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초 여성 확인정비사 ‘홍진’ 인터뷰
안녕하세요 ,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십니까 이스타항공 인천 운항정비팀 소속 인천공항에서 항공기 정비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3 년차 정비사 홍진입니다 . 이런 인터뷰는 처음이라 쑥스럽네요 .
홍진님은 국내 최초 여성 확인정비사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확인정비사란 무엇이며 , 다른 항공 정비사와 어떻게 다른가요 ?
확인 정비사는 항공기가 공항에 도착한 후 지상에서 행하여진 모든 작업에 대하여 확인하고 책임을 지는 정비사입니다 . 또한 항공기가 안전한 비행을 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항공기를 케어하는 역할을 합니다 . 캐빈에서는 사무장 , 운항에서는 기장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보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 비확인정비사로서 근무 경력과 해당 항공기에 대한 기종한정 자격을 갖추어야 하며 공장정비사 혹은 객실정비사와는 별개로 현장에서 정비하는 정비사에게만 해당되는 부분입니다 .
타사에도 여성정비사는 많이 계시지만 , LCC 여성정비사로는 제가 첫 입사로 알고 있습니다 . 또 비행기를 받고 띄우는 현장정비사는 남성 정비사분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여자 현장정비사라는 선례가 없어서 제가 최초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
아직까지 정비사는 남자의 직업이라는 의식이 더러 있는 듯 한데 항공정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현재는 많은 여성분들이 성별과는 무관하게 다양한 직업군에 종사하고 계시지만 부서의 헤드에서 진두지휘를 하시는 분들은 남성의 비율이 확연히 많다고 보여 집니다 . 저는 경영학을 전공했고 그에 맞춰 금융계열 회사로 입사를 하였습니다 . 하지만 제 적성에 어울리지 않았는지 단조로운 사무직 일은 많은 스트레스를 동반과 동시에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갖기가 어려웠습니다 . 그러던 중 현재 타 항공사 운항 승무원으로 재직 중인 남동생의 조언으로 항공정비사에 대한 정보를 얻고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 당시에는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야 한다는 걱정이 있었지만 부모님의 격려와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호기심으로 2 년에 걸쳐 정비사 면장을 취득하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이스타항공 여자 현장 정비사로서 근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현장에서의 일은 저의 적성과 잘 맞고 일에 대한 성취감도 높아서 현재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
국내 항공정비사 중 여성의 비율이 많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요 , 이스타항공에는 총 몇 명의 여성 정비사분들이 계신가요 ? 또 여성 정비사로서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
사무실에서 내근하고 있는 여성 정비사님들까지 포함하면 생각하시는 것보다 인원이 많지만 실제 현장에서 비행기에 직접적인 정비를 하는 여직원들은 저를 포함하여 4 명입니다 . 타 항공사들에 비해 확연히 많은 여자 정비사들이 배치되어 근무를 하고 있는데 737 기종 특성상 좀 더 세밀하고 한정된 공간 내 작업에 있어서는 편리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간혹 여자 정비사가 생소하신 분들은 기판 직원 또는 케이터링 직원으로 오해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객실 승무원 분들께서도 기내 불편사항을 좀 더 편하게 전달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
정비사가 알아서 결함을 찾아내서 정비하는 경우도 있지만 운항 , 객실 승무원 분들은 직접 비행기에 탑승 후에 느끼신 기내 불편사항을 전달해주시는데 , 아무래도 좀 더 편하게 전달해주시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
항공기 정비는 대부분 해당되는 장비를 이용하기 때문에 여자로서 불편한 점은 크게 없는 것 같습니다 .
이스타항공은 29 만시간 무사고라는 안전운항 기록을 가지고 있는데요 ! 이스타항공의 정비술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
제가 느끼는 이스타항공 정비본부는 타 부서 간에 가족적인 분위기로 항상 화기애애하며 예상치 못한 irregular 상황 발생 시에도 문책보다는 먼저 해소 방법을 찾기 위해 다방면에서 도움을 주고받습니다 . 직장 내에서 어쩔수 없이 만들어지는 상하관계 속에서도 서로를 존중하고 작은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수용하고자 하는 모습에서 만들어지는 유연한 분위기가 안전정비의 비결이 되어 29 만시간 무사고라는 기록을 달성하게 된 것 같습니다 .
정비를 말끔히 마친 비행기를 이륙시킬 때 정말 뿌듯할 것 같은데요 , 정비사 업무의 매력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또 힘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주변의 많은 도움으로 인해 매우 만족스러운 정비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 특히 입사 동기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 일단 정비는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이 많지 않은데 같은 반 팀원들과 합을 맞추며 일하고 그 작업으로 하여금 결함을 해소하는 것으로 만족감을 느낍니다 . 또한 같은 일을 반복함으로써 선임자들의 노하우도 전수 받으며 저만의 방법을 셋업하는 등 하루하루 발전해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정비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시간에 쫓겨서 때로는 짓꿎은 날씨에 힘들 때도 있는데요 , 비나 눈이 오면 현장 정비를 할 때는 우산을 쓸 수 없어서 우의를 입고 정비를 하고 , 한 겨울에는 손이 얼어서 정비할 때 손가락을 많이 움직이다 보니까 조금 아플 때도 있어요 . 저는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은 아니라 그나마 여름은 괜찮습니다 . 하하 .
정비사가 된 지금에도 업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계신 부분이 있나요 ?
그냥 잘 먹고 잘 자는 것으로 체력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 시간이 되면 운동을 해서 체력 유지를 해보려고 하지만 생각처럼 실천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선배정비사분들께서는 체력관리를 위해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지만 저는 아직 그럴 여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 그렇지만 취미생활을 통해서 스트레스도 풀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매사 행동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정비 매뉴얼 같은 경우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되고 새로운 결함 해소 방법이나 좀 더 안전한 운항을 위해 FAA 에서 발행하는 AD, SB 수행부분에 대한 업데이트가 있어 항상 관심을 가지려고 하고 있으며 , 휴일이나 차량 이동 시 태블릿 PC 의 메뉴얼을 활용하고 메케니즘적인 부분에 대한 학문적 궁금증 해소를 위해 현재는 대학원 공부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
정비를 하다 보면 여러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아요 ,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
항공기도 기계이다 보니 가끔 생각지도 못하는 결함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특히 손님 보딩 후 발생하는 결함에 대해서는 정비사의 판단으로 많은 부서가 움직여야하기 때문에 최대한 항공기 정시 운항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려고 합니다 . 확인정비사가 된지 오래되지 않아 아직 칵핏 콜이나 램프 리턴 등의 상황을 겪어보지 못했지만 다른 정비사님들의 케이스를 공유하며 상황에 대해 이해하고 상황대처에 대해 공부하곤 합니다 . 마음이 조급해지면 실수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에 최대한 당황하지 않고 결함에 대한 브리핑을 자세히 받으려고 노력합니다 .
항공정비사를 꿈꾸는 예비정비사들에게 or 확인정비사를 꿈꾸는 정비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항공정비사라는 직업이 힘들지만 굉장히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입니다 . 하지만 업무의 특성상 주간 야간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 , 정비본부라고 해서 직접적인 항공기 정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업무 , 예산 , 기술 , 통제 등 담당업무에 따라 항공기에서 직접적으로 일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도움을 주시는 정비사님들도 있습니다 . 정비사 면허를 취득하기에는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 관련학과를 졸업하는 것과 따로 교육원을 통하는 방법도 있지만 본인이 하고자 하는 열정과 의지가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
앞으로의 꿈이나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처음 항공 정비를 시작했을 때는 라인 정비사가 되는 것이 목표였고 라인 배치된 이후에는 확인정비사가 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 이제 확인정비사가 되었으니 인천 정비팀에 많은 경험을 쌓고 많은 결함에 능숙한 정비사가 되고 싶습니다 . 또 저와 같은 여성정비사분들이 많이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 그때는 제가 선배 정비사분들로부터 받은 노하우와 격려를 함께 전달하는 좋은 선임자이자 버팀목이 되고 싶습니다 .
자료제공: 이스타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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