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KTX 승차권 사재기, 애꿎은 일반승객만 피해

사진:KTX산천의 위용, 여행사들의 KTX승차권 인터넷예약 및 취소 행위가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 미디어원 = 정현철 기자 ) 일부 여행사에서 주말과 휴일 오전 시간대 KTX 승차권을 인터넷으로 대량으로 예매한 뒤 취소하면서 애꿎은 일반 승객들이 할인을 받지 못 하는 불이익을 받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
게다가 이 과정에서 코레일 측에서는 승객들의 불편은 외면한 채 예매 취소 수수료와 승차권 재판매를 통한 이중 수익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7 일 코레일에 따르면 올해 1 월 1 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KTX 출발 시간을 하루에서 이틀 앞두고 예매가 취소된 사례는 9331 건이다 . 이로 인해 발생한 수수료로 코레일은 5243 여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
KTX 승차권은 출발 한 달 전부터 예매가 가능하며 2~3 일 전까지 구매할 경우 구간과 시간대별로 5~30% 가량 할인받을 수 있다 .
하지만 열차 출발 1~2 일 전부터는 할인 혜택 없이 정상가로 승차권을 사야 한다 .
그런데 여행사가 한 달에서 2~3 주전 승차권을 대량으로 예매한 뒤 관광객 모집 인원에 따라 열차 출발 하루나 이틀을 앞두고 취소하면서 일부 승객들이 할인 혜택을 받지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
현재 코레일 여객본부와 승차권 예매 계약을 맺은 여행사는 50 여 곳 . 자체적으로 승차권을 구매해 관광 상품을 운영하고 있는 여행사도 200 여곳에 달한다 .
이들 여행사는 특히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주말과 휴일 오전 시간대 KTX 승차권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
익명을 요구한 모 여행사 관계자는 " 광주와 전남을 찾는 관광객 수요가 많은 연휴와 주말 오전 6~9 시 KTX 승차권 ( 용산 ~ 광주 송정 · 목포행 ) 을 100 석 이상씩 예매한다 " 고 말했다 .
이 관계자는 이어 " 관광객 모집이 안 되면 승차권을 다른 여행사에 팔거나 손해를 감수하고 1~2 일 전 예매를 취소하는 게 관례 " 라며 " 코레일과 계약돼 있는 여행사뿐 아니라 중 · 소형 여행사들까지 예매에 나서고 있어 표가 금방 동나고 있다 " 고 덧붙였다 .

좌석수가 363 석에 불과한 KTX 산천의 경우 이 같은 여행사들의 경쟁 때문에 실제 탑승수요가 있는 일반 승객들이 표를 구하지 못하거나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
실제 토요일인 오는 13 일 오전 7 시 55 분과 오전 9 시 50 분 용산역에서 출발해 광주 송정역에 도착하는 KTX 산천의 승차권은 일주일 전부터 모두 매진됐다 . 오는 20 일과 27 일 오전 시간대 같은 구간의 KTX 산천도 이미 일부 예매가 마감됐다 .
해당 날짜와 시간대 KTX 승차권은 현재 여행사의 관광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
승객들이 불이익을 받고 있는 반면 코레일은 예매 취소로 발생하는 수수료를 챙긴 뒤 승차권을 재판매하며 이중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승객 이모 (26· 여 ) 씨는 " 일부 여행사에서 주말 등 황금시간대 표를 선점해 수요에 따라 사고팔거나 취소한다면 일반 승객들은 예약을 하기도 어렵고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셈 " 이라고 비판했다 .
이어 " 코레일은 계약된 여행사에 승차권을 판매하는데다 수수료 장사로 이중 이득을 취하고 있다 " 며 " 승객들이 열차를 타는 목적과 정확한 수요를 파악해 예약률 조정과 증편 열차를 재배정할 필요가 있다 " 고 덧붙였다 .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 승차권을 미리 구매해놨다가 열차 출발이 임박해 환불을 할 경우 다른 고객들이 타지 못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 며 " 수수료는 회사 측에서 표를 판매하지 못해 입을 수 있는 손해에 대한 청구이며 고객 편의 증진과 시설물 관리 등에 쓰인다 " 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