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기다리고, 그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란 화폭 속에 오늘은 어떠한 그림들이 어떤 모습으로 채워질지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발걸음에 절로 흥이 실리는건 어찌할 수가 없다.
# 여행 동무들과의 첫 만남
버스에 첫 발을 딛고 생면부지인 여행자들 각각의 얼굴을 둘러보며 마음 속 그날의 내 여행 동무들 모습을 각인 시킨다.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성격도 모두 다른 이들과의 첫 대면은 왠지 서먹서먹…..
그러면서도 그 어느 누구하나 경계의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보지 않는다. 첨본 이들이지만 경계할 이유도, 살펴 주의해야할 이유도 없는 것은 모두 여행이란 설렘과 때묻지 않은 꿈을 함께 꾸기 때문일 것이다.
멋쩍은 웃음과 어줍잖은 악수 한 번에 마음을 열어 줄 수 있는 것 또한 여행만이 가진 묘미일 것이다. 나 역시 그렇게 여행의 시작의 문고리를 열었다.


# 에덴의 동산에 세워진 성스런 조각성물들
오늘의 첫 행선지는 ‘공세리 성당’이다. 충남 아산시 인주면에 위치한 공세리 성당은 ‘태극기 휘날리며’ ‘에덴의 동쪽’ ‘사랑과 야망’ 등 수많은 영화 배경지로도 유명하다. 브라운관 속에 비쳐지는 교회(성당)의 모습은 늘 ‘꼭 가보고 싶은 곳’이란 텍스트로는 부족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한국을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성당’이며 카톨릭에서는 32명의 순교자를 모신 ‘카톨릭 성지’이기도 한 곳이다.
공세리 성당 성지에의 첫 느낌은 아름다움과 그 속에 스며져 흐르는 잔잔한 성스러움, 그리고 성지 곳곳에 가득한 경외감이었다. 성지 입구에는 잘 정돈된 정원과 사제관이 위치해 있고, 그곳엔 오가는 이에게 강복하시 듯 보이는 커다란 모습의 그리스도상이 위치해 있었다. 이곳이 성지이며, 성당이 있는 곳이란 걸 첨으로 느끼는 순간이다.

그리고 좀 더 성당이 위치해 있는 언덕을 오르면 340년도 더 된 보호수 팽나무 그늘아래서 파티마의 성모상을 조각해 놓은 하얀 성모상이 자리하고 있다. 순결한 그 아름다운 모습에 한참을 두 손 모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또 하나, 공세리 성당이 성지임을 알 수 있는 32위 순교자 현양비는 다른 성당에서는 볼 수 없는 이곳만의 크나큰 선물이며, 절대적 상징의 조각비라 할 수 있겠다.
순교자의 이름도, 역사도 알지 못하지만 현양비 앞에 놓인 초들이 카메라 셔터에만 신경쓰고 있는 나를 숙연하게 했다.
이밖에도 성지 곳곳, 성당 주변엔 오래 된 성당의 조각성물들이 자리하며 성당의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성지 발길 닫는 곳곳마다에 이러한 조각성물이 자리하면서도 이방인들에게 배타적인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은 이곳의 오래되고 성숙된 자연과 교회의 성스러움이 찾는 이의 마음을 편안히 포용하기 때문일런지도 모르겠다.


조선시대 충청도 남서부 일대의 조세를 보관하던 공세창의 자리였던 이곳에 1865년 6월 애미리오 신부는 충남일대 최초의 교회(성당)를 세운 것이 바로 공세리 성당이다. 올해로 116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성당은 그 역사의 시간만큼이나 오래된 고딕양식의 건축물들로 세워져 있다.
공세리 성지 가장 언덕 위에 세워진 본당은 요즘의 교회 모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갖게 한다. 아담하면서도 거룩하고, 소박하면서도 화려한 그래서 더할 수 없이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밖에 달리 표현하기 힘이 들 정도이다.


오랜 세월 생명을 이어온 거목과 핍박과 억압 속에서도 꿋꿋이 지켜온 본당의 숭고함이 그 어떠한 건축물의 화려함이나 거대함보다 더 크게 가슴에 와 닿는다.


본당 왼편에는 카톨릭교회 박물관과 베네딕도관이 있다. 그 역시 오랜 역사의 건축물이라 나지막한 문과 창문, 붉은 벽돌과 회색돌로 장식된 고딕양식을 띠고 있다.


녹음의 수풀과 형형색색의 꽃들이 있고 수백년의 보호수 들이 성당 주변에 산재해 경탄을 자아내는 이곳이 언제까지나 지켜져 오늘의 내가 가지고, 선물 받은 이 느낌을 더 많은 이들에게 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요즘은 지방마다 민속마을 하나쯤은 있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외암리 민속마을로 향한다는 말에 그리 설레거나 기대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외암리 민속마을 입구에서 나를 들뜨게 한건 민속마을의 초가지붕이나 기와처마가 아닌 섶다리 아래로 흐르는 풍성한 시냇물이었다.


장맛비가 며칠 와서인가 시냇물 굽이치는 소리가 요란하고 어릴 적 시냇가에서 놀던 기억을 떠올리며 연신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외암리 민속마을은 관광단지를 위해 인위적으로 부락을 조성한 것이 아니라 500년 전부터 형성되어 이어온 부락이다. 충청 고유격식의 반가 고택과 초가 그리고 골목과 밭두렁을 이어놓은 돌담길 무엇보다 그 집집마다 오래전부터 살아온 집주인들이 아직도 그 터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살아있는 민속마을이었다.


예전 관직명이나 출신지, 직업을 따라 택호를 정하고 가가호호 나름의 택호가 있었다. 건재고택(영암군수댁), 참판댁, 참봉댁, 송화댁(송화군수를 지낸집) 등으로 불리며 여전히 오늘날에도 그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빈집으로 초가이엉이 내려앉은 모습 대신 집집마다 사람소리 아이들 소리로 가득한 민속 역사의 마을이 되어 주길 나또한 돌탑 앞에서 바래본다.


서두에서 말한바와 같이 이번 여행에서 지금껏 내가 알지 못한 여러 사람들과 같은 버스를 타고 같은 곳을 여행하며 같은 공간에서 비슷한 느낌의 공감대를 가졌었다.
시간이 흐르고 낯익어가는 동행자들이 조금씩 마음으로 가까워져 갈 즈음, 오가는 그들을 향해 멋쩍은 미소도 지어보이고 가벼운 목례와 함께 몇 마디의 인사도 건네게 된다. 남녀의 구별도 필요치 않고, 나이의 많고 적음도 괘념치 않다.
어느 순간 서로의 찍은 사진을 보기 위해 카메라를 들여다보고 카메라를 설명하며 서로의 신상에 대한 이야기의 물고를 트게 된다. 사실 각자의 개인적인 신상은 이 같은 여행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저 함께 여행을 하고 함께 취미를 나누어 즐긴다는 것이 전부 일뿐이다.
그렇게 만난 여행 동무들과의 저녁식사 시간을 맞았다.


마음의 둑도 열어두고 생각의 턱도 내려놓을 수 있는 순간! 내 여행길에 이들이 있어 더욱 풍성하고 행복함을 느낄 뿐이다. 어느 장소, 어느 순간에 다시 만날지 모르는 이번 여행자들과의 만남에 감사해 하며 꼭 다시 그들과의 좋은 여행의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취재 지원 : 니콘 이미징 코리아 http://www.nikon-imag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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