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신플랫폼 서비스, 당초 취지 벗어나 경쟁력 잃어

( 미디어원 = 정현철 기자 ) 여행업계의 신 비즈니스모델로 주목을 끌었던 신플랫폼 서비스가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다 . 플랫폼이라는 이름만 있을 뿐 실상은 일반 여행사와 별 다를 바 없는 상품 구성으로 경쟁력을 잃고 여행객들에 외면 받고 있는 것 .

여행 플랫폼 업체는 여행자와 여행 상품 판매자를 연결시켜주는 중간 역할을 담당한다 . 특정 지역이나 업체 대신 항공이나 호텔을 제외한 세계 각국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여행 단품들 , 예컨대 교통패스 , 어트랙션 입장권과 현지투어 등을 여행자에게 소개시켜주고 계약 대행을 맡는다 .

즉 여행 플랫폼이 지향하는 바는 전 세계 여행상품의 오픈마켓이 되는 것 . 플랫폼 업체에 따라 랜드 상품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국내 시장에 알려지지 않았거나 신뢰할 수 있는 현지 업체들의 상품을 주로 판매하는 것이 목적이다 . 이들의 주 수익모델은 소비자와 판매자 간 알선과 판매 대행 수수료에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을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구비하는 것이 관건이다 .

플랫폼 업체들의 주된 업무는 여행사 OP 업무와는 차별된다 . 상품 경쟁력을 위해 단독계약이나 블록 , 데파짓 ( 예약금 ) 형태로 현지와 계약을 맺고 업체를 수배하는 여행사 OP 와는 달리 현지 네트워크 확보에 주력한다 .

여행사는 현지 업체와의 네트워크 구축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구조다 . 현지와 유대관계를 잘 형성할 수록 가격 이점이 높아지기 때문 . 플랫폼 업체들 또한 수수료 부문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현지와 유대관계를 맺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한 업체가 아닌 현지 내 다양한 업체와의 교류가 더욱 중요하다 .

이는 플랫폼 업체의 경쟁력이 가격이 아닌 차별화되고 다채로운 상품 구성에 있기 때문이다 . 때문에 당장에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우선은 개별여행자들의 취향이 될 법한 , 그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상품들을 소위 긁어모아야 한다 . 이러한 특성 탓에 업계에선 플랫폼 업체들은 발로 뛰는 비즈니스맨이고 여행사 OP 는 세일즈맨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한다 .

FIT 여행시장이 지속 확대되면서 블루오션인 플랫폼 업계로 뛰어드는 신규 업체들의 진입이 잦다 . 문제는 여행 플랫폼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나 정보 없이 무턱대고 사업에 뛰어들며 시장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는 몇몇 업체다 . 일부 업체들은 ‘ 플랫폼 = 단품판매 ’ 라고 치부할 정도 . 신규업체들의 사업모델 인지부족으로 플랫폼 업계 자체가 퇴색되고 있다 .

일례로 얼마전 신규진입한 A 업체는 무리한 자본투자로 부실 경영이 우려되고 있다는 소문이다 . 일반 여행사처럼 현지와의 계약을 맺은 것 . 동남아 현지 어트랙션 업체와 입장권 판매 계약을 맺는 조건으로 500 장에 대한 선금을 지불했는데 , 문제는 이 업체가 데파짓 계약을 맺는 현지 업체가 한두 곳이 아니다 보니 자본금 대부분이 데파짓 지불로 들어가고 있다 .

무리한 자본투자 외에도 무분별하게 상품을 올려놓는 경우도 허다하다 . 여행자가 해당 상품을 구매하려 했으나 현지 사정으로 판매를 취소한다거나 검증되지 않는 현지 업체의 상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

특히 현지와의 네트워크 확보에 어려움을 느끼는 신규 업체들은 현지에서 활동 중인 한인 랜드 상품을 주로 올리면서 상품의 경쟁력도 약화됐다 . 때문에 저가경쟁으로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는 부작용이 초래되고 있다 .

이밖에도 플랫폼 업체들은 여행사와 다르다는 이유로 현지에서 여행자가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 없다는 문구를 게재하거나 관련 응대조차 하지 않는것으로 드러났다 .

한 선도 플랫폼 업체 대표는 “ 플랫폼 사업의 경쟁력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재미있고 희소성이 높으며 한국시장에서 본 적 없는 여행단품을 많이 보유하고 노출시켜 판매로 이어질 수 있게끔 하는 것 ” 이라며 “ 상품 판매 및 알선에 있어서 현지 여행사에 대한 신뢰도가 우선시 돼야 한다 . 일부 업체들은 자신들은 제 3 자로 치부하고 있는데 이는 플랫폼 업체들의 설 자리를 잃게 만드는 꼴 ” 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