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행복에너지가 손병두 전 호암재단 이사장과 박경자 저자의 ‘부부의 사계절’을 출판했다.
부부란 무엇인지 묻는 감성 에세이로 마음을 두드린다.
ME 운동, 일명 부부일치 운동은 1952년 스페인 칼보 신부가 처음 고안한 부부들을 위한 주말 교육 프로그램이다. 월드와이드매리지엔카운터(World Wide Marrage Encounter)를 줄여서 ME라고 한다. 한국ME는 미국 메리놀회 마진학 도널드 신부가 처음으로 도입했다.
저자와 남편은 ‘한국ME’의 초기 가입자로 이 교육을 통해 결혼생활을 재평가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많은 깨달음을 얻고 ME가족들 카톡방에 에세이식으로 생각과 느낌을 적기 시작했다. 그것이 이 책의 토대이다.
도서출판 행복에너지 권선복 대표 야심작으로 출판한 책 손병두 박경자 부부의 사계절 책은 결혼 52주년을 맞아 설득 끝에 나오게 된 책에 정성스러움이 묻어난다.
‘결혼’에 대하여 생길 수 있는 모든 물음에 대하여 답변하는 문장 하나하나에 깊은 사유와 솔직한 심정이 담겨 있다.
결혼에 대해 답하는 저자의 글을 읽다 보면 결혼이란 단순히 두 남녀의 결합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의 완성을 향한 구도의 길을 걷게 하는 통과의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남편이 못마땅한 모습을 보여 상처 입었을 때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관조하지 못하고 고정된 피해의식을 부린 것이 아닌가, 순수한 현실에 깨어 있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행동한 것은 아닌가 속상하다”는 저자의 말에는 그만큼의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깃들어 있다.
또한 “이대로 젊기를, 변하지 않는 사랑을 기대하는 것은 순리에 어긋나는, 변화에 저항하는, 시간과 함께 더불어 흘러가는 것을 거부하는 삶이 아닌가. 불만을 누르고 있었거나 섭섭했던 것, 돌아서 있는 남편 때문에 외로웠던 것을 표현할 때, 싸워서 끝장냈을 때보다 기쁘더라”는 말속에는 오랜 세월을 통해 인생과 관계의 상호작용을 깨달은 내공이 엿보인다.
“나와 다른 사고를 하는 남편과 물론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그 흔들림 속에서 의미가 만들어지고 생명의 에너지가 분출되는 것이 아닌가. 분명 낯선 충돌이 생기를 부여해 주는 것 같다”고 말하며 결혼한 배우자를 통해서 넓은 의미로 세상의 이치와 대면하여 깨달음을 얻는 저자의 말투에도 진리가 깃들어 있다.
이 외에도 ‘내가 배우자와 결혼한 이유는 무엇인지’, ‘진실한 동반자가 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좁혀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배우자가 나의 욕구를 채워 주지 못했을 때는 어떤 느낌이 드는지’ 등 전체적으로 결혼과 인생, 자아에 관하여 통찰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여러 질문 속에서 저자가 이리저리 풀어내는 진솔한 글들이 마음을 움직인다. 때로는 배우자에게 실망도 하지만 또 시간이 지나면 배우자의 사랑에 감싸이며 행복함을 느낀다는 거짓 없는 저자의 말투가 정겹다.
결혼과 삶에 대한 진실한 이해를 바라며 한 줄 한 줄 써 내려간 글 속에서 인생과 사랑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것도 같다. 이 도서를 통해 많은 이들이 그녀의 말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도 돌아보게 될 것이다. 결혼이란 이름의 약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부부가 사계절을 함께하며 손을 잡고 걸어갈 때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