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집값 폭등에 위기감을 느낀 2030세대들이 패닉바잉에 뛰어들면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령대별·업권별 가계대출 구성비’ 자료에 따르면 전체 가계대출에서 ‘30대 이하’ 연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6년 24.8%에서 2020년 2분기 26.0%로 1.2%p 확대됐다. 가계부채 증가율도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3.9%, 4.1%의 증가율을 보인 데 이어 올해 1분기 4.6%, 2분기 5.2%를 기록하면서 증가폭에 늘어났다.
같은 기간 ‘60대 이상’ 연령층의 비중도 16.6%에서 18.6%로 2.0%p 확대됐다. 반면 같은 기간 40대는 30.4%에서 28.7%로, 50대는 28.1%에서 26.6%로 비중이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 집값 상승을 30대 이하 가계대출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최근 들어 30대를 중심으로 빚을 내 집을 장만하는 이른바 ‘영끌’ 사례가 크게 늘어나면서 대출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가계대출 내역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30대 이하의 전체 대출에서 은행권 대출 비중은 2016년 27.7%에서 올해 2분기 30.6%로 2.9%p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비은행권 대출 비중은 21.0%에서 19.9%로 1.1%p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나 신용등급이 양호한 30대 이하 차주들이 대거 은행을 통한 대출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60대 이상의 가계대출 비중이 증가한 것은 고령화로 인해 60대 인구 자체가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60대 이상의 경우, 비은행권 대출의 비중이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의 은행권 대출 비중은 2016년 13.7%에서 올해 2분기 14.4%로 0.7%p 증가한 데 반해 같은 기간 비은행권 대출은 20.4%에서 24.8%로 4.4%p 증가했다.
40대와 50대의 경우,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했지만 업권별로 보면 저축은행과 대부업 대출 비중이 증가해 대출 위험성이 더 커졌다. 저축은행의 경우, 40대의 가계대출 비중이 2016년 31.2%에서 올해 2분기 32.9%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50대는 20.9%에서 23.4%로 증가했다. 대부업도 40대는 33.9%에서 35.6%로, 50대는 19.8%에서 25.7%로 급증했다.
윤 의원은 “가계 부채 총량을 줄이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연령대별로 대출 증가 원인과 위험 요인이 다른 만큼 맞춤형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은 ‘2020 3분기 대출행태서베이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은 지난달 14일부터 25일까지 은행 17곳을 포함한 상호저축은행, 신용카드회사, 생명보험회사, 상호금융조합, 인터넷은행 등 금융기관 201곳의 여신업무 책임자를 대상으로 했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가계주택과 가계일반 대출수요지수는 각각 3, 29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은 경기 침체에 따른 가계소득 부진, 주택 관련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대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출수요지수가 플러스일 경우,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은행이 그렇지 않은 은행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료에 따르면 4분기 가계주택과 가계일반을 포괄한 가계 차주의 신용위험지수도 26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가계소득이 감소함에 따라 저신용,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