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싱크홀, 서울시내 도로 3곳 중 1곳이 ‘너덜너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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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원=김인철 기자) 지난 29 일에 서울 한복판인 신촌과 강남에서 도로지반이 갑자기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했다 .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 싱크홀 ( 땅꺼짐 ) 에 공동 ( 空洞 · 땅속 빈 공간 ), 포트홀 ( 아스팔트 파인 구멍 ) 등 처음 들어보는 단어가 등장하는가 하면 , 이런 현상이 곳곳에서 벌어지면서 밖으로 나가는 게 겁이 날 정도다 . 집안에 있어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

30 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관리도로의 노후화 정도를 알 수 있는 도로포장 상태지수 (2014 년 기준 SPI 지수 ) 에서 35.5% 가 ‘ 불량 ‘ 수준 (SPI 6.0 이하 ) 을 기록했다 . 매년 포장도로 정비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 노후도로 면적은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나머지도 우수 상태가 아닌 , ‘ 보통 ‘ 수준이다 .

서울은 전국 최고 수준의 교통량 등으로 인해 도로파손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적절한 정비에 어려움을 겪으며 노후 도로 면적이 감소하고 있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 시 관계자는 " 포장도로 관리에는 연평균 1000 억 원이 필요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인해 절반에 못 미치는 422 억 원 정도만 투입되면서 전체의 4.4% 에 불과한 1.6 ㎢ 정도씩만 정비되고 있다 " 고 말했다 .

서울시내 도로 3 곳 중 1 곳이 그야말로 ‘ 너덜너덜 ’ 한 상태다 . 또 시내의 교량 2.5 개 중 1 개는 건설한 지 30 년이 경과했으며 , 하수관 2 개 중 1 개도 30 년이 넘었다 . 지방의 시설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 대전은 최근 안전진단 결과 시내 폭 20m 이상 교량 , 터널 , 복개도로 , 지하차도 210 개 시설 중 43 개가 C 등급 판정을 받았고 , 지난 1970 년에 세워진 서대전육교에 대해서는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 부산도 연간 포트홀 발생 건수가 7000 여 건에 이르지만 , 임시 보수에 급급한 실정이다 .

경기도 역시 국도와 지방도 등에서 매년 3500 ∼ 5000 개의 포트홀 ( 아스팔트 패인 구멍 ) 이 발생하고 있지만 , 예산부족으로 유지보수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싱크홀도 2012 ∼ 2014 년 19 건이나 발생했다 . 충남도는 최근 5 년간 도내 지방도 및 군도를 대상으로 한 도로 굴착사업 306 건 1299 ㎞ 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 , 15 개소 3.1 ㎞ 구간에서 균열 등 싱크홀 가능성이 있는 곳을 확인해 보완조치를 하기로 했다 .

시는 이 같은 문제와 관련 , 국비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 시는 싱크홀 방지를 위한 노후 하수관 점검과 정비를 위해 예산 2300 억 원을 책정하고 시비를 제외한 예산 부족분 1000 억 원에 대한 국비지원을 요청했지만 100 억 원만 배정받은 상황이다 .

다른 지자체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실제 부산시의 경우 1 년 동안 보수 · 관리해야 하는 도로 면적이 1300 만 ㎡ 에 달하지만 10% 인 130 만 ㎡ 를 보수하는 데도 200 억 ∼ 220 억 원이 들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 경북 역시 5 개년 계획으로 예산을 편성해 보수 · 정비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빠듯한 재정으로 어려움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 전북이나 대구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우선 보수가 시급한 곳부터 임시방편으로 긴급 조치에 나서고 있다 .

전국 도시의 도로와 교량들이 낡아 언제 사고로 이어질지 모르고 , 상 · 하수도는 묻은 지 오래돼 녹슬어 터지면서 싱크홀이나 공동으로 연결되곤 해 국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

전문가들은 ‘ 도시회춘 ( 回春 )’ 프로젝트 실행도 필요하지만 , 이에 앞서 정확한 실태파악이 먼저라고 입을 모은다 . 이수곤 ( 토목공학 ) 서울시립대 교수는 " 대부분 싱크홀은 주변의 토목공사 부실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데도 이를 교차 점검하는 시스템이 없는 게 문제 " 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