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 이만재 기자] 부모의 직업 지위가 자녀 임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에서 2008년 고교 졸업자의 영향 계수가 2005년 졸업자보다 약 2.7배 높게 나타났다. 교육은 여전히 직업 지위 이동의 주요 통로였지만, 부모 배경이 교육을 거치지 않고 노동시장 성과에 연결되는 경로도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여전히 계층 간 사다리는 존재하는가? – 교육을 통한 세대 간 직업 지위 이동 분석’ 보고서의 주요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는 한국교육고용패널(KEEP) 자료를 활용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자녀의 교육·직업·임금 간 관계를 구조방정식 모형으로 분석했다.
핵심 비교 대상은 2005년 고교 졸업자 1207명과 2008년 졸업자 1085명이다. 고교 졸업 시점의 가구 배경과 약 8년 뒤 노동시장 성과를 비교했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뒤 세대는 현재의 청년 전체가 아니라 2008년 고교 졸업 집단을 뜻한다.
부모 직업 지위가 자녀 임금에 미치는 총효과의 표준화 계수는 2005년 졸업자 0.09에서 2008년 졸업자 0.24로 높아졌다. 약 2.7배라는 수치는 두 계수의 비율이다. 자녀 임금 자체가 2.7배 높다는 뜻이나 부모 지위가 임금의 24%를 결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부모 학력이 자녀 직업 지위에 미치는 총효과도 0.11에서 0.19로 커졌다. 2005년 졸업 집단에서는 교육을 매개한 간접효과 0.07이 통계적으로 유의했고 직접효과 0.04는 유의하지 않았다. 2008년 졸업 집단에서는 직접효과 0.08과 간접효과 0.10이 모두 유의했다.
연구진은 부모 배경이 자녀의 교육 성취를 통해 전달되는 구조에 더해, 모형에서 자녀 학력을 거치지 않는 경로도 두드러졌다고 해석했다. 다만 직접효과가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 채용 특혜나 인맥 등 구체적인 작동 원인까지 확인됐다고 볼 수는 없다.
교육의 역할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자녀 교육 수준이 직업 지위에 미치는 계수는 2005년 졸업 집단 0.37, 2008년 졸업 집단 0.40으로 두 집단 모두 가장 강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부모 학력이 자녀 교육 수준에 미치는 영향은 0.19에서 0.27로 높아졌다.
최근 동향을 살핀 KEEP Ⅱ 분석에서는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녀 교육비 지출에 미치는 계수가 0.60, 자녀 교육 수준에 미치는 계수가 0.15였다. 교육비 지출에서 자녀 교육 수준으로 이어지는 계수는 0.04로 나타났다.
안준기 직능연 부연구위원은 부모 배경이 교육 성취를 거쳐 직업 지위로 이어지는 구조가 여전히 견고하며, 교육을 거치지 않는 경로도 강해져 계층 재생산이 공고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책 대안으로는 취약계층 교육비 지원과 무상교육의 단계적 확대, 방과 후 학교 등 사교육 대체 프로그램, 진로·입시 정보의 통합 제공을 제시했다. 청년 인턴의 채용 연계와 신산업 직무훈련, 공정 채용 강화 등 노동시장 진입 단계의 지원도 강조했다.
해석에는 한계가 있다. 직업 지위 측정에 사용한 국제사회경제지위지수(ISEI)는 소득·교육 중심 지표여서 플랫폼 노동 등 새로운 고용 형태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KEEP Ⅱ 집단은 노동시장 진입 초기 단계다. 모형에서 추정한 관계를 모든 세대에 적용되는 확정적 인과관계로 확대해석하지 않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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