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록의 산 빛이 아름다운 봄날에 만나는 산막이 옛길은 천혜의 자연경관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산길 물길 따라 가는 길에서 마주한 이인순 시인의 ‘산막이 옛길’의 시를 읽으니 이미 몸은 훨훨 날아 절반은 다녀온 느낌이다.
산막이 옛길
사오랭이 지나
괴강물은
물 빛 산 그림자로 흔들린다
배암 같은 다래 덩굴들
산허리를 감고 돌아
어디로 가는가
어슬렁 어슬렁 호랑이 발자욱
물 마시러 내려온 토끼 노루
다래 순 베어 물고
괴강물 따라
빙글 빙글 돌고 돌다
어지러워
산막이 옛길 토해낸다.
충북의 대표적 둘레길인 괴산군 칠성면의 산막이 옛길에서 여우를 기다리는 숲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여우를 만나는 행복을 위해 군자산과 괴산호는 자연의 멋진 풍광을 드러낸다.
산막이 옛길은 ‘2014 문회체육관광부 사진 찍기 좋은 명산’으로 선정되었다. 이제 산막이 옛길의 명소를 찾아 ‘산자수명’의 풍경을 담는다. 차돌바위 나루에서 70인승의 비학봉 3호에 몸을 싣고 산막이 나루까지 가는 뱃길은 산과 호수가 어우러져 비경이다.
산막이 옛길은 산과 호수를 함께 할 수 있어 연인의 데이트 코스, 가족이 함께 하는 행복한 길, 친구들이 우정을 나누는 명품 둘레길로 아름다운 풍광을 따라가는 멋진 추억의 길이 될 것이다.
비학봉의 배에서 산과 호수는 하나가 되고 연둣빛 일렁이는 호수는 자연과 하나가 되어 봄을 선사한다. 군자산이 손을 흔들고 가깝게 느껴지는 괴산호와 하나가 되어 반영의 아름다운 봄을 그저 저만치 있던 봄이 어느덧 가까이 가슴으로 다가온다.
차돌 나루를 지나 산막이 나루에 도착한 비학봉 3호에서 내려 아름다운 풍경의 산막이 길로 어느덧 걸음이 옮겨간다. 이제 봄의 연초록 향연이 시작된 산막이 옛길을 조심스레 걸어본다.
산은 아름답다. 산길은 그저 걸음을 옮길 뿐 자연은 숲길은 온통 연초록이다. 그만큼 군자산이 깊다는 증거다. 산이 깊으니 괴산 호수도 맑다.
첩첩이 놓인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막혀 있다는 뜻을 지닌 ‘산막이’라는 지명도 산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이름이다. 산으로 막힌 마을, 산막이 마을은 달천을 가로질러 건너야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오지 중 오지였다.
산에서 채취한 버섯, 나물, 약초 등을 강 건너 괴산읍내 장에 내다 파는 것이 유일한 외출이었다. 하지만 댐이 건설되면서 물길마저 사라졌고, 마을은 더욱더 오지가 되었다.
그래서 태어난 길이 지금의 산막이 옛길이다. 걷다 발을 헛디디면 호수에 빠져 죽게 되는 벼랑이 버티고 서 있는 굽이굽이 위태로운 길은 그렇게 만들어져서 이제 우리 앞에 축복의 선물처럼 놓였다.
세상과 단절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살아가기 위해 만든 길에서 여우도 만나고 호랑이도 만나며 옛 정취를 느낀다. 산막이 옛길은 충북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 마을에서 산막이 마을을 이어주던 10리 길이다. 4km에 걸친 옛길에서 지금은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쉬엄쉬엄 쉬어가는 길이 되었다.
이 길은 새로 만든 길이 아니라 옛길 위에 나무 덱으로 전망대도 만들고 이야기가 있는 아름다운 길이 되었다. 산막이 옛길이 오지를 벗어나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것은 행복이다.
군자산 자락을 괴산 호수를 따라 굽이굽이 이어진 아름다운 길에서 자연의 풍경을 만나고 내리막길과 오르막길이 반 복되는 산행은 자연이 주는 힐링의 보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