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의 차세대 방공망 검증과 요격 무기 고도화를 위해 ‘가상의 적’ 역할을 수행할 초음속 무인 표적기가 우리 손으로 개발된다. 미국 등 해외 도입에 전적으로 의존해온 초음속 표적기를 국산화함으로써 막대한 국방 예산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차세대 미사일 추진체 핵심 기술까지 동시에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방위사업 및 군 당국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오는 2028년 완료를 목표로 ‘초음속 순항 무인 표적기’ 체계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번 사업은 해군 함정과 공군 전투기가 실전 상황에서 음속을 넘나드는 적의 대함·순항 미사일을 탐지·추적하고 격추하는 훈련 및 성능 검증을 독자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추진됐다.

미국산 ‘코요테’ 독점 깨고 3분의 1 비용으로 자립

그동안 한국군은 초음속 비행 표적 훈련 시 미국 노스롭그루먼의 ‘GQM-163A 코요테(Coyote)’ 등 해외 기체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 코요테는 해수면 5~9m 높이에 바짝 붙어 마하 2.6의 속도로 비행하는 ‘시 스키밍(Sea-Skimming)’ 기동과 고고도 급강하 비행을 완벽히 모사하는 세계적인 표준 표적기다.

그러나 1회성 소모품인 표적기를 전량 고가로 직도입하다 보니 시험 발사 횟수에 제약이 따르고 유지비 부담이 컸다. 한국해군과학기술학회 연구에 따르면 국내 독자 개발(연구개발비 약 1,600억 원 투입)에 성공할 경우, 2048년까지 해외 구매 누적 비용 대비 약 3분의 1 수준으로 운용이 가능해 수천억 원 규모의 국방 예산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분석됐다.

기술의 핵심은 ‘가변유량 덕티드 램제트’

국산 초음속 표적기의 심장부에는 ‘고체 덕티드 램제트(Ducted Ramjet)’ 추진기관이 탑재된다.

일반 로켓 모터와 달리 비행 중 외부 공기를 흡입해 연소시키는 램제트 엔진은 초음속 순항 비행 시 연료 효율성이 극대화된다. 특히 추력 조절 밸브를 통해 공기 흡입량과 연소율을 제어함으로써 다양한 고도와 속도에서 변칙적인 공격 기동 패턴을 재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해군의 천궁-II, 해궁 등 요격 미사일의 표적 적중 신뢰도를 실전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개발과 검증’의 선순환… KF-21 국산 공대공 미사일로 직결

표적기 개발의 파급력은 방공 훈련에 그치지 않는다. 표적기에 적용되는 덕티드 램제트 기술은 공군 4.5세대 전투기 KF-21에 탑재될 ‘국산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한국형 미티어)’의 추진체 기술과 직결된다.

방산업계 전문가는 “표적기를 만들며 축적한 초음속 램제트 기술이 차세대 미사일 개발로 이어지고, 다시 이 표적기로 차세대 미사일의 성능을 검증하는 ‘개발-검증의 선순환 구조’가 완성된다”며 “한국 방산이 단순 완제품 수출국을 넘어 고난도 무기체계의 시험평가 생태계까지 독자 구축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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