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에서 최근 10년간 건강관리와 정보기술(IT) 분야 기업들이 급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통 주력업종이었던 조선·건설 등 산업재 기업들은 쇠퇴하는 등 부침이 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5일 2000년 말과 2010년 말, 2020년 3분기 말의 코스피 상장 시가총액 상위 100대 비금융사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도별 시가총액 100대 기업을 업종별로 나눠 비교한 결과, 2010년 대비 올해 가장 큰 폭으로 기업 수가 증가한 업종은 ‘건강관리’ 분야로, 2개 기업에서 12개로 증가했다. IT 분야도 8개에서 15개로 크게 늘었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업종별 시가총액 합계는 IT가 592조 원, 자유 소비재 160조 원, 건강관리 118조 원, 소재 114조 원 순이었다.
특히, 건강관리 분야는 올해 3분기 시가총액이 2010년 말 대비 36.8배 증가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와 미세먼지 등 환경과 건강 현안이 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IT 시가총액도 2010년 말 대비 2.9배 늘었다. IT는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시가총액 합계가 245조 원에 달했다.
반면, 산업재 분야 기업 수는 같은 기간 34개에서 23개로, 소재 분야 기업은 21개에서 15개로 줄었다. 산업재 분야는 상위 100대 기업에 포함된 기업 수가 23개로 가장 많기는 했지만, 시가총액은 2010년 말(162조 원)의 절반도 안 되는 65조 원에 그쳐 9개 업종 중 5위를 기록했다.
건강관리 분야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세계 무대에서는 걸음마 단계라는 분석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전 세계 건강관리 업종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중 한국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51위)와 셀트리온(65위) 2개뿐이었다. 시가총액 역시 미국은 총 4625조 원으로 우리나라(80조 원)의 58배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을 비교하면 미국 51개사는 한국 2개사 대비 705배의 매출액을 올렸고, 중국과 일본도 각 11배, 9배 많았다.
전경련 관계자는 “과거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주도했던 조선·중공업 등의 비중이 줄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첨단 제조업과 서비스업 중심으로 경제구조가 재편되고 있다”며 “산업 변화에 따른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