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기차타고 떠나는 가족여행, 간이역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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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 년 옛모습 그대로, 화본역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화본역을 뽑겠다 . 서울 청량리역에서 경주역을 잇는 중앙선 열차가 지나는 화본역은 ‘ 네티즌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 ’ 으로 선정됐을 정도로 역사와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조성이 잘 되어 있다 . 게다가 2011 년 ‘ 화본역 그린스테이션 사업 ’ 의 일환으로 1936 년 당시 모습을 그대로 살려 복원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
현재는 하루 상행 3 번 하행 3 번 총 6 번의 기차가 서는 간이역에 불과하지만 , 과거 2 일 , 7 일 영천장이 서는 날이면 기차 안이 와글와글 했을 정도로 이용객이 많았다고 한다 .
화본역이 있는 ‘ 화본마을 ’ 은 KBS 예능 프로그램 ‘1 박 2 일 ’ 에 등장해 인기 관광지로 주목받았다 . 마을에는 철도 관사를 개조한 숙소도 있으니 그야 말로 1 박 2 일 코스로 가볼만하다 .
2006 년 간이역 시비가 세워졌으며 철도문화재로도 지정됐고 , 행정자치부의 ‘2014 우수마을기업 경진대회 ’ 에서 전국 1258 개의 마을기업 가운데 최우수 마을기업으로 선정됐다 .

증기기관차의 흔적 , 급수탑
개찰구와 철로를 가로질러 들어가면 안쪽 부지에 급수탑을 중심으로 작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 여기에 동화 ‘ 라푼젤 ’ 에 나오는 탑을 연상케 하는 높이 25 미터의 급수탑이 있다 . 외벽 담쟁이 넝쿨이 화본역과 함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
이 탑은 1930 년에 지어져 1899 년부터 1967 년까지 증기기관차의 급수를 담당해 온 장치로 ,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 볼 수는 있다 . 내부에는 두 종류의 파이프관과 환기구가 그대로 남아 있으며 , 내부 벽면에 ‘ 석탄 정돈 , 석탄 절약 ’ 이라는 문구가 아이들의 낙서 사이로 생생하게 남아 있어 당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
잠시 쉬었다 가자 , 레일카페
역사 왼편에는 실제 객차를 개조해 만든 레일카페가 있다 . 열차 내부를 그대로 재현해 놓아 기차 여행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카페와 , 안마의자를 갖춘 휴게실 , 홍보영상이나 영화가 상영되는 소극장 , 군위의 특산물을 진열해 놓고 있는 특산물전시장이 함께 마련되어 있다 . 주말에만 운영된다 .

삼국유사를 벽화로 만나다 , 화본마을
역 주변 화본마을에서는 골목골목 담벼락마다 벽화를 만날 수 있다 . 군위가 < 삼국유사 > 의 마을인 만큼 , 벽화의 소재도 대부분 < 삼국유사 > 에 나오는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 곳곳에 보이는 허수아비 캐릭터의 소박한 모습도 재미있다 . 마을회관 앞에는 3 천여 년 전 청동기 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고인돌이 민가의 담장을 뚫고 서 있다 . 이 마을에는 이곳 말고 두 곳의 고인돌이 더 있으니 보물찾기 하듯 고인돌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

화본 마을을 하루 만에 떠나기 아쉽다면 , 옛 철도 관사를 개조한 숙소에 머물러 보자 . 1936 년 일본인이 지은 ‘ 철도관사 ’ 는 바닥이 다다미로 되어 있는 전형적인 일본식 가옥이라 독특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 두 채의 건물에는 30 여명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며 , 냉난방도 잘 되는 편이라 인기가 많다 .
지금은 폐교가 된 신성중학교를 활용해 60, 70 년대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체험학교 ‘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 ’ 도 둘러볼 만하다 . 교실의 난로와 책상 , 골목길 , 극장 등 그때 그 시절의 다양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아 추억 여행을 떠날 수 있게 한다 . 풀과 나무 등 자연환경 속에서 어린이들이 소 , 닭 등 동물을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체험의 장인 주말 숲속 유치원도 아이들에게 인기다 .
화본역 정보
주소 군위군 산성면 산성가음로 711-9
전화번호 054-382-7788
입장료 500 원 ( 역 내부 , 선로 )






글 사진: 박예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