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실세론 장성택은 실권 박탈당해…

▲16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오른쪽에서 세 번째), 부인 이설주(네 번째), 고모부 장성택(두 번째). 다른 참배객들과 달리 김정은과 장성택만 경례를 일찍 마쳤다. 조선중앙통신
– 김 씨 일가 외 다른 실세는 있을 수 없다
– 최근 공식석상 장성택 모습은 권력 박탈에 대한 불만표시
최근 북한 김정은 체제의 실세론으로 대두됐던 장성택 국방 부위원장이 이미 실권을 박탈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
26 일 데일리안은 한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 최근 장성택이 모든 권력을 박탈당했다는 북한 내부 정보가 있다 . 중국 내부에 있는 대북소식통에게서도 똑같은 소식을 전해들었다 " 며 " 장성택이 최근 북한에서 있었던 군 장성급 승진인사나 3 차 핵실험 등에도 전혀 관여하지 못한 채 현재 지위만 유지하고 있다 " 고 보도했다 .
장성택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고 그의 아들 김정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통치자로 등극한 이후 나이 어린 수령을 대신해 사실상 북한의 실세로 부각된 인물이다 . 지난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자격으로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공식 방문했을 때 그에 대한 중국의 예우 역시 ‘ 섭정 ’ 급 수준으로 평가됐었다 .
이 때문에 현재 김정은 정권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그의 통치력이 아니라 장성택을 비롯한 후견세력의 지지에서 나오는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 김정일이 장성택을 견제하기 위해 내세운 인물로 알려진 리영호 전 총참모장이 전격 숙청된 사건으로 북한 권부 내에서 장성택과 단독으로 맞설 인물이 없는 것으로 보여졌다 .
하지만 장성택 부부는 현재 명목상 부부로 남아 있을 뿐으로 장성택은 김정일 생전에 3 번씩이나 실각했다가 김정일이 사망하기 1 년 전에 다시 불러올려진 사실이 있다 . 그런데다 장성택이 전면으로 나설수록 견제가 심해질 것도 예상되는 일로 김정일을 둘러싼 고위층의 암투가 시작됐다는 전망도 있다 .
이후 장성택은 김정은 집권 8 개월만인 지난해 8 월 김 씨 일가가 아닌 사람으로선 이례적으로 50 여명에 이르는 초대형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공식 방문해 주목을 받았다 . 장성택의 방중을 계기로 나선지구 관리위원회와 황금평 · 위화도지구 관리위원회 설립이 선포되는 등 북 · 중 경협 합의가 이뤄지자 성급한 개혁 · 개방이 점쳐지기도 했다 .
이후 지난해 9 월 황금평 경제특구 관리위원회의 청사 착공식이 개최되고 공사가 이뤄지는 등 변화가 있었지만 동시에 장성택 방중으로 도출된 북중 경협 합의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한 것으로 실은 북한이 최근 새롭게 시작한 6.28 방침을 내세워 중국의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는 견해도 뒤따랐다 .
이런 상황에서 최근 장성택은 김정은과 함께 한 공개 석상에서 김정은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듯한 자세로 일관하는 모습들이 종종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
지난 16 일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가 김정일의 71 회 생일을 맞아 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할 때 다른 사람들이 모두 인사 중일 때 김정은과 장성택이 유일하게 인사를 일찍 마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
이보다 앞서 지난달 28 일 제 4 차 당세포비서대회 회의에선 참석한 간부 모두가 똑바로 앉은 자세로 정면을 응시하는 동안 장성택은 옆으로 비스듬히 앉아 다른 곳을 지켜보는 모습을 취했다 .
이를 두고 장성택이 실세임을 다시 한 번 입증시킨 장면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대체적이었지만 이에 대해서도 소식통은 “ 장성택이 정말 최고 권력자라면 결코 공식석상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 것 ” 이라며 “ 그가 실세여서 거만해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권력을 박탈당한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에 가깝다 ” 고 주장했다 .
그러면서 소식통은 “ 장성택이 권력을 잃었지만 현재 지위까지 박탈당하는 일은 없고 다만 부마로서 지위만 누릴 뿐 ” 이라면서 “ 북한 체제의 특성상 김 씨 일가 외 다른 실세는 있을 수 없다 ” 고 강조했다 .
한편 , 그동안 정부를 포함해 국제사회에서도 장성택의 실세론과 관련해 각종 추측과 분석들이 나오는 등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
통일부는 지난 1 일 발간한 ‘2013 년판 북한 권력기구도 ’ 를 통해 “ 장성택 북한 국방위 부위원이 정치국 위원 서열 1 순위로 등재됐다 ” 며 “ 당 중앙군사위원 16 명 중에서도 장 부위원장이 선두에 올랐다 ” 고 전했다 .
또 이번 북한 3 차 핵실험 이후에도 미국의 러시아 출신 북한 전문가가 “ 추후 장성택이 중국을 달래는 역할을 맡게 될 것 ” 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SAIS) 의 알렉산더 만수로프 연구원의 주장으로 “ 김정은이 의도적으로 장성택을 핵실험에서 비켜서도록 만든 다음 중국과 북한이 갈등을 빚는 상황이 벌어지면 장성택이 나서 중국의 이해와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 는 것이다 .
김정은 체제 들어 처음 열린 2012 년 4 월 제 4 차 당대표자회에서 최룡해가 군부 내 최고직책인 총정치국장에 임명되면서도 장성택은 정치국 위원에 보선됐었다 . 실제로 당을 이끌고 있는 것이 장성택이라고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이 정도 임명에 그친 것을 두고 ‘ 장성택을 그늘에 가리려는 것 ’ 이라는 분석도 많았다 .
하지만 소식통은 이런 분석들에 대해 “ 장성택이 권력을 휘두를 수 있었던 것은 단지 1995~2000 년까지로 한정된다 . 2001 년 이후 실권자 지위를 박탈당하고 다시 올라선 일이 없다 ” 면서 “ 김정은의 최측근이자 실세로 꼽을 수 있는 인물은 아직까지 최룡해 총정치국장 ,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장 , 최영림 내각총리 정도이다 ” 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