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으로 관객을 매료시킬 국립발레단 전막발레 ‘해적’ 송정빈 재안무로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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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민호기자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며 국내 발레 역사의 상징과도 같은 국립발레단이 올해 첫 정기공연인 전막발레 ‘해적’을 4일부터 8일까지 선보인다. 이에 앞서 지난 3일 프레스콜 행사를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성황리에 진행하였다.

이번 <해적>은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송정빈이 재안무한 버전으로, 영국 낭만파 대표 시인 ‘바이런’의 극시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마리우스 프티파의 원작을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되는 국립발레단 버전으로 새롭게 각색하였다.

사진: 이민호기자

국립발레단이 2020년 라인업 발표 당시, 가장 큰 관심과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신작 <해적>은 지난 6월 공연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불가피하게 잠정연기가 되었고 이번 11월, 드디어 손꼽아 고대하던 관객들 앞에 선보이게 되었다.

앞서 지난 7월, 국립발레단 유튜브 영상 프로젝트 ‘Timeless Stage’에서 갈라 무대로 공연 맛보기를 선보였던<해적>은 여러 갈라 무대에서 볼 수 있는 인기 레퍼토리지만, ‘전막 공연’으로 만나보기 어려웠던 작품이기에 이번 국립발레단의 <해적> 공연은 관객들의 기대가 매우 크다.

공연은 3막으로 구성된 마리우스 프티파의 오리지널 버전을 송정빈이 재안무하여 2막으로 새롭게 변경되어 보다 빠른 전개와 다이나믹한 장면을 연출했다. 또한 발레 <해적>의 모티브가 된 영국 낭만파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George Gordon Byron)의 <해적>은 배가 난파되는 비극의 결말로 끝을 맺지만, 이번 국립발레단의 <해적>은 배신자 비르반토를 처단하고 메도라와 콘라드의 아름다운 사랑과 새로운 모험을 향해 나아가는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된다.

사진: 이민호기자

이번 <해적>의 각색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노예시장에서 파샤에게 팔려가는 그리스 소녀 메도라와 귈나라의 캐릭터에서 ‘노예’라는 설정을 과감히 삭제하고 플로리아나 섬의 ‘아름다운 소녀 메도라’와 ‘마젠토스 왕국의 대사제 귈나라’로 설정한 것이다. 이로써 작품의 전개 또한 각색되어 해적단이 정박한 아름다운 섬 플로리아나에서 펼쳐지는 메도라 구출작전과 해적단의 2인자 비르반토의 배신, 그리고 메도라와 해적단의 두목 콘라드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 한 편의 드라마를 장식한다.

송정빈 안무가를 비롯하여 이번 작품에서 주요 역할을 맡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박슬기, 이재우 등은 한 목소리로 이번 작품의 명장면으로 “1막 해적단의 군무 장면”을 꼽았다. 작품의 도입부 부분에서 선보이는 이 장면은 남성 무용수들의 강렬한 에너지와 박진감 넘치는 분위기로 관객을 압도한다. 또한 안무가 송정빈은 해적단 두목 콘라드의 첫 등장 장면의 바리에이션 역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장면으로 꼽으며, 기대감을 모았다.

사진: 이민호기자

이번 공연이 소중한 것은 ‘전막발레 안무가’라는 타이틀을 걸게 된 안무가 송정빈의 도전의 막이 오르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국립발레단에게도 신작을 발표하는 뜻깊은 무대이기도 하지만 그에게는 전막발레 안무가로서 첫발을 내딛는, 더없이 설레고 긴장되는 순간이 될 것이다. 송정빈 재안무의 전막발레 <해적>! 우여곡절을 겪고 오랜 시간 기다려 온 만큼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