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자 7명 중 1명은 최저임금도 못받아…노동시장 양극화 심각

( 미디어원 = 박예슬 기자 ) 최근 최저임금 1 만원 인상 논란이 벌어진 가운데 한국이 전체 노동자 가운데 15% 가량은 최저임금 또는 이에 못 미치는 돈을 받고 일하는 것으로 나타나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노동자 7 명중 1 명 꼴로 최저임금 이하를 받고 있는 것이다 .

이는 주요 20 개국 평균의 2.7 배 , 이웃나라인 일본의 7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

한국에서 대기업 노동자들의 임금은 국제적으로 낮지 않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서 이런 현상은 노동자간 임금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으로 보여진다 .

◇ 한국 최저임금 이하로 받는 노동자 14.7% … 20 개국 중 최고

3 일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의 ‘ 고용 전망 2015′(OECD Employment Outlook 2015) 보고서에 따르면 회원국 20 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 최저 임금 또는 그 이하 소득의 노동자 비율은 평균 5.5% 다 .

한국의 최저임금 또는 그 이하 노동자 비율은 14.7%(2013 년 기준 ) 로 조사대상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

미국의 이 비중은 4.3%, 캐나다는 6.7% 다 .

시간제 노동이 발달한 일본에서는 최저임금 이하 소득의 노동자가 전체의 2% 에 불과했다 .

최저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뉴질랜드에서도 이 같은 노동자 비중은 2.5% 에 그쳤다 .

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과 사정이 비슷한 국가는 발트해 3 국 중 하나인 라트비아다 .

라트비아의 최저임금 이하 노동자 비중은 14.2%(2010 년 기준 ) 로 한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

이외에도 2010 년 기준으로 룩셈부르크 (12.3%), 네덜란드 (9%), 영국 (8.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

◇ 최저임금 이하 비중 왜 차이날까 … 국가별로 준법 수준 달라

국가별로 최저임금 수준을 정해 시행하고 있지만 적용 범위와 준법 정도가 달라 최저임금 이하 돈을 받는 노동자 비율이 천차만별이다 .

특히 법 제도가 취약한 개발도상국의 경우 최저임금법이 유명무실한 경우가 많다 .

인도네시아에서는 49%, 터키는 50%, 남아프리카공화국은 53% 의 비율로 최저임금법을 지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

최저임금이 전체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 이행률이 떨어지는 것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 벨기에의 경우 최저임금이 정규직 임금 중간값 ( 중위임금 ) 의 50% 이상인데도 최저임금 이하를 받는 노동자는 전체의 0.3% 에 불과했다 .

OECD 는 보고서를 통해 " 일본과 한국의 정규직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비슷하지만 최저임금 이하의 돈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의 비중은 현저히 다르다 " 고 설명했다 .

이 통계는 각국 2013 년 조사 결과와 2010 년 유럽연합 (EU) 의 조사를 비교한 것으로 EU 국가의 경우 최저임금의 105% 미만을 받는 노동자를 조사하되 10 인 이하 사업장은 조사 대상에 넣지 않았다 . 설문조사의 특성상 각국의 자체 조사 결과에 최저임금 이하 노동자가 포함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OECD 는 덧붙였다 .

◇ 각국서 " 최저임금 올려달라 " 목소리 … 美 · 英 서도 주요 이슈로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

미국에서는 패스트푸드 종업원 등을 중심으로 2012 년부터 연방 최저임금을 시간당 7.25 달러 (8 천 482 원 ) 에서 15 달러 (1 만 7 천 550 원 ) 로 인상하라는 시위가 벌어졌다 .

이후 시애틀 , 샌프란시스코 , 로스앤젤레스 등 대도시들이 인상에 동참했고 가장 최근에는 뉴욕주 ( 州 ) 가 이를 도입기로 했다 .

영국 정부는 이달 초 25 세 이상 근로자의 생활임금을 시간당 7.7 파운드 (1 만 2 천 590 원 ) 에 맞추고 2020 년까지 9 파운드 (1 만 5 천 740 원 ) 까지 올리겠다고 밝혔다 .

생활임금은 물가를 반영해 근로자와 그 가족이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수준의 임금으로 현행 최저임금인 시간당 6.5 파운드 (1 만 1 천 360 원 ) 보다 높다 .

일본은 4 년 연속 최저임금을 인상해 올해 가을부터 최소 시급 798 엔 (7 천 500 원 ) 을 지급할 예정이다 .

한국에서는 노동계를 중심으로 최저임금을 1 만원까지 올리라는 요구가 이어졌으며 , 정부는 지난 14 일 고시를 통해 내년 최저임금을 6 천 30 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