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연 개막으로 이목을 끈 연극 <라스트 세션(Freud’s Last Session)>이 지난 13일을 끝으로 도발적인 토론의 막을 내렸다. 신구 · 남명렬 · 이석준 · 이상윤 출연으로 큰 화제를 모은 이 연극은 개막과 동시에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를 갖춘 작품으로 인정받으며 단숨에 대학로 흥행작 대열에 올라섰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두 명의 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C.S. 루이스’의 세기적 만남을 성사시킨 연극 <라스트 세션>은 영국이 독일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제2차 세계대전에 돌입한 1939년 9월 3일, ‘프로이트’와 ‘루이스’가 만나 논쟁을 벌인다는 상상에 기반한 2인극이다.
미국의 극작가 마크 세인트 저메인(Mark St. Germain)이 아맨드 M. 니콜라이(Armand M. Nicholi, Jr.)의 저서 『루이스 vs. 프로이트(THE QUESTION OF GOD)』에서 영감을 얻어 쓴 작품으로, 신과 종교, 삶의 의미와 죽음, 인간의 욕망과 고통에 대해 치열하고도 재치 있는 논변들을 다룬다.
연극 <라스트 세션>의 한국 초연을 이끈 오경택 연출은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극중 라디오에 삽입된 연주곡부터 무대 위 소품 하나하나까지 모두 의미를 두고 배치해 평단의 호응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자칫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영미권 유머나 어려운 용어들을 적절하게 번안, 관객의 이해를 돕는 동시에 원작의 의미 또한 제대로 살리는데 성공하며 발군의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이번 초연은 무신론과 유신론, 각각의 신념에 딱 맞는 배우들로 구성된 캐스팅부터 런던의 프로이트 서재를 완벽하게 재현한 무대에 이르기까지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여 국내 관객들에게 크게 환영 받았다.
구강암에 걸린 ‘프로이트’를 연기하기 위해 7kg을 감량하는 등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온 배우 신구는 “내 생애 마지막 도전작이라 여길만큼 치열하게 임했던 작품이다. 이 무거운 짐을 무사히 내려놓을 수 있게 돼 감사하다”며 폐막을 앞둔 소회를 전했다. 신구와 같은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남명렬은 “내 연극 여정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작품을 만났다”며 “무엇보다 관객들께 감사하다. 관객들이 보내준 사랑 덕분에 공연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거듭 감사의 인사를 덧붙였다.
또한 이번에 운명처럼 ‘루이스’ 역을 맡아 ‘인생 캐릭터’ 경신에 나선 배우 이석준은 “루이스로 살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했다”는 말로 벅찬 소회를 전하며 관객들에 대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번 공연으로 연극 무대에 정식으로 도전,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배우 이상윤은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마지막 공연이라는 게 실감이 안 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관객들과 만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2009년 베링턴 스테이지 컴퍼니(Barrington Stage Company)에서 첫 선을 보인 연극 ‘라스트 세션’은 2010년 뉴욕 초연 무대를 성공적으로 올린 뒤 오프브로드웨이에서 2년 간 총 775회의 롱런 공연을 기록, 2011년 오프브로드웨이 얼라이언스 최우수신작연극상을 수상했으며 “올림픽 펜싱 경기를 보는 듯한 멋진 작품!”이라는 평단의 극찬 속에 미국 전역은 물론 영국, 스웨덴, 스페인, 호주, 일본 등 전 세계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한국 관객들에게는 올해 첫 선을 보이며 큰 성과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