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필요 없는 무인 건설현장 일본에서 나온다

일본 건설장비 제조사 ‘코마츠’가 건설현장 인부 부족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내놨다. 바로 무인기(드론)와 무인 불도저다.
코마츠는 20일(현지시간) 기초공사 작업 대부분을 자동화하기 위해 무인 항공기와 불도저, 굴삭기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드론이 공중에서 공사현장을 스캔해 컴퓨터로 전송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형 입체 모형도를 만든다. 그 다음엔 무인 불도저와 굴삭기가 땅을 파고 흙을 옮기는 등 도면대로 시공한다.
드론(샌프란시스코 소재 스타트업 ‘스카이캐치’ 제작)과 건설장비는 미리 프로그램된 루트를 따라 움직인다. 목표는 건설현장 자동화다. 인간이 원하는 작업을 프로그램만 해주면 기계가 알아서 작업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인간 조작자는 진전상황을 모니터하고 필요할 경우 개입한다.
코마츠는 핵심 사업인 중장비 판매에서 벗어나 고객사를 대상으로 장비를 임대 및 운영해 줄 계획이다. 스마트컨스트럭션(Smart Construction)이라 명명된 이 사업은 내달 일본에서 시작된다.
사업 총괄책임자인 오노데라 아키노리는 일본이 노동력 고령화로 건설현장 인부가 부족한 상황인데 건설현장을 자동화할 경우 이런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2020년 도쿄에서 열리는 하계 올림픽과 관련해 수천건에 이르는 건설프로젝트가 작업속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인 만큼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마츠가 이미 수년간 장비 자동화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정확하고 신속하게 지형 데이터를 입수할 수 없다는 점이 실용화의 난제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지상 기반 스캐너도 사용해 봤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는 것.
“규모가 큰 건설현장을 측정하려 할 경우 공중에서 하는 게 훨씬 쉽다. 기존 방식으로 하려면 기사 두 명이 달라붙어 일주일간 측정해야 하는데 드론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현장을 1, 2시간이면 끝낸다.”
크리스찬 산즈 스카이캐치 CEO는 “전 세계 코마츠 건설현장 수천 곳을 드론이 측정하게 되면 비용과 시간이 절감돼 보다 안전한 작업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마츠는 향후 7년간 스카이캐치로부터 최소 200대의 드론을 임대할 계획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광산에서 트럭 등 장비를 자동화하는 기업이 늘긴 했지만, 코마츠의 스마트컨스트럭션 사업은 건설현장처럼 다이내믹한 환경에서 장비 자동화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매우 야심찬 계획이다.
스카이캐치사의 드론은 자동으로 정해진 지역으로 날아가 센서를 이용해 지형 데이터를 수집하도록 프로그램돼 있다. 또한 동력이 떨어지면 알아서 지상통제센터로 돌아가 배터리를 교체한다.
코마츠는 드론의 3D 모형도에 토목 도면을 추가해 이 데이터를 무인 불도저와 굴삭기에 입력할 계획이다. 불도저와 굴삭기가 땅을 파고 바닥을 고르는 작업을 진행함에 따라 장비에 장착된 센서가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에 관한 데이터도 수집한다.
오노데라는 “건설현장 자동화에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미래의 현장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