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로 외화벌이 한다

343

지난 29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소외당하고 있는 지역문화재,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지역문화재 관광자원화의 필요성에 대한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지역 문화재를 관광자원화하기 위한 문화체육관부의 정책이 부재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어 지역별 관광협회 회장단은 전국에 산재한 문화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전문 인력, 재정 부족을 정부차원에서 해소해 줄 것을 요구했다. 현재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서울과 경북 등 2곳만이 문화재 전담부서인 문화재 과를 두고 있고, 232개 기초 자치단체 중 경주, 공주, 김해, 안동, 여주 5개 시,군만이 문화재 전담조직을 두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도의 재정자립도가 33.3%에 불과해 중앙정부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지역문화재를 관광자원화하기는 어려움이 따른다.

토론에 나선 김병삼 한국관협중앙회 국장은 과거 문화재 정책비중이 ‘보존’ 측면이 강했다면 이제는 ‘활용’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문화재가 입지한 지역은 오히려 주변 인프라 시설이 들어서기 힘들어 개발이 늦춰졌다고 지적하며 지역주민의 삶도 고려하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문화재를 활용한 외국인관광객유치와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중앙정부차원에서 예산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진수 한국관광공사 팀장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을 중심으로 주변에 잘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를 묶는 Hub&Spoke 전략을 제시하며, 관련 상품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관광 상품에서 하드웨어에 속하는 관광지의 개발 뿐 아니라 지역 특산물의 활용도를 높인다면 보다 직접적인 지역경제 활성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남상만 한국관협중앙회 회장은 “지역 문화재는 차별화된 매력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각 지역 관광선진화를 위해서는 지역 문화재의 활용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번 토론회는 민?관이 함께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자리”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외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가장 인상 깊은 방문지로 명동과 고궁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방 곳곳에 산재하는 많은 지역 문화재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에게 한국만의 매력적인 관광 상품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의미한다. 막대한 예산을 통해 새로운 관광 상품을 만들어 내기보다는 현재 갖고 있는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고 활용하는 것만으로 한국 인바운드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