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통적 전사의 모습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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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전통적인 전사의 이미지를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과거 전장은 강인한 체격과 체력이 우선시되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전사들은 체력과는 거리가 먼, 빠른 손놀림과 예리한 시선, 집중력을 지닌 드론 조종사와 전통 저격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저격병들이다. 군 면제 대상일 수도 있는 이들이 전장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전장을 지배하는 드론 조종사와 전설적인 저격병
우크라이나 드론 부대의 대표적인 전투원인 올렉산드로 다크노(29)는 어린 시절 게임에 몰두하며 ‘괴짜 게이머’로 불리던 인물이다. 그러나 전쟁이 발발하자 그는 비디오 게임에서 연마한 기술을 바탕으로 드론을 조종해 러시아군을 상대로 치명적인 전투력을 발휘하고 있다. 약 1년 반 동안 혼자서 300명이 넘는 러시아군을 제거하며, 강력한 체력 대신 정교한 손재주와 빠른 판단력으로 전장을 장악하고 있는 최고의 워리어이다.

우크라이나의 전설적인 저격병 미하일로 디안토카는 전장에서 러시아군이 두려워하는 또 다른 존재다. 최대 1마일 이상의 거리에서 적을 정확히 타격하는 그는, 드론 부대와의 협력을 통해 적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받아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 드론이 적군의 이동을 파악하고, 저격병이 핵심 인력을 제거하는 방식은 전통적 전사와 신기술의 조화가 새로운 전술적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체력보다는 민첩성과 집중력, 기술이 무기인 전장
우크라이나 전장의 드론 조종사와 저격병들은 신체적 강인함 대신, 정교한 손놀림과 민첩한 반응 속도로 전장을 지배하고 있다. 과거라면 병역 판정에서 높은 체력 등급을 받지 못했을 이들이지만, 이제는 전장의 핵심 전투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의 활약은 피지컬이 아닌 기술적 숙련도가 전장에서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에서는 병역 판정 시 신체 조건에 따라 1급에서 7급으로 등급을 나누고, 체력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이들은 군 복무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사례는 현대 전장에서 체력보다는 민첩성과 기술이 더 중요한 요소임을 시사한다. 게임에서 갈고 닦은 집중력과 신속한 판단력은 전장에서 새로운 무기가 되고 있다.

드론 부대 편성의 선구자,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초로 군대 여단에 드론 부대를 정식으로 통합한 국가다. 장기적인 전투로 인해 포병과 탄약이 부족해지자, 우크라이나는 드론 전술에 더욱 의존하게 됐다. 드론 부대는 자체적으로 생산 공장을 운영하며 매달 수만 대의 드론을 생산해 전장에 투입하고 있다. 이들은 일인칭 시점 드론(FPV)과 같은 최신형 드론을 통해 적군을 신속하게 탐지하고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며, 수적으로 우세한 러시아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병력 유지에 대한 새로운 관점
우크라이나의 드론 조종사들과 저격병들의 활약은 피지컬을 넘어, 기술과 민첩성이 현대 전장의 주요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인구감소 국가로 병력 유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우리 군 현실에 우크라이나의 사례는 새로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체력이 부족한 이들도 원격 조종 및 첨단 장비를 통해 중요한 전투원으로 활동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새로운 군사 훈련과 인재 양성이 필요한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장의 양상은 한국 군대에도 기술 중심의 새로운 병력 운영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참관단의 파견 등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혁신적 사례를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반영할 필요가 있다.

미디어원 이정찬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