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스전문가 장태순 교수-한국 마이스 산업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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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 세계 마이스의 날 패널로 참여한 마이스전문가 장태순교수

Meetings, Incentives, Conventions, Exhibitions를 뜻하는 MICE는 상용관광의 핵심 산업으로써 세계 대다수 국가들의 관심이 집중된 산업이다. 우리나라 역시 2000년 초부터 집중 조명을 받고 있으나 2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 기대한 만큼의 성과는 거두고 있지 못하다. 마이스산업에 대해 국내 최고 전문가로 손꼽는 장태순교수를 만나 보았다.

장교수님 반갑습니다. 마이스산업 분야의 최고 전문가 중 한 분을 이렇게 뵙게 되서 기쁩니다.

먼저 마이스가 무슨 의미인지에 대해서 말씀 부탁합니다.

미국에서는 보통 Meeting & Convention이라고 사용하며 회의산업을 일컫습니다. 동남아와 아시아, 오세아니아주의 국가에서 1990년 중반부터 MICE라는 약어를 쓰기 시작하였는데, Meetings,Incentives, Conventions, Exhibitions의 앞 글자를 딴 단어입니다. 지금은 미국서도 종종 사용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BTMICE라고 사용하면서 상용관광(Business Tourism)의 핵심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마이스 산업의 현황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에서는 1979년 최초로 국제회의실이 만들어졌고, 본격적으로 국제회의를 유치하게 되었습니다. 1979년 세계 최대의 관광협회이던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세계총회 및 워크숍이 서울과 경주에서 개최되었는데, 그때 한국 최초의 컨벤션센터가 경주에 한국식 건축물로 완공되었습니다. 지금은 육부촌이라는 명칭으로 경주 보문단지에 있습니다.

한국은 1996년 12월 30일 국제회의 육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관광진흥법의 관광 업종에 국제회의 기획업, 국제회의 시설업이 포함됨으로써 본격적으로 국제회의 산업 기반이 만들어 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국제회의 육성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2005년 서울, 부산, 대구를 필두로 “국제회의 도시”가 지정되고, 2007년 광주, 2009년 대전, 2011년 인천, 2014년 고양, 경주, 평창이 추가 지정되어 총 11개의 국제회의 도시가 있습니다.

2018년 6월 발표한 국제협회 연맹(UIA)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총 1,105건의 국제회의를 개최하여 세계 1위, 서울이 세계 3위(639건), 부산이 9위(171건)에 올랐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국제회의 산업은 성공적인 궤도로 진입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한 축인 전시회의 경우, 2009년5월이 돼서야 전시산업 발전법이 만들어지고, 국내 개최 전시회의 90% 이상이 국내 전시회기 때문에, 앞으로 국제화에 더더욱 노력해야 할 듯합니다.

마이스 산업의 육성 발전에 문제점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개선 방향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국제회의 도시로 지정된 11곳의 도시에는 국제회의 전담조직(CVB)이 만들어 지고, 열심히 국제회의 및 각종 이벤트를 유치하고 있어 서로 간 경쟁이 치열합니다. 학회, 협회 총회의 경우, 지원금(Subvention) 문제가 국제적으로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구요. 따라서, 한국의 각종 제조업, 서비스업을 견인할 수 있는 각종 국제 회의 및 이벤트를 발굴하여 지속적으로 한 군데서 개최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한국 관광공사에서 주도하는 지역특화 컨벤션은, 그런 면에서 매우 좋은 사업입니다. 지역이 자생력을 갖춘 행사를 발굴하고 기획하고, 매년 개최하는 것이 회의 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지름길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국제회의 기획업인데, 보통 PCO라고 합니다. 국제회의를 유치할 때, 핵심 PCO(Core PCO), 현지 PCO(Local PCO)문제가 늘 대두 됩니다. 한국의 PCO들도 Global Player가 되도록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마이스의 중요성을 인식한 듯합니다. 이 현상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계시는 지요?

한국의 제조업 기반은 서서히 낮아지고 있습니다. 대체하는 산업이 서비스 산업인데 한국은 아직도 제조업 비율이 타 선진국에 비하여 매우 높은 편입니다. 서비스 산업을 견인하는 것이 금융, 의료, 보험, 관광 등입니다.

많은 예산 투자 없이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 관광, MICE분야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관광에 비하여, MICE부문은 일단, 국제회의 시설이 있어야 하고, 다양한 숙박시설, 숙련된 전문인력, 접근성이 용이해야 합니다.

국제회의 참가자 1인당 지출액(’17년 2,941달러)은 일반 방한외래객 지출액(1,481달러)의 두 배 수준입니다. 따라서 지방 정부가 마이스 산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국제회의 참가자들은 현장 전문가, 의학, 공학, 인문학, 사회과학의 명사들이기 때문에, 그들을 통한 장소 마케팅 (Place Marketing)효과가 대단합니다. 앉아서 홍보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지방의 국제회, 세계화를 위해서도 마이스 산업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접한 중국과 일본의 상황은 어떤지요? 한국과 비교할 때 어느 수준입니까?

사실, 국제회의 부문에 관한한, 한국이 아직은 선두 주자입니다. 한국은 전국의 각 대학에서 마이스 관련 학사, 석사, 박사가 대량 배출되고 있으며, 산업계의 실력도 단단합니다.

일본의 경우, 마이스 전문 인력이 충분하지 않고, 지원금 제도나 각종 물가가 한국 보다 비쌉니다. 그러나 일본은 금년도 외래관광객 유치가 3,500만명, 2020년 4,000만명, 2030년 6,000만명, 그리고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 2025 오사카 세계 엑스포 등을 개최할 예정으로 전문 인력이 대량 배출될 예정이고, 큰 행사를 통하여 세계 수준의 전문 마이스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이미, 전시회의 경우, 세계 최대 수요를 자랑하고 있으며, 세계 10대 전시장 중3개가 중국에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국제회의의 경우, 전문 인력이 부족하고, 회의 운영이 미숙함이 보입니다.
MICE수요가 많고, MICE관련 학과가 우후죽순같이 설치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세계 MICE 산업의 블랙홀이 될 것입니다.

태국 싱가포르 마카오 홍콩의 마이스 산업은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들 국가들의 마이스 산업 현황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태국이나, 싱가폴, 마카오는 이미 한국 보다 수십년 앞서 MICE산업을 개척한 나라들입니다. 또한 영어 등 외국어가 자유롭다 보니, 참가자들이 편안해 합니다. 싱가폴, 마카오의 경우, MICE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위하여 미국의 Sands group가 함께 전시, 카지노 복합 단지(Integrated resort)를 만들어 국제 MICE행사를 유치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동남아 선두주자인 이들 국가와의 MICE 유치 경쟁은 어쩔 수 없을 것으로 보고, 경쟁 우위(Competitive advantage)를  끊임없이만들어 내야 하겠습니다.
싱가폴, 태국은 이미 세계 국제회의 개최 10대국에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적 관점에서의 마이스 산업의 미래 전망과 우리 마이스산업의 미래에 대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미국 이벤트 산업 위원회(EIC)가 2018년 1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회의 산업은 직접 경제 효과로, 15억명의 회의 참가자, 1조 달러의 직접 지출, 1,000만명의 일자리를 말들어 내며, 2조5천3백억 달러의 간접 연관 효과, 2,590만 개의
간접, 연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회의는 사업이다(Meeting mean business)”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개발도상국, 저개발국가의 경제 발전이 지속된다면, 상용관광의 한 범주인 MICE산업은 더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교수님은 한국관광공사에서의 오랜 경력과 인천관광공사, 부산관광공사 마이스 본부장등 많은 활동을 해 오셨습니다. 교수님의 경력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한국관광공사에서 상용관광 시장이라 할 수 있는 북미주, 유럽 부서에서, 미주 담당 대리, 미주과장, 구미주 마케팅 총괄팀장, 국제협력 팀장, 한국 컨벤션 뷰로 처장(실장)등을 역임하고, 인천관광공사에서 전시컨벤션 마케팅 본부장과 부산관광공사 마이스 본부장을 지냈습니다.

한국 마이스 협회 감사를 지냈으며, 한국 마이스관광학회, 한국무역전시학회 부회장을 지내면서 지금은 부산대학교 경제통상대학원에서 관광, 마이스 마케팅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대학 교재로 3년전 경영, 경제 전체 서적중 논문 인용지수 4위를 기록한 “MICE산업론”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며, 국제기구와 국제회의 연구에 가장 많은 논문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마이스산업의 발전을 위한 노력 계속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대담: 장태순부산대학교 경제통상대학원 외래교수, 이정찬 미디어원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