상
제1부 그냥 두렴 서울 할머니는 왜 없어?
엄마한테 물어봐
앞니가 빠졌다
할머니의 교회
할머니 얘기는 외계인 얘기
문 바르던 날
멍청이 아빠
착한 아이
할머니가 쓴 시
그게 왜 거기 있지?
예쁜 짓
정말 아셨을까?
눈으로 먹는 엄마
빨래집게
울어도 박수 친다
어부바 차
비 맞으면 크는 놈들
토끼베개
그냥 두렴
제2부 눈으로만 웃는다 머리 깎던 날
다 알아
주사
바람 손
몸 밭
고구마
눈으로만 웃는다
삐질이
요정 다 잡았어
장갑
빨간 코
생각난다
암, 그럼
향기자석
하늘 나누어 갖기
봉숭아의 멀리뛰기
뛰어가는 비
인심 변했네
새집
제3부 꽃씨의 방학
별들이 쏟아지는
꽃씨의 방학
이름 좀 불러줘
강아지와 잠자리
눈 온 날
숨바꼭질
시끄러운 인사
뿌리를 내리려고
그림자
겨울이 온다
긴 의자
새만 하늘을 나나?
바람은 어디서 잠을 자나?
바람
맹꽁이
깊은 골
소금
그 때는 안 늙었었지
다행이다
산새 알
벌집 쑤셔놓고
서평 | 동시집 『그냥 두렴』을 읽고 _ 임교순
[2015.01.28 발행. 88쪽. 정가 5천원(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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