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원 = 구윤정 기자 )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공포가 국내 내수산업 전반의 침체로 이어지는 ‘ 나비효과 ’ 가 우려되고 있다 . 메르스 감염과 직접 관련된 관광 · 레저업 주가가 추락하는 등 한국 경제의 회복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산업생산이 올해 3 월부터 두 달 연속 줄어들고 , 수출 감소폭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메르스에 따른 내수 침체 우려가 경기 회복과 둔화의 갈림길에 서 있는 한국 경제 전반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기획재정부는 아직은 별도 대책을 마련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
메르스 확산이 내수에 미칠 수 있는 충격파의 전조는 1 일 주식시장에 뚜렷이 나타났다 .
중동을 제외하면 한국에서 메르스가 가장 많이 발생한데다 국내 환자가 홍콩과 중국으로 이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여행 · 레저 관련주가 타격을 받았다 . 내국인들이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경향이 생길 수 있고 , 중국인 관광객들의 입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GKL 주가는 4.58% 하락했다 . 파라다이스는 0.81% 하락 마감했지만 장중 4.89% 까지 떨어졌다 .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도 상승으로 마감했지만 장 초반에는 8.98%, 7.34% 까지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을 보였다 . 롯데관광개발은 4.83% 내렸다 . 주가는 미래에 발생할 영향이 먼저 반영된다는 점에서 향후 메르스 확산이 진정세에 접어든다면 그 영향은 최소화 할 수 있지만 , 현재 메르스 환자가 25 명으로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고 , 2 명의 사망자에 이어 가장 우려했던 결과인 3 차 감염자까지 발생한 상황이라 앞으로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
한편 이날 주형환 기획재정부 1 차관은 인천 송도에서 열린 행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 메르스 때문에 소비가 위축되지 않아야 한다 " 며 " 확산을 빨리 막아야 한다 " 고 말했다 .
메르스가 내수와 관광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한국 경제의 한 축인 수출까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산업통상자원부는 "5 월 수출액이 423 억 9 천 200 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0.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 고 1 일 발표했다 . 월간 수출액 감소율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직후인 2009 년 8 월 (-20.9%) 이후 근 6 년 만에 최대치다 .
수출액은 앞서 전년 대비 올해 1 월 0.9%, 2 월 3.3%, 3 월 4.3%, 4 월 8.0%, 5 월 10% 등 갈수록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 수출이 이처럼 계속해서 악화하면 올해 3% 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
이에 한국은행 등 주요 예측기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3% 대 초반대로 하향 조정했다 .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 (KDI) 은 5 월 20 일 올해 성장률을 기존의 3.5% 에서 3.0% 로 0.5% 포인트 낮췄다 .
KDI 는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면서 " 정부의 구조개혁 정책이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하거나 , 통화 · 재정정책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다면 성장률이 2% 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 " 고 경고했다 .
정부는 이에 따라 이달 중으로 수출 동향과 구조 변화를 면밀하게 점검해 규제 완화 , ‘ 차세대 수출챔피언 ’ 품목 발굴과 지원 , 업종별 수출지원 등 종합적인 수출 지원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
유통업계와 관광업계의 긴장감은 극대화되고 있다 .
백화점들은 당장은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매출 영향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 향후 확산 가능성 등 사태를 주시하며 위생 관리에 더욱 신경을 쏟고 있다 . 외국인 관광객의 매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면세점 역시 메르스 사태로 국내 입국자가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
면세점 업계에선 특히 ‘ 유커 ’( 遊客 · 중국인 관광객 ) 의 입국 동향이 최대 관심사다 . 최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이 홍콩을 거쳐 중국으로 입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화권에서도 메르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
정부는 아직 본격적 대책 마련에는 나설 단계가 아니라고 판단하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주형환 차관은 이날 ‘ 메르스 확산에 따른 별도의 경기대책이 있느냐 ’ 는 기자들의 질문에 " 아직까지 그런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 며 " 관련 부처가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 고 말했다 .
정부는 메르스 발생에 따른 국내 관광산업 영향을 살피고 대응하기 위해 점검반을 구성해놓은 상태다 .
특히 문화체육관광부는 5 월 29 일부터 한국관광공사 , 한국여행업협회가 참여하는 ‘ 방한 관광시장 상황 점검반 ’ 을 가동 중이다 . 문체부는 매일 한국관광공사 31 개 해외지사를 통해 현지 언론보도를 분석하는 등 방한 관광객의 변화 추이를 점검해 특이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