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 ‘쥐와의 전쟁’ 전용 신고번호까지…

미국 뉴욕시 ‘쥐와의 전쟁’ 전용 신고번호까지…
(아시아엔=편집국) 미국 뉴욕시가 해마다 늘어나는 쥐 때문에 311 전용신고번호까지 두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에는 이 번호로 신고된 건수가 지난 2년 평균인 2만4000건을 벌써 넘었을 만큼 쥐와의 전쟁이 이제는 ‘쥐 위기'(rat crisis)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어디서나 출몰하는 쥐들 때문에 지친 뉴욕 시민들은 쥐만 보면 경악을 하면서도 한 편에서는 최근 유튜브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동영상에서 제 몸보다 커다란 치즈조각을 끌고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고 있는 ‘피자 쥐’의 모습에 감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쥐 세상’으로 변해가는 뉴욕시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은 쥐가 많이 출몰하는 지역의 주민들이다.
맨해튼 어퍼 웨스트 사이드에 사는 노라 프렌티스는 근처 공원에 200여마리의 쥐 떼들이 몰려살고 있어 수없이 시 당국에 신고전화를 해야했다.
"마치 쥐 떼의 ‘버닝 맨’축제 같이 쥐들이 잔디밭에 놓인 의자마다 앉아서 사람을 기다린다. 이 쥐들의 별장지대에 시 당국이 무슨 대책을 세울수 있는지 모르겠다. 끔찍하다"고 그는 말했다.
이 곳을 피해다니다 못해 신고전화를 하면 시 관리의 답변은 한결같이 " 그 문제에 대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그녀는 불평했다.
뉴욕시 감사원장 스캇 스트링거는 지난 2년간 시 보건국 공무원들에게 쥐 피해 신고에 더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을 질타해왔다. 특히 지하철을 담당하는 도시교통국이 정기적인 청소를 게을리 함으로써 쥐떼들의 번성을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어떤 쥐들은 두발로 서서 걷는 것도 보았다. 당장이라도 ‘안녕하세요, 감사원장님’하고 인사라도 할 것 같다. 당당하게 이웃에 집이라도 사서 이사온 것처럼 시내를 누비면서 살고 있다"고 그는 개탄했다.
뉴욕 쥐의 개체 수는 통상 840만명의 시민 1명당 한마리 꼴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 컬럼비아대 박사과정의 한 대학원생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실제로는 200만 마리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시 공무원들은 쥐의 수를 정확히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 쥐가 나타났다거나 쥐떼로 인한 피해를 신고하는 전화가 가파르게 늘어난 것은 지난 겨울의 폭설로 시내 도로변의 쓰레기가 제대로 치워지지 못해 쥐가 크게 번식한데다 311전용 번호로 신고가 쉬워졌기 때문이라고 시 보건과의 쥐 전문가 캐럴라인 브래그던 팀장은 말하고 있다.
그의 팀은 도로변의 쥐 개체수를 종합해서 ‘쥐 지수’ 통계치까지 마련하고 문제의 빌딩들 10여채를 매달 감시하고 있다. 처음에는 10여명이 시작했으나 이제는 50여명의 거대 팀이 되었고 쥐 박멸 예산도 이제는 300만 달러에 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